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생태기행(7)] 태고의 땅에서 순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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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생태기행(7)] 태고의 땅에서 순록을 만나다.
  • 류기석
  • 승인 2009.10.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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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고은 강, 흡수굴을 거닐다

호수가를 산책하면서 느껴지는 공기의 느낌은 왠지 모를 편안감에 쌓여 울컥하고 눈물이 난다. 과학적으로도 해발 700M이상에서는 호흡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산소가 산화과정에 이용되면서 여러 대사과정에서 생성되어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가 적어 사람살기에 알맞다. 이렇듯 자연환경이 온전히 보전되어 활성산소가 적은 이곳이 인류의 미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호수가 선착장에서 바라다 본 초원과 하얀 산 봉우리들이 상큼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해산소 즉, 활성산소는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와는 완전히 다르며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산소로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자외선, 혈액순환장애, 스트레스 등으로 산소가 과잉생산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사람 몸속에서 산화작용을 일으킨다. 이렇게 되면 세포막, DNA, 그 외의 모든 세포 구조가 손상당하고 손상의 범위에 따라 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변질된다. 이와 함께 몸속의 여러 아미노산을 산화시켜 단백질의 기능 저하도 가져온다. 그리고 핵산을 손상시켜 핵산 염기의 변형과 유리, 결합의 절단, 당의 산화분해 등을 일으켜 돌연변이나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어 각종 질병과 노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나쁜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병원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생체방어과정에서 산소·과산화수소와 같은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들의 강한 살균작용으로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도 한다. 현대인의 질병 중 약 90%가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구체적으로 그러한 질병에는 암·동맥경화증·당뇨병·뇌졸중·심근경색·간염·신장염·아토피·파킨슨병, 자외선과 방사선에 의한 질병 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몸속의 활성산소를 없애주면 된다.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물질인 항산화물에는 비타민E·비타민C·요산·빌리루빈·글루타티온·카로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항산화물을 자연적인 방법으로 섭취하면 큰 효과가가 있다한다.

이른 아침 상쾌 유쾌한 호수가의 산소로 감격 감동하는 흡수굴은 몽골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깊고 깨끗하고 투명하기로 유명하다. 호수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자갈의 모습이 수십 미터 앞까지 훤히 다 보일 정도다. 특이하게도 세계 최대의 호수인 바이칼과 같이 지하수가 올라와 형성된 호수란다. 이 호수 크기는 제주도 면적의 1.5배가 넘는다고 하니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특히 활성산소의 량과 유해산소가 적어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다. 강가에 비치는 동그란 강돌을 기념으로 몇 개주어 주머니에 넣고는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한다.

눈부신 아침햇살은 점점 은빛호수를 만들고 캠프 주인장과 일꾼들은 호수가에 만들어놓은 급수시설 펌프를 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주인장은 웃음 띤 얼굴로 시간이 나면 보트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가자고 말한다. 그냥 말이라도 기분이 좋은 것은 뭣 때문인가? 수정같이 맑은 호수가를 서성이다가 가파른 언덕을 넘어 걸으며 잔잔히 일렁이는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캠프로 돌아오는 길에 아침이슬에 생생히 살아있는 할미꽃과 몇몇의 야생화를 만났다.

캠프에서는 간단한 아침상이 차려졌다. 멀고먼 타국에서의 아침식사는 매번 캠프의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한국식으로 차려 먹으니 경제적이다. 비위가 상하는 양고기 등의 음식을 매끼마다 사먹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 울란바타르 시장에서 장을 보아 비행기로 공수해온 음식들이 서서히 그 진가를 발휘했던 것이다. 식사 후의 일정은 세 가지로 압축 됐다. 말을 타고 하얀 산을 등반할지, 배를 타고 흡수굴 호수를 탐험할지 아니면 차를 타고 오지의 흡수굴 구석구석을 찾아 돌아보는 것이다.

일단 말을 타고 하샤 산을 오르는 트래킹은 내일하기로 하고 안내자 셀렌게와 함께 우리캠프와 옆집 내추럴도어 캠프 여주인께 배를 탈 수 있는지를 물었다. 안타깝게도 두 곳 다 배를 탈 수 없게 되어 오프로드 차량을 이용한 투어로 정했다. 캠프 앞을 돌아 나오는데 도로가에는 어느새 여러명의 원주민들이 벼룩시장을 열고 있었다. 몽골의 전통 복장에서부터 양털 장갑과 가방, 목걸이나 체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오가는 손님들의 발길을 끌었다.

▲ 내추럴도어 캠프 바로 앞 도로가에 원주민들의 벼룩시장이 들어섰다. 멀찍이 함께했던 여행 식구들이 몽골의 전통공예품들을 고르고 있다.


호수가로는 이미 깨끗한 햇살이 드리워져 있어 여행객들과 물건을 팔러온 아주머니들과 아저씨 그리고 아이들까지 기분을 들뜨게 했다. 널따란 보자기에 정성들여 차려진 몽골의 기념품들을 한참 구경하다가 캠프로 돌아와 구체적인 투어계획을 짰다. 한국에서 메모해 둔 자료와 지도를 보고 흡수굴 중심부에 있는 톨고이트 캠프까지 갔다 오는 코스를 염두에 두고는 인근에서 차량을 섭외했다. 차량은 우리캠프 옆에서 휴가를 즐기던 몽골가족의 12인승 푸르공 차량으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가격흥정을 마치고는 따뜻한 물과 점심식사 대용으로 컵라면을 준비하고는 곧장 흡수굴 호수가 굽이진 비포장 길로 접어들었다.

호수와 대지가 만난 작은 숲의 멋진 풍경이 다소곳이 자리한 곳을 지나다가 좌측으로 순록들이 나타났다. 흡수굴 산속에서 순록을 키우며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소수민족인 차탄족이 거주하는 인디언 천막을 연상하는 게르가 보여 차를 세우고 가보았다. 체구가 건강한 여인네가 나와 뭐라 설명을 하는 것으로 보아 얼마간의 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지갑에서 적은 돈이지만 차탄족 두 아이에게 쥐어주고는 마음 놓고 순록과 차탄족 게르를 카메라에 담았다. 순하디 순한 순록은 아이들이 좋아했다. 순록을 키우는 차탄족은 산 깊숙이 모여 살지만 일부가 산 밑으로 내려와 호수 주변에서 여름을 지내는가 보다. 2평 남짓한 인디언 천막처럼 보이는 게르에는 할머니와 어머니, 아이들이 뒤엉켜 한 가족이 생활하는 것으로 보였다.

▲ 고산지대에 사는 차탄족은 인디언식 천막집을 짓고 산다. 건장한 안주인이 환하게 맞아 주고 있다.

차탄족 여인네는 우리에게 순록 젖에다 녹차를 타서 끓인 수태 차를 대접하려고 하였으나 갈 길이 멀다하여 사양했다. 좀더 시간이 허락된다면 게르 주변에서 키우는 순록의 젖을 직접 짜보며 유목민들의 일상도 체험하면 좋으련만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 여정을 위해 차에 올랐다. 이동 중에도 군데군데 차탕족으로 보이는 이들의 게르와 작은 호텔과 캠프, 구멍가게들이 호수가를 중심으로 여럿 있었다. 특별히 빵을 굽는 집을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아름다운 호수가를 두고 야크들과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한쪽으론 티 없는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솜털구름들이 세속의 시간을 잊게 해주는 듯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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