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생태기행(1)] 잠자는 땅 몽골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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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생태기행(1)] 잠자는 땅 몽골 스케치
  • 류기석
  • 승인 2009.10.0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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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베노' 13일간 몽골의 맑고 깨끗한 자연과 만나다.

지금껏 농촌의 전원생활과 귀농생활을 위해 국내외 자연 속에 묻혀있는 오지마을을 찾아 떠나기를 수십 차례, 이번에는 그 옛날 발해의 선조들이 양고기를 즐기면서 유목생활을 했던 역사성을 되뇌이며 우리의 제주도와 닮은 꼴인 몽골을 향해 떠났다.

   
▲ 열심히 일한 당신 도시를 떠나라, 들꽃들이 지천으로 핀 테를지 들판에서 만난 쉼터
 

올해는 몽골제국이 징기스카한에 의해 탄생한지 8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드넓은 초원위에서 파발마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과 기마부대는 민족과 국경을 뛰어넘는 21세기형 디지털 노마드와 비교된다. 이와함께 말린 양고기를 이용한 식문화와 이동이 용이한 게르는 150년 동안이나 유라시아를 효령하게했고 우리의 고려도 6차례나 침공하여 많은 어려움을 주었던 기록이 있는 나라다.

요즘 몽골로 가는 길은 쉬워졌다. 항공료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직항편도 많아 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비행거리는 넉넉잡아 3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우리의 사는 모습과 문화가 흡사하여 서로 신뢰만 갖는다면 아주 가까워질 수 있는 나라다.

몽골은 중앙아시아 동부에 있는 내륙국으로 면적은 한반도의 6배에 해당하는 156만 5000㎢. 인구는 269만 4432명으로 우리나라 인천시 인구쯤으로 보면 된다. 면적으로 보자면 아시아에서 6번째로 넓지만 인구는 가장 적은 나라에 속한다.

   
▲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중고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이 나라에는 생산시설이 거의 없어 이에 대한 투자도 지지부진하다. 자본주의식 마구잡이 개발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안은 문화적인 수준을 높이고 자연환경을 잘 보존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관광문화에 대한 인식이 후진국 수준으로 이에대한 적정 인프라 구축 및 고민이 필요하겠다.

대량생산과 소비적 문명보다는 잘 지켜온 자연경관을 이용한 수준높은 문명의 관광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현재의 자국민 보호보다는 관광객을 보호하고 몽골만의 생태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필자가 경험한 몽골사회는 관광객들 보다는 오히려 자국민을 우대하는 습성이 있어 불편함이 많았다.

   
▲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담은 흡스굴 호수를 찾았다.
 

우리가 여행한 시기는 몽골의 여름에 해당되며 시차도 우리와 같아 편리하고 저녁 10까지 해가 중천에 떠있어 그만큼의 시간을 밖에서 보냈다. 몽골의 여름은 음력으로 5월부터 8월까지다.

날씨는 청명하고 하늘은 푸르고 높다. 30도의 기온이지만 건조한 대기로 인해 그늘에만 들어가면 금방 더위를 식힐 수 있다. 몽골인들은 이시기에 대개 도시주변의 자신의 여름 집(조스랑)을 찾아 한 달간 휴가를 즐긴다.

몽골의 여름은 비교적 많은 비가 내리는데 우리일행도 비 때문에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고 깨끗한 호수 같은 바다 흡스굴 오지를 찾았다가 울지도 웃지도 못 할 도발상황을 맞아 대탈출을 시도해야하는 추억도 만들었다.

엄청난 중고자동차의 전시장 울란바타르에서 시장보기와 톨강의 시원한 강줄기가 자연스럽게 난 물길을 따라 난 숲을 말을타고 달린 테를지국립공원, 야생화가 지천인 바트 숨베르 울란바타르대학내 부속농장에서 몽골전통방식으로 양을 잡아 아이헉을 해먹었던 일과 초록의 땅 끝에 숨어있는 흡스굴에서의 대탈출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천천히 걸어도 숨이 차오르는 고원위에 펼쳐진 폭 50km, 길이 150km에 이르는 제주도만한 거대한 천연호수 흡스굴, 사륜구동 자동차가 아니라면 애당초 접근조차 어려운 산악지형 2,300미터의 위에 바다를 품은 땅, 호수가에는 말과 양 그리고 야크들이 한가로이 노닐며 풀을 뜯고 있는 오염되지 않은 천연의 산림 숲이 가슴속을 시원하게 휘감는다.

아침나절 숲 속으로 난 오솔길을 지나가다보면 하얀 게르와 들꽃들을 만나고 맑은 호수물이 돌멩이에 닿아 부딪히는 모습과 부드럽고 잔잔한 공기가 코를 통하여 폐로 들어가는 느낌은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와 눈물이 날 지경이다.

몽골의 자연이 아무리 아름답고 신비하다해도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고 호사스러운 호텔에서 묵으며 겉치장으로 꾸민 관광지나 경치만을 즐긴다면 얼마만큼이나 몽골의 자연과 몽골인의 문화를 음미할 수 있을까? 몽골의 울란바타르 시내를 제외한 환경이 제아무리 쾌적하고 청명하다고해도 유리창에 갇혀 그저 눈요기나 할 요량이면 그 청정하고 맑은 하늘과 푸른 땅 그리고 상쾌한 공기를 얼마만큼이나 내 것으로 들이 마실 수 있겠는가?

   
▲ 몽골의 국립공원 테를지로 가는 길가에 핀 야생화
 

사진을 찍기 위해 마주친 들꽃들과 잠시 눈인사를 나누고 푸른초원위에서 때로는 말을딴체 그위에서 평원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본다면 몽골여행은 일단 성공이다.

테를지와 바트 숨베르, 흡스굴과 핫갈의 벌판길위에서 만난 오름들과 몸을 움츠리고 바싹 붙어 하늘을 똑바로 쳐다보며 지천으로 피고 지는 갖가지 야생의 풀꽃들의 어울림을 보면서 한국에서는 기껏 보아야 도식적으로 나열된 비닐하우스에 가두어 키운 수천수만 평의 자생식물원과 허브카페뿐인데 이곳에서는 수천 아니 수백만평의 가지각색의 꽃밭이 지천이고 보니 멀고먼 동방의 이방인들에게는 황금벌판을 바라보는 듯하여 어안이 벙벙했다.

나무를 가꾸지 않아 숲이 되진 못했지만 작은 풀포기 하나하나가 서로서로 연결지어져 산들을 뒤덮어 땅의 건조를 막고 각종 동식물의 서식을 도왔다. 아직까지도 많은 유목민들은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철저하게 자연에 순환하는 생활로 태고의 신비함을 간직하려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문명세계에서 들여온 갖가지 생활필수품과 편리한 도구들이 환경의 적막강산을 만들고 있어 우리들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일단 몽골로 가는 길에서 모든 걱정과 염려를 뒤로하고 몽골의 진한 색채를 보고 냄새를 맡고 영혼의 울림을 듣고 느끼게 한 몽골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은 결국 나의 발길을 이끌어 그곳에 있게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와 전혀다른 환경에서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싶어 무작정 일상에서 벗어났던 이번 여름은 그래서 행복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따랐다. 우리에게는 낮선 미지의 나라 몽골은 아이들을 동반하고 이웃의 세여자분들과 여행한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것도 무슨 스케줄이 꽉 잡혀 있는 단순관광이나 쇼핑, 문화유적지를 따라 들러보는 여행사 상품과는 구별되는 내가 직접 스케줄을 만들고 가이드에게 일일이 갈볼 곳의 자연환경을 설명하면서 때로는 모험과 살에 닿는 체험을 해야만 하는 극한 상황의 생태기행임에 어려움이 따랐다.

겨우 13일간의 짧은 여행이지만 충분히 몽골의 자연은 나에게 커다락 마력으로 다가왔다. 가축을 기르는 선한 목부들의 따스한 나눔과 섬김, 땅이 넓고 인구가 적어 조바심과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오염 될 수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몽골은 후한 정이 있어 나를 감정에 복받치게 만든다.

해마다 몽골을 다녀와야 직성이 풀린다는 분들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라도 한 것처럼 나도 매년 몽골의 자연을 밟게 된다면 군말 없이 짐을 싸서 몽골로 달려갈 것이다.

그래서 보면 볼수록 느끼면 느낄수록 애착이가는 몽골의 자연에 빠져들 것이다. 다음번에는 몽골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우리들의 몽골여행을 세세하게 써내려 갈 것이다.

도시든 농촌이든 열심히 일한 당신 오늘은 배낭 하나만을 달랑 메고 떠나라!!!
몽골리아! 샌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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