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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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啐啄同時)
  • 박철
  • 승인 2020.09.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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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을 아시는가?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안에서는 병아리가 껍질을 깨려고 쪼고(啐), 밖에서는 어미닭이 껍질을 쪼아(啄) 부화하여 세상 밖으로 나온다.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는 결코 알을 깰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안과 밖이 시기를 맞춰 동시에 작용하지 않으면 또한 알을 깰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달걀이 어미 닭의 따뜻한 품속에서 부화를 시작하여 21일째, 껍질 속의 병아리는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안쪽에서 껍질을 쫀다. 학생이 배움에의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이에 호응해서 어미 닭이 밖에서 껍질을 쫀다. 선생이 학생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더 가르쳐 주는 것을 을 ‘탁啄’이라 한다. 

새끼와 어미가 동시에 알을 쪼지만, 그렇다고 어미가 새끼를 나오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미는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새끼자신이다. 만약 어미 닭이 껍질을 깨어주게 되면 병아리는 건강을 잃고 얼마 후 죽게 된다. 

나는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줄탁동시의 관계로 보고 싶다. 하느님이 우리를 부르신 것을 소명(召命)이라고 한다. 소명을 탁이라고 한다면 그 부름에 응답하는 과정을 줄이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신의 부름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그것이 오늘 ‘바로, 지금 여기서’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그 숙제는 반드시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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