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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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나무를 부탁해!
  • 박성율
  • 승인 2021.03.2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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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가꾸기는 숲 없애기, 정부 그린 뉴딜 정책의 미래는 참담

나무가 저항하지 않고 쓰러진다. 지렁이도 밝으면 꿈틀하지만 어떠한 몸짓도 없이 쓰러진다. 오래된 나무는 탄소흡수율이 떨어진다고 숲 가꾸기로 40년 이상 된 소나무와 잣나무 베어버리고 있다. 2050 탄소 중립을 위한 30억 그루 나무 심기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나무를 심는데 나무를 베어내다니 역설이다. 경제림 단지 조성과 탄소흡수량을 고려한 경영계획에 의해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탄소 중립이 아니라 그냥 돈벌이다. 나무를 위로해 줄 사람은 없다. 나무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은 이제 나무의 품이 아니라 마을회관으로 모여든다. 나무는 잘려나가고 잊히고 있다. 나무 한 그루가 사라지면 사이사이로 흐르던 물줄기도 사라지고, 새 둥지와 바람 소리도 쫓겨난다. 

나무는 두 개의 젖꼭지를 물고 사는 유일한 생명체다. 가지는 하늘에 근본을 두고 뿌리는 땅에 근본을 둔다. 두 개의 근본을 가지며 나이를 먹을수록 중심을 비우고 하늘과 땅의 소통을 이룬다. 속은 매년 죽고 겉은 매년 새롭게 산다. 나무는 태어나면서 죽음과 동거한다. 숲에서 바람이 불면 나무는 잎과 가지와 온몸으로 노래한다. 숲속에서 바람을 맞아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소리다.

단단하며 유연하고, 있음과 없음, 채움과 비움, 빛과 어둠, 넓음과 좁음 소멸, 하늘과 땅을 섞어 놓은 나무는 아름답다. 오래된 나무의 이야기를 무참히 잘라 버리는 우리는 제대로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싸늘하게 식은 나무를 품에 안는다. 군더더기 없는 몸에서 가슴으로 소리가 스며든다.

“오래된 나무들을 부탁해”

<사진: 2050 탄소 중립 30억 그루의 나무 심기로 먼저 오래된 나무를 베어내는 현장>

40년된 나무를 베고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발표는

기후위기를 이용한 돈벌이에 지나지 않는다

산림청을 방치해둔 결과다

숲가꾸기는 숲없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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