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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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 이천진
  • 승인 2020.09.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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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나르키소스(Νάρκισσος)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만 몰두했다. “아, 그랬었구나. 내가 지금껏 보아오던 모습은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이 일을 어쩔꼬,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이윤기, 220-221쪽)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이 그린 <에코와 나르키소스>(Echo et Narcisse)이다.

나르키소스는 자신을 사랑하다가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손은 더 이상 샘물을 향할 힘이 없었다. 다리는 풀려있고, 눈도 초점을 잃었다. 죽음이 찾아와 아름답던 그의 눈을 감기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면, 타자에게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향한 사랑을 너를 향한 사랑으로 연결시켜야 했다.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사랑에 빠져서 너를 사랑하지 못했다. 자신을 향한 사랑을 너를 향한 사랑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 그것이 비극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기자의 2020년 8월 28일자 기사이다. 기사제목은 <8월 확진자 4,400명 중 1,460명이 교회발>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월 이후 발생한 교회 관련 감염 사례가 12곳 1,460명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소모임, 식사, 마스크 미착용 등의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959명, 여의도순복음교회 49명, 되새김교회 14명, 갈릴리교회 46명, 주님의교회 39명, 열매맺는교회 21명, 우리제일교회 203명, 반석교회 38명, 기쁨153교회 27명, 주님의샘교회 18명, 동산교회 15명, 성림침례교회 31명, 계 1,460명”(8월 28일 12시 기준) 코로나 상황에서 나에게 예배가 생명이고, 중요해서, 이웃에게 감염을 통하여 피해를 주면서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위이다. 사랑이 아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로마서 13:8) 남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법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서 예배당에 모여서 남에게 피해를 주며 예배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율법을 어기는 것이다.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로마서 13:9) 하나님의 계명의 핵심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서 13:10)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나님의 법을 지키는 사람은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법을 지키는 사람이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사람이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면서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것이다.

교회를 향한 우리 이웃들의 요구는 예배를 드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전염 때문에 모이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갖지 말라고 신앙을 탄압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기 때문에 모이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신앙은 자유이다. 신앙은 탄압할 수 없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성전이며, 하나님의 성령이 여러분 안에 거하신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고린도전서 3:16) 예배당 안에서 드리는 예배만 예배일 수 없다. 야외에서 드리는 예배, 학교에서 드리는 예배, 군대에서 드리는 예배, 직장에서 드리는 예배,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도 예배이다. 건물이 아니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 성전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도 예배이다.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리면,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신다. 예배를 드리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리는 마음이 중요하다.

<참되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찾으신다.>(요한복음 4:23) <엔 프뉴마티 카이 알레테이아(ἐν πνεύματι καὶ ἀληθείᾳ)>, <엔>은 영어의 <in>에 해당하는 전치사이고, <프뉴마티(πνεύματι), spirit>는 <성령>을 의미하고, <알레테이아(ἀληθείᾳ), truth>는 <진리>를 의미한다. 참된 예배는 <성령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예배이다. 예배당 안에서가 아니라, <성령과 진리 안에서>가 중요하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과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를 내 마음에 채우고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요약하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이다. 이웃을 불안하게 하고,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예배는 진정한 예배가 아니다.

예수께서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치셨다.(마가복음 1:29-34)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다. 예수께서 홀로 외딴 곳으로 가셨다. <아주 이른 새벽에, 예수께서 일어나서 외딴 곳으로 나가셔서, 거기에서 기도하고 계셨다.>(마가복음 1:35) 자신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나의 나라가 이루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예수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시면서, 많은 사람을 떠나 외딴 곳에서 홀로 기도하셨다. 예수께서 기도드린 곳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성전이 아니었다. 오순절 날, 성령은 성전에 오시지 않고, 다락방에 오셨다.

바울은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고린도전서 13:2)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을 가지고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려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이웃을 불안하게 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믿음과 예배는 아무 소용이 없다. 주님의 계명을 따라 세상의 이웃들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따뜻한 그리스도인들이 그립다.

글쓴이 이천진님은 한양대학교 교목실장과 한양대학교 대학교회 담임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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