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사랑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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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사랑의 길
  • 백창욱
  • 승인 2020.09.1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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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 진밭 아침기도회(20. 9. 10, 누가 6:32-36)

9월 7,8일은 문재인이 사드를 강제배치한 지 삼년 되는 날이다. 어제 우리는 변함없이 사드불법기지 정문 앞에서 할매어매주민들연대자들이 모여 평화집회를 했다. 그 자리에서 ‘9.7 문재인 정부 사드 추가배치 3년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마디로 폭력과 기만, 무책임의 3년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속담은 누구보다도 문재인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정치인들이야 원래 자기 말을 쉽게 뒤집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문재인대통령의 말뒤집기는 더 큰 충격과 분노로 돌아왔다. 그의 외모나 말투가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과 사뭇 다른 진정성이 느껴지는 면이 있거니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내내 사드에 대해 반대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드배치는 득보다 실이 많아”, “사드배치에는 국회비준동의가 필수”, “한미합의 밝히고 사드신...속배치 주장한 후보들 책임감 느껴야”, “사드배치 논란에 대해 진정한 주권국가라 자부하기 부끄럽다”, “사드에 대한 효용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등의 말을 했다.

그래서 소성리 어매할매들도 문재인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좋아했다. 소성리에 황교안대행이 강제배치한 사드를 철거할 것으로 강력히 기대했다. 그러나 어매할매주민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고 뒤통수를 된통 가격 당했다.

2017년 9월 7,8일 문재인정권은 일만 명이 넘는 경찰병력을 풀어서 사드배치에 저항하는 주민들 시민들을 밤새도록 짓밟고 아침에 나머지 사드를 강제배치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뒤 삼년 내내 사드를 고정, 배치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급기야 2020년 5월 29일에는 사드성능개량장비를 반입반출하면서 내용물을 숨긴 사드트럭 3기도 덩달아 몰래 반입했다. 사실상 사드추가배치를 감행한 것이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딱 맞다. 이보다 더 큰 배신감이 있을까.

그러나 3년 동안 갖은 공권력 폭력에 짓밟히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주민들, 시민들의 마음은 차라리 담담하다. 사드를 물리칠 주체는 우리뿐이라는 현실인식을 묵묵히 다짐하였다. 아무리 안보마피아들이 미제 사드가 한국 안보를 지켜줄 것으로 선전하지만 진실을 이미 알고 체득한 주민, 시민들은 반드시 사드를 철거시켜서 미제에 예속된 나라 현실을 바로 잡을 것을 결의할 뿐이다.

오늘 복음은 세속의 인간관계 풍속에 대해 말한다. 단적으로 저들끼리만 사랑한다. 예수는 저들끼리만 사랑하는 그런 뻔한 사랑 말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한다. 참 어려운 말씀이다. 우리 현실에서 이 말씀은 뭔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저들끼리만 사랑하는 세태의 끝판왕은 누구인가? 기득권 집단이야 말로 저들끼리만 사랑한다. 특히 마피아집단이 그렇다. 마피아집단은 저들끼리 똘똘 뭉쳐서 자기 영역을 고수하고 이익에 반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가차없다. 그런데 똘똘 뭉치는 것도 모두 이익에 기반한다. 이익에 맞지 않으면 어제의 동지라도 오늘은 원수가 된다.

사드철거투쟁을 하는 우리 입장에서 원수는 누구인가? 사드를 고정배치하는 안보마피아집단이다. 안보마피아들도 오직 이익에 따라 지들끼리만 의기투합한다. 그들에게는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도, 나라의 주권도 하위 개념이다. 오직 자기들 이익이 최우선하므로 미제에 종속된 나라의 처지도, 군사주권 없는 군대의 처지도, 천문학적인 무기수입에 치솟는 미제 주둔비에 국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져도 괘념치 않는다. 안보마피아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안보마피아들은 사드철거투쟁에 복무하는 우리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원수다. 이런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저들이 자기 배에 끝없는 욕망을 채워 넣는 것을 계속 하라고 격려하는 것이 사랑인가? 아니다. 그것은 안보마피아들을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온 나라도 반(反)평화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안보마피아들을 사랑하는 길은 그들의 끝없는 욕망을 제어하고 바로 잡는 길뿐이다.

안보마피아들은 사드를 배치하면 그로 인해 떡도 얻고 고물도 챙긴다. 사드가 있는 내내 꿩 먹고 알 먹는 이익을 누린다. 그런데 지들만 누리는 독점이익이다. 미제는 사드운용을 통해 한국에 MD체제를 고착한다. 그만큼 나라의 안보주권은 불확실성이 높아가고 미제에 더욱 예속된다.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두는 건 원수사랑이 아니다. 비록 안보마피아들의 행실은 밉지만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이들이 악한 짓을 더 이상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안보마피아들의 선전이 얼마나 거짓인가를 밝히고, 진정 나라를 위하는 안보는 평화임을 깨우치게 해야 한다. 탐욕을 버리고 평범한 민주시민으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사드철거투쟁은 안보마피아들을 사람으로 돌아오게 하는 원수사랑의 길이기도 하다. 하나님도 기뻐하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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