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오월에 핀 수국이
철지나 시월에도 색이 바래고
시든채 여전히 가지끝에
매달려있다
가을 바람에 파르르 흔들리는
그 모습이 애처럽다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수국은
필사적으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위해
저토록 처절하게 매달려 있다
다만 저토록 절실하고 치열하게
자신을 죽이고 꽃잎이 썩어가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가지끝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찡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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