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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을 위한 ‘마을 살리기’
무주 초리넝쿨마을에는 '출향인용 황토방'이 생긴다
2014년 03월 22일 (토) 22:13:45 정기석 tourmali@yahoo.co.kr

지금 초리넝쿨마을에는 황토방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 뒷산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곡 옆 볕이 잘 드는 곳에 도합 세채가 들어서고 있다. 겉보기에는 물 좋고 산 좋은 곳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펜션이다. 하지만 펜션을 짓는 사연만큼은 좀 남다르다. 전후사정을 알고 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뒤돌아 한번쯤 더 쳐다보게 된다. 불특정다수의 외부인들을 상대로 펜션장사나 한번 해보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13.5월, 황토방]

초리넝쿨마을에서 가장 젊은 이경환이장(50세)은 황토펜션을 짓게 된 이유를 본격 설명하기 전에, 벌써 서론이 길다.

“황토방펜션은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이 아니예요. 도시체험객 등 외부인이 아니라 바로 마을 주민을 위한 목적이 더 큰 거죠. 가령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아들딸, 손자손녀들이 고향에 오고 싶을 때, 편안히 묵고 쉬어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같은 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절실했거든요.”

 
   
[2012.10월, 갈포가공체험장]

초리넝쿨마을은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50호 정도에 남자 48명, 여자 59명이 산다. 그중 농가는 40호 정도다. 대부분 소농, 영세농 수준이다. 낡은 슬레트 지붕에 군데군데 무너진 돌담이 마을의 대표적인 농가주택 형편이고 풍광이다. 폐허가 된 빈 집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좋게 보면 어메니티(농촌다움)의 좋은 기운이 물씬 느껴지지만, 막상 생활하기에는 불편해 보이는 주거환경이다.

 
   
[20135월, 적상산 아래 초리마을 전경]

“그러니까 이미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출향인들, 특히 어린 손자손녀들이 할머니, 할아버지랑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몸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마음은 자주 와서 오래 지내고 싶지만, 몸은 잘 움직이지 않고, 맘 먹고 내려와도 서둘러 짐싸서 도시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2012.6월, 황토방 옆 계곡, 이경환이장]

황토방펜션은 도시의 손자,손녀들을 초리넝쿨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자주 찾게 만드는, 오래 함께 있게 만드는 장치다. 그러니까 ‘마을을 살리는’ 농도상생의 휴양명소가 될 것이다. 생태적인 태양광발전소, 태양열난방기까지 설치하면 올 여름 휴가철부터는 출향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인을 위한 ‘마을 만들기’가 아니라, 내부인의 생활을 위한 ‘마을 살리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글쓴이 정기석님은 오래된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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