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사랑방교회에서 선교적인 좋은 일들에 삶을 나누는 최상득님과 함께 춘천에 있는 주향교회(이병철 목사)를 찾았다. 최상득님은 치과기공사로 지난 3년간 중국선교사로 파송되어 많은 경험을 쌓고 경기도 포천군 소홀읍 무림리 마을로 돌아와 치과기공의 일과 해외선교사를 맞이하는 센터를 꾸리고 있다.

최상득님의 절친한 고향친구사이인 주향교회 이병철 목사는 뜻밖에 나와도 과거 인연이 있다. 1996년 필자가 화천으로 귀농을 준비하려고 할 때 사랑의 교회에서 화천지역 농촌선교사로 파송되어 화천을 오가며 친분을 쌓게 되었다.
그가 화천에서 청소년센터를 운영한다는 소식과 이후 춘천에서 목회를 시작했다는 소식만 간간히 접했을 뿐 자세한 근황을 모르다가 최근에서야 그가 고등학교 후배라는 사실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차에 주향교회 입당 및 임직예배가 있다기에 찾게 되었다.
솔직히 강원도 화천은 오래전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귀농터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이웃들과 자주 왕래를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고인이 된 정농회 이일석(가정교회 목사) 이사님이 잠시 생각이 난다. 그분의 가정과 인연이 되어 복합유기농업에 대한 이해와 처절한 대농의 현실 또한 체험했다.
자기 땅 4,000평 정도와 임대농 1만평, 트랙터 110마력, 80마력, 콤바인, 기타 필요한 농기계를 다 갖춘 대규모 유기재배영농생활을 보고 느꼈던 것이다.

또한 무작정 정농회 회원 중 화천에 살고 계시는 분들을 찾았는데, 그 중 예수 잘 믿기 위해 1982년 전남 강진에서 강원도로 이주…정농회를 통해 유기농업을 처음 접해 올바른 농사로 창조질서 회복에 진력을 다하는 김두봉 이사님(산호교회 장로)을 뵈었던 적도 있었다. 그는 신뢰가 바탕이 된 도농교회 직거래를 이루는 일과 유기농 한옥마을을 구상했던 분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귀농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마을을 찾던 중 산골 깊숙이 자리한 아바공동체(이윤식 목사)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아바공동체는 춘천의 예수촌교회와 협력하여 나눔과 섬김의 공동체 사역을 하고 있던 터였다. 그곳에는 최용호 형제 가정이 귀농하여 살고 있었는데, 기억나는 것은 함께 한봉(韓蜂)으로 귀농자립을 해보자고 의기가 투합하여 각자 10통씩의 벌을 분양받아 지원했던 일이다. 이후 벌 키우는 일은 다른 곳의 일에 신경을 더 많이 썼던 탓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곳에는 자립·미자립을 떠나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그리스도 정신으로 합심하여 서로 상부상조하는 연대체를 구성하여 농촌교회를 살리고자하는 모임이 1997년부터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기에 몇번 참석하게 되어 관심을 가졌다.
이들 모임에는 교파(감리·장로·순복음 등)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농촌을 사랑하는 어려운 작은 교회에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난관을 함께 극복한다는 마음만은 하나다. 물론 교파가 다르고 교단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힘이 들었지만 결국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어 어려운 일이 있으면 형제처럼 도와주고 지내다보니 교단이나 교파가 달라 생기는 불편은 이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가 보다.

이 모임의 이름이 ‘농사화목’으로 박남규(계성교회·하남면) 김영섭(산호교회·간동면) 오성민(가나안교회·하남면) 이성행(신대교회·상서면) 정원재(덕촌교회·하남면) 정명훈(예강교회·춘천시 석사동) 이병철(주향교회·춘천시 우두동) 이경수 군목(불사조부대 군인교회) 등 8명의 목회자들이 9년째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농촌이나 도시의 작은 교회들의 모델이 되어 대안을 만들어 같으면 한다.

때마침 주향교회를 오고가는 농촌 길에는 멋진 가을들녘이 창조적인 숨결을 드러내며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소양강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건축을 이룬 교회와 그 속에서 사랑과 섬김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자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면서 희망을 느꼈다. 전 교인이 합심하여 드려지는 예배에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고, 특별히 축하의 시간에 하늘소리 찬양단이 부른 우리가락 찬양은 특별한 은혜가 되었다. 앞으로 가장 한국적인 기독교문화가 농촌에서 펼쳐지기를 찬양소리와 함께 하늘 높이 울려퍼지기를 소망한다.

주님만을 향하고 주님의 향기가 되고자하는 공동체교회를 꿈꾸는 주향교회, 늘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손길들로 가득차기를 기도하면서 발걸음을 화천군 상서면에 있는 안흙이 가림다 한글마을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