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사고 10주기 기독교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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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사고 10주기 기독교 기도문
  • 양재성
  • 승인 2021.03.07 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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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시청 태평홀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10주기를 맞아 5대 종단 환경단체들이 모여 종교인 탈핵기도회를 열었다. 아래 기도문은 기독교를 대표하여 기도한 양재성님의 기도문 전문이다. 

하느님, 
오늘은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후쿠시마 핵사고 10주기를 맞아 탈핵을 염원하는 종교인들이 모여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우리들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인류가 탈핵을 선언하고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도와주십시오. 

미국의 쓰리마일, 소련의 체르노빌에 이어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 되지만 후쿠시마에서는 아직도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많은 양의 방사능 물질이 내부에서 유출되고 있고 녹아버린 핵 연료봉을 식히기 위한 엄청난 양의 냉각수는 오염수로 바뀌어 저장소가 포화상태입니다. 후쿠시마 인근의 산과 바다, 땅에서는 기준치의 수 십에서 수 백배의 세슘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내부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 해결의 실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고향을 떠났던 많은 주민들이 두려움과 걱정으로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일본 정부는 방사능에 문제없다며 강제 귀향 조치를 단행하고 있으며 귀향하지 않을 경우 재난지원을 중단 한다고 협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들의 삶은 고통스럽고, 더욱 참혹합니다. 그리고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고향에 강제로 돌아오게 된 이들의 삶도 비참합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되는 노동자들은 사람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핵 사고를 해결하기에 10년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으며 일본 내부는 물론 세계가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우리의 탐욕과 무지를 회개하고 돌이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이 탐욕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탐욕이 끊임없이 우리의 삶을 위협합니다. 우리는 기후위기가 한파와 폭염, 해수면 상승과, 대규모 화재, 전염병의 창궐을 불러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 발전이 불러온 위기도 기후위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인류는 탐욕이 불러온 재앙을 10년 동안 지켜봤지만 여전히 그 길에서 돌이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웃의 신음소리에 귀를 닫았고, 미래 세대에게 핵폐기물의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위험을 경고하는 이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책임을 요구하는 요청에 고개를 저었습니다. 하느님, 우리를 용서하지 마시고 탈핵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하느님,
이제 우리는 생명의 신비를 향하여 걸어가겠습니다. 생명을 살리고 보존하라는 명령에 순명하겠습니다. 우리는 핵사고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탈핵 정책을 강화하고 시민들은 탈핵의 길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스스로를 탐욕에 내맡겨 살아왔던 삶을 내려놓고, 생명의 길을 향하여 걸어가겠습니다. 모든 생명이 제 숨을 평화롭게 쉬는 세상을 염원하며 마음을 모으고 탈핵 행동을 결단합니다. 이 작은 몸짓이 인류의 문명을 전환하여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계기가 되게 도와주십시오.

우리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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