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없이 이런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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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릴없이 이런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 강형구
  • 승인 2021.08.16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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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16:13-23]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3   예수께서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하느냐?"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가운데에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5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17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시몬 바요나야,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18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내가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20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엄명하시기를, 자기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21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자기가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며,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하며,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이에 베드로가 예수를 따로 붙들고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하고 말하면서 예수께 대들었다.
23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1. 두 달 전쯤 '깜순이'를 중성화시술 해주겠다고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병원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탈출하는 바람에 공연히 아기냥이들이 어미없는 자식들이 되었습니다. 길냥이들의 삶에 개입하여 비극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잘하는 짓들인지 돌아보면서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말수도 적어지고, 기도도 막혔습니다.

2. 가로등 불빛을 향해 몸을 던지는 곤충들 가운데 사슴벌레도 있습니다. 기운을 다 쓰고 길에 널브러진 녀석들이 로드킬 당할까 걱정하며 가로수 기둥이나 풀밭으로 던져주곤 하는데, 결국 길위에 해체된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이팝나무 기둥밑에 구조해 주었더니 중간쯤까지 기어올라가 꼼작않던 녀석입니다. 2~3일 그렇게 버티더니 결국 바닥으로 떨어져 어느새 해체되고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허무감에 휩싸였습니다. 영생이란 무엇인가? 생명 - 삶을 향한 애착을 놓치면서 생명평화운동에 대한 회의에까지 이르렀습니다.

3. '영생'을 화두로 삼다가 '불멸의 세포' 또는 '영생하는 세포'로 불리는 세포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암세포였지요. 물론 이 세포들도 영양 공급이 없으면 죽습니다. 다만 스스로 무한 분열하며 세포 개체수가 무한 증식이 되는데, 그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위해 다른 정상세포로 갈 영양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다른 신체기관들이 무한정 늘어나는 암세포로 인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어 죽게 되면, 암세포도 영양 공급이 중단되어 함께 죽게 됩니다. 
아무튼 죽어가는 신체에서 암세포를 떼어내어 배양액 속에 넣어두면 다른 정상세포는 50여회 분열하다가 죽는데, 암세포는 끝없이 분열을 계속하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이해하는 영생, 우리가 추구하는 영생은 스스로 암적인 존재가 되기를 지향하는 것은 아닐까 자문해 보았습니다.
과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영생도 이러한 암세포같은 삶을 뜻하는 것일까요?
암세포가 무한증식을 위해 먹어치우는 영양분(배양액)과 예수님이 '참 양식이요 참 음료'라 말씀하신 당신의 살과 피는 같은 것일까요?

4. 오늘 말씀 중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고백 위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겠다는 예수님의 선언은 예수님도 당신을 그리스도 ㅡ 세상을 구원해 줄 분, 구세주라고 자인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를 제자들 앞에서만 인정하시고 다른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자들만 구원하시고 다른 사람들은 버려두시겠다는 얘기일까요?
사람들이 상투적으로 이해하는 영생이 암적인 존재와 같은 것이라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구원도 역시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과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구원받기를 바라고 있습니까?
♠ 구원받기 위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 예수님은 어떤 방법으로 구원하시려 했을까요? 
♠ 예수님이 생각하신 구원이란 어떤 것이었을까요?
♠ 예수님의 제자들은 구원받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들일까요, 예수님의 구원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일까요?

5. 우리는 길위에 앉아 있습니다. 사드기지로 올라가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결국 경찰들에 의해 들려나오게 될 걸 알면서도, 그 순간 우리의 인격이 또 한 번 무너져내릴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이 길을 우리의 십자가로 지고 있습니다.
이 십자가는 예수님이 당신을 따르려거든 짊어지라고 했던 '우리 몫의 십자가'입니다. 
나는 전쟁무기 사드를 몰아내고 이 땅을 평화롭게 하는 이 싸움이 2000년 전 예수의 구원 사역을 계승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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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회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경찰을 동원해 벌이는 사드기지 병참선 확보 작전. 그 때마다 이를 막아내는 싸움은 기독교현장기도소가 주관하는 기도회로 시작됩니다.

낡은 폰으로 매번 페북라이브 중계를 하고 있는데, 폰을 컨테이너 지붕위에 고정시켜 놓고 내려가 기도회를 진행하고, 다시 올라와 중계방송이 끊어지진 않았는지 점검하고, 새 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기지로 올라가는 차량들을 감시합니다. 

도로에서 들려나오는 동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집니다. 경찰들의 진압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든 경찰들이 보여주는 것은 국가폭력일 뿐입니다. 미국을 위해 제나라 국민들을 향해 휘두르는 국가폭력.

결국 미군의 시간표에 맞춰 길은 열리고 공사차량, 물차, 쓰레기 수거차량, 식자재나 PX물품 수송차량, 경계병력 교대 차량...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며, 동지들은 과연 이 싸움이 결국 우리의 승리로 귀결될 것을 믿고 있는지, 애간장을 태웁니다.
십자가를 지는 이들이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절대 고독. 그 외로움을 어떻게 위로해 줄 수 있을까요? 
이미 적그리스도의 아성이 되어버린 교회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기도와 말씀들이 얼마나 위로가 될지 회의만 점점 깊어갑니다.

윗 글은 8월 5일 성서일과 본문을 가지고 오래 묵상하며 쏟아낸 질문들입니다만, 이후로도 말씀을 읽을 때마다 엉뚱한 질문들을 자꾸 쏟아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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