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최고의 조망 산길 문경과 괴산의 경계 '조령산 신선암봉과 깃대봉'을 찾았습니다.

조령산 신선암봉에 관하여 한국지명총람을 살펴보면 신선봉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고사리봉 · 할미봉 · 온산으로도 불렸다고 적고 있습니다. 신선봉이라는 지명은 옛날에 신선이 달밤에 놀았다고 해서 붙여졌고, 할미봉이란 지명은 마고 할머니가 이곳에 와서 놀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기나긴 봄은 코로나로 힘들었지만 얼레지와 한계령풀꽃 그리고 연두빛으로 물들어 가던 숲길의 풍경과 동행하여 행복했습니다.

여름은 코로나는 물론 지긋지긋한 50일간의 비로 역대 최장의 장마를 겪었지만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숲 속의 나무처럼 씩씩하게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맞은 가을(코로나 백신을 기다리다보니)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었기에 이곳저곳에서 알록달록한 단풍들이 유혹하는 손짓에 빠져 마음까지 붉게 물들였습니다.

이제 가을의 문턱을 넘어 겨울 채비를 서두르는 숲 정원의 텃새, 나무와 식물의 모습에서 모험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페친께서 신선들이 놀던 조령산의 신선암봉과 깃대봉 산행을 ‘함께하실 분 손들어 주시면 김밥 준비하겠습니다’라는 공지에 놀라 무작정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향기 속에 머문다'는 조령산과 신선암봉의 경관은 가을철 단풍이 최고로 멋지다고 하는데 이날은 가을도 계절의 끝에 와있는 풍경이라 낙엽 진 쓸쓸함만이 가득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인생길도 걷다 보면 봄과 여름을 지나고 지금과 같은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희로애락(喜怒哀樂)과 생노병사(生老病死)의 비밀을 맞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희에서 시작하여 락으로 마무리되기를 소망합니다. 살다 보면 화나고 슬픈 일들로 아프지만 지나가게 해야 합니다. 이 세상은 하루하루를 기쁨과 즐거움으로 살아도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 속에 내재하고 변해 가는 속성과 숙성의 의미, 순환되고 생성하는 사계절은 우리네 삶과 어찌 이리도 닮아 있는지요.
육체가 욕망의 절정에서 단풍처럼 화려하게 변했다가는 썩어 땅속으로 스며드는 가을과 겨울 사이야 말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