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생명을 가꾸는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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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생명을 가꾸는 문화!
  • 류기석
  • 승인 2009.09.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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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모금 속에 담겨진 농업의 생명문화체험

농업은 생명을 아름답게 가꾸는 소중한 문화

하늘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몇몇 분들과 생태순환적인 마을을 짓기 위하여 여러 농촌의 낙후지역을 여행하던 중 경북에서 가장 오지인 영양군을 찾게 되었다.

▲ 전국 친환경막걸리 품평회 장소인 경북 영양군 서석지를 찾은 연세대 학생들과 함께 2005 경북영양 ⓒ 류기석

그동안 지역을 뜨겁게 사랑하시는 공무원을 만나 끊임없이 행정기관과의 인연을 쌓아 지역적인 토착문화의 역사성속에서 영속적인 생태환경의 보전의 길을 찾아 개발과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자했던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각가지 농촌의 사업들이 농촌과 농민을 위하여 정직하게 만들어지고 시행되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기존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당장의 변화와 개혁보다는 천천히 함께 즐겁게 신중하게 공생공존의 삶으로 안내하기위한 치유의 과정이다.

땅은 서울시보다도 넓은 면적에 인구는 2만으로 계속하여 줄어들고, 대도시와의 접근거리가 어려운 육지속의 오지농촌으로 이곳에는 더 이상 아이들의 울음을 들을 수 없다. 골짜기마다 문을 닫은 공장들과 폐가된 농가들이 어려운 농촌경제뿐만이 아닌 교육과 의료, 복지와 문화환경 등 총체적인 위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연환경은 잘 보전되어 있는 듯하나 콘크리트 건물위주의 외형적인 꾸밈의 도시문화를 뒤따르다보니 전체적인 도시디자인이나 발전형태는 타 도시와 별반 차이가 없다.

남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사회에 애정을 느꼈던 몇몇의 분들이 지속적으로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사랑방 정담을 나누고 지내기를 수십 차례 하였다. 그러면서 지역고유의 토착적 풍토에 알맞은 자연친화적인 농촌다움과 농업다움의 일들을 모색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 3월초 지역특성을 가진 산나물을 가지고 관민이 함께할 수 있는 지역문화축제를 제안했는데 그 행사의 일환으로 전국16곳의 민속명주 쌀 막걸리만을 선별하여 시음과 품평회로 축제를 열게 되었다. 이는 일방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기존의 관주도행사에서 탈피하여 지역민들 스스로 참여하고 자긍심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제안했던 것이다.

처음제안에 참석했던 군청의 실무 과장들은 하나같이 산불과 농번기 시기임을 내세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으나, 우여곡절 끝에 2005년 4월 20일과 21일 양일간에 제1회 웰빙영양 일월산 산나물 한마당이라는 축제로 작지만 온 주민들이 참여하는 알찬 행사가 되었다.

온전히 지역민들의 주도로 축제가 조직되고 운영될 수 있는 여건과 시간이 부족하여 기존의 행정기관과 지역단체들이 하나하나의 진행을 맡고, 멀리 서울에서는 전문가들의 마음과 뜻을 담아 축제의 기획부터 진행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도움을 주고 참여하였다.

특이한 것은 이행사로 인하여 지역의 3개 청년단체인 청우회, 애향청년회, 청년회의소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는 사실과 축제의 시작부터 끝까지 지역청년들을 중심으로 서울과 영양을 오가며 행사의 틀을 갖추어 나갔다.

한번은 저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 연구단이 지역청년들을 서울로 초청하여 축제에 대한 제반사항들을 점검하여주고 서로의 신뢰를 쌓기 위한 만남도 1박2일 동안 가졌다. 난생처음 낮선 서울의 대학캠퍼스를 찾아 흥분하였던 지역청년들의 모습에서 나름대로의 보람도 찾을 수 있었다. 이렇듯 경제적인 것을 뛰어넘어 작은 것에도 세심하게 살펴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나누는 인간적인 정의 농촌문화가 생명의 농업을 살리는 희망이지 싶다.

행사전날은 지역의 군수님과 공무원, 주민들과 대학교수 및 학생 150여명을 모시고 뜻 깊은 학술 심포지엄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과학적인 학술활동으로 우리의 민속명주 막걸리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자하는 의미에서 대중화 방안을 모색해 보았던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막걸리의 역사성과 세계화 가능성을 재조명하여보고, 우리농산물로 빚은 전통 술 제조기법과 과학적인 연구동향을 살폈다. 또한 오랫동안 막걸리 양조장을 운영하시는 분으로부터 진솔한 심정과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하여 진지하게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제1회 민속명주 말걸리 학술 심포지움 2005 경북영양 ⓒ 류기석

축제당일에는 오지의 영양군민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영양 막걸리업자들이 감히 타지의 막걸리들이 영양 땅을 밟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품평(전시 와 시식)회를 위하여 전국 16곳의 막걸리들은 예정했던 대로 영양군 연합청년회로 전달되어 지역고유의 맛과 향 그리고 각가지 용기의 아름다움으로 주민들은 물론 타지의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기쁨을 만들어 주었다.

품평행사는 영양군 입암면에 위치한 국내 3대 정원의 하나인 서석지에서 소박하게 거행되었다.

의장포장 상에는 배혜정주가의 새색시, 으뜸상에는 서울장수막걸리가 포천의 쌀 막걸리 골드를 제치고 차지했다. 품평회가 끝난 후 막걸리는 주민들과 관광객, 대학생들이 어울려 산나물을 안주삼아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시식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던 우리의 전통 술 막걸리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그것도 대도시주변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낙후지역에서 학술행사는 물론 품평회를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 전국 16종류의 친환경막걸리가 품평회를 치루다 2005 경북 영양군 ⓒ 류기석

앞으로 꾸준히 지역토착적인 향토고유의 문화를 찾고, 이를 과학적 연구를 통해 학술적으로 검증하여 입증해 보이는 새로운 차원의 지역문화발전전략을 차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앞으로의 농촌이 살길은 농업의 다양한 부가가치를 찾아 적정하게 농산물을 재배하고 협동하여 가공하여 바람직스러운 유통의 구조를 도시의 소비자와 맞추어 나아가는 것이 대안이요 희망이 될 것이다.

행사 후 기억에 남는 일은 전라도 광주의 한 막걸리가 경상도 영양군으로 들어오는데 바로오지 못하고 중간 기착지인 대전을 거쳐 오는 웃지 못 할 지역감정의 골을 느끼게 했다. 광주의 막걸리는 간신히 품평회 도중에 택배로 도착하여 무사히 품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지역고유의 농산품은 단연 우리의 막걸리가 으뜸일 것이다. 저자는 여행도중에 반드시 그 지역의 쌀 막걸리만을 찾아 먹는다. 이렇듯 막걸리는 가장 지역순환성을 가진 농촌에서 농업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생활필수적인 농사용 음료였다. 대부분의 농촌이 두레라는 독특한 노동집약적 공동체사회를 이루면서, 힘든 농사철마다 풍물놀이와 함께 농사 자체에 활력을 북돋아주는 협동의 놀이문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일제 식민지기간에 양조법을 만들어 막걸리의 제조를 감시하고 통제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쌀 소비의 억제에 있었다고 한다. 값싸고 양질인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야 했던 일본으로서는 막걸리를 통제함으로써 많은 이득을 누린 셈이다.

그동안 우리의 농촌은 지주와 소작인 관계가 지속성을 가지고 두레공동체문화를 만들어 끈끈하게 유지되어왔으나, 소작법 또한 일제가 소작 기간을 1년 단위로 개편함으로서 소작인의 교체를 용이하게 했던 것이 두레공동체의 와해를 가져왔던 것이다.

소작권을 받아내기 위한 농민들의 경쟁 또한 두레로 사이좋게 뭉쳐 지내던 공동체를 갈등과 반목으로 바꾸어 두레의 해체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를 통한 두레공동체문화의 화해는 결국 쌀 생산에도 영향을 주어 급격한 감소를 초래했으며, 막걸리를 통한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다.

광복이후 침체됐던 막걸리는 다시 활기를 찾았지만 군사정권이 들어오면서 주식으로서의 쌀 확보를 위하여 쌀 막걸리제조를 금지시키면서, 막걸리는 화학농법으로 재배한 외국산 수입밀로 주로 빚어졌다. 지금 우리들의 입맛에 맡는 막걸리는 대부분 이 달콤한 밀가루 맛 때문에 고유한 쌀의 텁텁함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맛은 물론 몸에 좋지 않은 첨가제 등을 사용하다 보니 머리가 아프고 안전하지 못한 식품으로 인식되어 외면당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현재 우리의 막걸리는 농촌과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열악한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 1988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술 시장의 70%까지 차지했던 막걸리의 소비시장이 서울올림픽이후 금융과 산업자본의 개방에 합세한 소주와 맥주 등에게 밀려 30%로 떨어지더니, 요사이는 와인의 인기보다도 떨어져 4% 정도로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순수미생물에 의한 자연발효식품으로 단백질과 비타민의 복합체인 아미노산 등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는 자연건강(바이오)식품이다. 이는 인체 내 혈액순환 개선과 피로회복, 신진대사 촉진 등의 기능을 하고 있는 훌륭한 우리민족 고유의 술인 것이다.

이런 막걸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음은 매우 걱정스럽고 더구나 유전자가 변형된 수입곡물의 재배와 농약이나 화학적으로 재처리된 오염된 원재료가 또다시 각종 첨가제나 방부제로 유통기간을 늘려 만들어진다는데 오늘의 안타까움이 있다 하겠다.

막걸리는 농업과 함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민족의 농민들에게 건강한 삶의 단결력과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어 행복한공동체문화를 만들어 냈던 대단히 환경친화적인 바이오음료요 식품으로 자리하여 왔었다.

이러한 면에서 온 민족의 애환과 정서가 담긴 주곡의 술로 만들어진 막걸리가 더 이상 국민들로 천시 받는 것이 아니라 널리 보급될 수만 있다면 우리의 막걸리문화는 전 세계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 스스로가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던 김치와 된장 그리고 청국장 등이 발효건강식품으로 오늘날 전 세계에서 엄청난 발돋움을 하고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듯이, 우리의 주곡으로 만들어진 막걸리가 세계인들 속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으려면 먼저 우리 스스로부터 농촌의 주곡농업을 살리는 일에 힘써 농민을 살려야 한다.

이제 막걸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으로 안전한 술(알코올 도수 6%)인 막걸리를 생활 속에서 제대로 평가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농업에서 주곡으로 생산되는 쌀과 보리, 밀과 콩 등의 생산물뿐만이 아닌 다양한 과일로도 다양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지역농업의 건강한 술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막걸리를 먹고 마시는 문화에서 다루는 용기 또한 토기나 옹기, 도자기 등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단순한 술그릇을 다루는 것이 아닌, 살아있는 주병과 술잔에 의해 맛있는 술이 보전되고 중화되어 전통미와 함께 건강도 살리는 문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 일월산 산나물 축제와 친환경막걸리 2005 경북영양 ⓒ 류기석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우리의 술 막걸리를 제조하고 가마터를 복원 토기와 옹기를 곁들이면 어눌했던 농촌과 농업의 밑바탕의 문화는 보다 생기가 넘쳐, 풍요로움을 만들어가는 지역공동체로 저절로 활력을 찾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이야 말로 진정한 지역의 자립과 자급을 돕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국의 주조협회나 양조협회는 자신들의 영역 지키기에 급급한 우물안식의 유통구조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전통적인 주곡막걸리의 제조기술을 교환하고 발효균에 대한 연구와 보존 그리고 전통 술 막걸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홍보를 위한 다함께 노력하는 자세를 기울려야 하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또한 어려운 농촌에서 직접 농사지은 주곡을 원료로 빚는 실명제 술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농촌을 살리려면 우선 농업현실을 감안한 다양한 부가가치사업을 남달리 지원해주어야 한다. 지역농민들이 농산물로 새로운 소득을 만들 수 있는 여건조성과 생산과 유통, 판매뿐만이 아닌, 제품의 연구개발까지도 적극 지원하여야 한다.

이의 원활한 유통과 판매를 위해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과실주나 특산주의 주세는 국세에서 지방세로 전환하여 지역농민들이 헌신을 다하여 1차 산업인 농업과 2차 산업인 농산물가공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전체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농민주(과실주나 증류 특산주)는 2천억 원도 안 되므로 과실주와 증류 특산주는 지방세로 전환을 고려해 볼만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특산물로 지역관광이나 출향민 등에게 적극적인 홍보나 판매를 할 수 있으며, 애향심을 고취시켜 여러 기관과 단체에도 효율적으로 판로대책시장을 형성하여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농민들에게는 안전한 경제와 문화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농민주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기 위해서는 농림부 장관의 추천을 받은 지역특산물로 한정하며, 기존의 농촌지역 주류가공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또 다른 공장신증설의 사업비를 소모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이러한 주세정책의 변화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고유한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더욱 열심히 지역농민들의 농업생산은 물론 가공판매와 유통까지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농촌의 농민들은 그 지역에 맞는 곡식과 과일생산을 안전하게 전념하여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어눌한 농촌과 농업이 지역민들에게 다시금 활기를 되찾게 해주고 지역사회의 건강한 농업문화를 제공하게 해주는 계기로 자리 메김 될 것이다.

이로 인하여 지역성에 맞는 친환경농업작물의 선택이 이루어져 고유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고, 농촌의 자연과 농민의 경제를 살림과 동시에 지역적인 순환과 자립은 물론 균형적인 국토발전을 가져오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주곡원료가 어디에서 누구에 의하여 어떻게 지어진 것인가 하는 원료의 원산지표시이다. 건강한 제품일수록 생산지와 생산자의 이름을 붙이게 되고, 그래야 믿을만한 상품이 되어 값비싼 상품이 된다. 이로써 주곡생산의 농업문화에서 한 차원 높은 살아있는 농촌과 농업문화를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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