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익는 ‘2009. 포도밭 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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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익는 ‘2009. 포도밭 예술제’
  • 류기석
  • 승인 2009.09.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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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함께 하는 포도밭 축제’, 남양주시 진접읍 詩人의 포도밭에서 열려

 

▲ 자연과 가장 가까운 포도밭 예술제를 찾은 사람들 ⓒ 류기석

해마다 이맘때면 첫 수확하는 포도와 함께 찾아오는 “포도밭 예술제”를 맞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 우선 형님이신 류기봉 시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다음주 토요일 별일 없지!, 다른 약속 하지 마~ ^-^ 행사당일 작년같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라는 짧고 간절한 목소리에 필자는 도시의 동호인들이 모이는 예술제보다는 지역의 문화와 포도밭이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지역축제의 문화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기획자와 작가 등의 사람을 키우자는 제안을 덧붙인다. 

'포도밭 예술제'는 12년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주리골) 포도밭에서 류기봉 시인의 정신적 스승이신 고 김춘수 시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 2009 포도밭 예술제는 자연을 삶으로 체험하는 행사였다. ⓒ 류기석

그 시절 온 식구가 동원되어 잔치를 준비하고 포도를 따서 포장하고 농촌과 농업, 시와 문화를 사랑하는 시인들을 초청하여 포도와 포도즙을 선보이면서 시화전 형태의 단순한 행사로 진행했다.

그렇게 시작된 포도밭 예술제가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았다. 이제는 동인들끼리의 포도밭 예술제를 넘어 지역공동체의 문화와 농촌과 도시, 어른들과 아이들이 서로 즐기는 독특한 지역예술축제로 발전하려는 기로에 놓여있다. 이제는 유기농업이 아닌 문화농업을 짓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지난 8월 29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포도밭에서는‘2009 포도밭 예술제’라는 이름으로 문인 육필시 전시회 및 독자와의 대화, 초중학생 그림 그리기, 포도밭 사계 사진 및 판화전시회, 포도밭 체험행사, 공연 등이 개최되었다.

▲ 포도밭 입구는 참여 작가들이 만들어 놓은 대형 걸개 시와 마주하게 된다 ⓒ 류기석

우선 포도밭으로 향하는 입구엔 대형 광목천으로 참여 작가들 모두가 포도밭 예술제를 위해 퍼포먼스로 준비한 걸개 시와 마주하게 된다. 이어 한지선님이 정성껏 포도를 주제로 제작한 판화작품이 참가자들에게 아름다운 포도 이미지로 신선한 감동을 준다. 포도 사진을 찍어 포토샵 처리를 한 것인 양 보여 일반적인 판화작품 같지가 않았다. 이에 작가에게 넌지시 물으니 현재는 다양한 판화재료가 있어 작가가 원하는 작품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기존의 포도 이미지를 한 차원 높여주었다.

포도밭에 막 들어서면 행사를 치르기 위해 임시로 만들어 놓은 부스, 이곳은 부모님들이 포도를 다듬고, 고르고 포장하는 곳으로서 이곳이 오늘의 본부석이다. 말이 본부석이지 갖가지 허드렛일을 도맡아 진행하는 가족들만의 공간이다. 그 위쪽으로 포도밭이 이어지는데 김완모 사진가의 사진들이 줄지어 걸려 있다. 대부분의 사진은 작년에 찍어 놓았던 포도밭의 사계와 곤충과 파충류, 어류 등으로 꾸며진 생태사진들이다.

▲ 한지선님의 사실적인 판화작품, 작가와 함께한 참가자의 만남 ⓒ 류기석

산비탈의 포도밭을 따라 5분만 오르면 소리산 자락과 맞닿아 있는 잣나무 숲이 나온다. 그곳이 포도밭 예술제가 진행되는 장소다. 3시를 넘겨 치른 공연의 진행은 조준형 평화방송 프로듀서가 맡았고, 류기봉 시인의 인사와 더불어 내외빈의 소개가 있은 후 본격적인 시낭송과 공연순서가 진행되었다.

시낭송의 낭독은 조정권·박주택·고두현·김행숙·문태준·이덕규·차주일·심언주·김원경 등 10여분의 시인과 소설가 김정산님이 자신의 육필시를 포도나무에 걸어놓고는 조촐한 무대에서 시를 낭송했고, 특별히 8월의 포도밭 낭독회를 위해 참여 시인들의 시낭송을 최경희님이 해주었고, 몇몇 참가자 중에서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풍요로운 가을을 맞는 시낭송을 색다른 맛으로 들려주었다.  

▲ 시인의 시를 읽는 관객들의 풍요로운 마음 ⓒ 류기석

예술 공연은 김희진 가수의 영원한 나의 사랑이라는 감미로운 통기타 소리와 송산하예 바이올리니스트의 즉흥적인 창작곡 포도연주와 독창적인 젓가락 행진곡, 민요 매들리 등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에는 내실을 기하기 위하여 널리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도시와 농촌, 어른들과 아이들이 아름아름 100여명이 이상 참가하여 뜻 깊은 지역축제의 장으로 열렸다.

▲ 포도밭 예술제를 빛낸 김희진님의 영원한 나의 사랑이라는 감미로운 통기타 소리 ⓒ 류기석

 

▲ 포도밭 예술제에서 창작곡 포도를 연주한 송산하님이 포도와 닮았다. ⓒ 류기석

이에 2009 포도밭 예술제를 맞는 류기봉 시인은 “포도가 익었습니다. 이번 주에 첫 수확을 했습니다. 하늘과 땅과 비와 바람이 한결같이 살펴줘 알은 굵고 송이는 실합니다.”라고 운을 띄운 후 “포도밭은 19년째 제 원고지이고 포도는 저의 시입니다. 하지만 제가 포도나무에게 해준 일은 많지 않습니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가 포도밭에 들어오지 못하게 지키는 일,  지렁이 땅강아지가 잘 놀 수 있도록 흙을 괴롭히지 않는 일, 포도나무들이 심심해하면 모차르트나 브람스를 들려주는 일, 제가 밭을 오가며 나무들에게 해준 것이라곤 고작 이런 것뿐 입니다.”라며 게으른 농사꾼임을 자처했다.

그런지 19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현재 시인은 “흙과 나무는 야성을 되찾고 자연에 가까워졌습니다. 살아난 흙과 나무들은 잔치에서 무엇보다 자랑하고 싶은 저의 예술입니다.”라며 “자연에게 무엇이든 돌려주는 삶을 살면서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 해마다 포도밭 예술제를 열고있는 농부시인 류기봉님 ⓒ 류기석

이어 류기봉 시인은 “광릉수목원이 품고 있는 소리봉 산자락 포도밭에서 자연과 가장 가까운 예술제를 펼치기에 흙과 시와 포도와 음악과 함께 주말을 맞자”고 우리 모두를 초대했다.  

필자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정직하게 내 의지가 반영된 농업을 일구는 농부는 여타의 상공업에 종사하는 직업보다 진리를 알고 누리는 자유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시시 때때로 살아있는 생명을 내 맘대로 심고 돌보는 직업이기에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지 싶다. 

더욱이 광릉 숲이 자리한 소리산 자락의 숲속 포도밭에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농부, 시인, 교사, 공무원, 직장인들이 함께 시와 음악을 노래하고 다양한 예술을 펼치는 축제를 즐긴다는 것은 "기후변화와 변종 인플루엔자"로 지구위기를 초래한 우리들이 되돌아가야 할 참 삶의 가치일 것이다.    

'2009 포도밭 예술제'는 지난 29일 오후 3시 열렸고,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 장현리 산95번지 포도밭에서 열리는 포도 따기와 포도밭 체험학습프로그램은 9월 1일 ~ 9월 28일까지 언제나 함께할 수 있다. 체험비용은 단체로 1인당 5천원이며, 개인은 포도를 딴 만큼만 돈을 받는다. 신청은 인터넷 포도밭 편지 blog.naver.com/poetpodo 연락처는 ☎016-346-2859.하면 된다.

▲ 포도밭의 사계를 사진에 담았다. ⓒ 류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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