<'겜성시대'는 '겜성'의 게임(겜)과 감성의 합성어입니다.>


[이미지 합성·그래픽/이포커스 김수정 기자]
[이미지 합성·그래픽/이포커스 김수정 기자]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빨아 먹어 죽게 만들거나 자신들과 같은 상태로 만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흡혈귀를 퇴치하려 하지만 보통의 인간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대항하기가 쉽지 않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대결 구도는 영화나 게임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데, 1999년 개발된 게임 '다크에덴'도 그러하다.


아담의 옛 아내 '릴리스'가 타락해 만든 뱀파이어와 '다크에덴'


다크에덴은 소프톤 엔터테인먼트(구 메트로텍)에서 1999년 제작한 호러 MMORPG다.

이 게임은 근 미래에 가상의 동유럽국가 에슬라니아 중에서도 헬리아를 배경으로 인간과 뱀파이어, 아우스터즈 세 종족이 ‘피의 성서’를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종족끼리 자유로운 PK가 가능하며 상성은 뱀파이어가 슬레이어에 강하고 슬레이어는 아우스터즈에 강하다.

이들 세 종족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 소통이 불가능하다. 다른 종족끼리 만나 대화를 시도하면 “안녕하세요”가 “안@*#하^$^@*요”처럼 전달돼 알아들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종족이 다른 사람과는 교류도 없고 만나면 죽이기 바쁘다. 화폐 단위도 다른데 슬레이어는 레이, 뱀파이어는 겔드, 아우스터즈는 자드다.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종족의 아이템과 돈은 주울 수가 없다(구버전에선 가능). 말도 통하지 않고 화폐 단위마저 다르기에 발생하는 3종족간의 무제한 PVP는 다크에덴의 최고의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초창기에는 슬레이어만 생성이 가능했다. 이후 뱀파이어와 아우스터즈가 등장했는데 슬레이어보다 이들 종족이 훨씬 강력했음에도 슬레이어가 탈 수 있는 오토바이 ‘스콜피언’에 매료돼 많은 사람들이 슬레이어를 골랐다(슬레이어는 스텟이 매우 약해 뱀파이어가 훨씬 키우기 편하다).

아우스터즈가 등장하기 전 다크에덴은 100레벨이 최고 레벨이었고 2005년 승직 시스템이 나온 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현재는 600까지 확장됐다.

일정 레벨을 달성하면 승직을 할 수 있는데 ‘승직’ 시스템은 다른 게임의 ‘전직, 각성’ 등으로 생각하면 된다. 캐릭터를 만들면 1차 승직이 완료된 상태로 시작하는데 레벨을 올리면서 승직을 거듭한다. 다만 타 게임처럼 승직 차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엄청나게 강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경험치 획득 방식이 변하거나 등급별로 스킬이 하나 늘어나는 정도였다.

흥미로운 건 ‘다크에덴’이라는 단어는 기독교에서 등장하는 ‘에덴 동산’을 연상하는데 실제로 에덴과 관련이 있다. 아담의 옛 아내로 알려진 릴리스(‘벤 시라의 알파벳’이라는 중세 유대교 문헌에서 등장)가 아담에게 버림받고 타락해 뱀파이어가 됐는데 다른 뱀파이어들을 창조하면서 그들만을 위한 공간인 다크에덴을 만들었다는 설정이다. 결국 아담과 이브가 힘을 합쳐 릴리스와 다크에덴을 봉인시켰지만 릴리스가 남겨 놓은 피의 성서 13조각 중 12조각을 뱀파이어들이 모았고 에슬라니아에서 나머지 한 조각을 찾으면 다시 다크에덴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기에 교황청 등 인간들이 이를 막는다. 여기에 고대 종족인 아우스터즈마저 깨어나면서 세 종족의 피의 향연이 시작된 것이다. 아우스터즈는 자기 땅을 침범한 뱀파이어들이 주적이지만 자연을 파괴하며 개발에 나선 인간들도 탐탁치 않아 적으로 간주해 공격한다.


패치했더니 바이러스 감염?···과도한 현질 유도까지


[이미지 합성·그래픽/김수정 기자]
[이미지 합성·그래픽/김수정 기자]

지난 2005년 12월에는 다크에덴 흑역사 중 최악이라는 월드 통합 해킹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각 월드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신규 월드로 이전을 신청한 캐릭터들의 데이터가 문제가 생기면서 아무 비밀번호나 치면 접속이 돼 버렸고 많은 아이템이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2012년에 또 한 번 비슷한 사태가 벌어져 많은 유저가 게임을 떠났다.

바이러스 유포 사건도 있었는데 클라이언트 패치를 통해 트로이 목마의 일종인 ‘Win32/Virut’ 바이러스가 퍼진 것이다. 당시 다크에덴의 한 유저는 “백신으로 치료해도 계속 번지고 전원 키도 먹통이 돼 결국 자료가 다 사라졌다”며 “사용자들이 알아서 백신을 설치해 고치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났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보상으로 경험치 이벤트와 캐시템 정도를 지급했는데, 내가 피해를 입었다는 증빙을 직접 해야해 귀찮음이 엄청났다.

또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을 통해 점점 강해지는 내 캐릭터를 보는 성취감이 없어지고 시작부터 좋은 옵션의 장비를 가지고 ‘폭업’을 거듭하다 레벨이 오르면 또 좋은 장비를 줘 RPG가 주는 성장이라는 요소가 약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 배경도 너무 밝아져 호러 RPG가 주는 스산하고 무서운 분위기도 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평가받던 PVP 시스템도 컨트롤 위주의 싸움에서 어느정도 템 성능을 맞추지 않으면 싸움조차 불가능해질 정도가 됐고, 종족 밸런스도 무너져 일방적인 전개가 대부분이었다. 운영진에서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새로운 PVP 옵션과 과금 아이템을 출시하기에 바빴다.

다크에덴은 그래픽 기술이 꽤나 발전한 요즘 얼마 남지 않은 2D 온라인 게임이다.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터운 매니아 층을 보유 중이다.

다크에덴M, 다크에덴2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 다시 다크에덴이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까?

곽도훈 기자 kwakd@e-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