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밝혀지다
상태바
진실이 밝혀지다
  • 백창욱
  • 승인 2020.08.13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리오 소사, 채만수옮김, 『진실이 밝혀지다』, 노사과연.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소성리 소야책방에 『스탈린』 책을 주문했더니 책방지기인 고희림시인이 우선 참고하라고 건네 준 책이다. 고시인은 성격은 깐깐하고 수시로 나한테 시비를 걸지만, 안락한 대구집을 떠나서 소성리 지킴이로 사드철거투쟁에 헌신하는 좌파지식인이다.
저자는 포루투칼 출신이다. 19살 때 포루투칼의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아프리카 인민들을 정벌하려는 파시스트 정권의 군대징집을 거부하고 20살에 스웨덴으로 망명하고 그 뒤 공산당에 가입하였다.

스탈린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공산주의의 거두로서 피도 눈물도 없는 권력의 화신, 수많은 인민을 학살한 악마의 화신... 대충 이런 내용이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지식이라는 게 하늘에서 직접 받은 게 아니다. 대개는 누구의 주장을 습득한 것이든지, 아니면 책이나 매체의 선전에 주입당한 것이다. 그런데 개인이든 매체가 의도적으로 꾸민 내용을 유포하는 것이라면, 검증능력이 없는 개인으로서는 꼼짝없이 속을 수밖에 없다.
이 책 부제인 <쏘련 역사에 대한 거짓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스탈린 시대에 소련에서 수백만 명이 감금되고 죽었다는 조작된 역사에 대한 진실규명이다. 결론은 거짓이다. 고르바초프 때 국가문서고 서류를 공개한 결과 진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소련에 대한 악의적인 소식을 계속 퍼뜨리던 언론이 러시아 문서고의 보고서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거짓말이 진실에 가려지는 게 싫은 것이다.

거짓은 어떻게 사람들의 의식을 장악했나? 히틀러, 허스트, 콘퀘스트, 쏠제니친이 주역이다. 히틀러는 다 아는 악한 놈이고, 허스트는 미국의 언론제국의 주인으로서 극렬한 보수주의자이자 반공주의자며 극우파이다. 또한 히틀러의 좋은 친구다. 그는 자기 휘하에 있는 신문에 “소련에서 6백만 명이 굶어 죽다”라는 기사를 실으면서 반소 캠페인에 진력했다. 서방언론은 허스트 언론기사를 부지런히 받아 적었다. 콘퀘스트는 소련에 관한 모든 신화와 거짓말을 창조한 사람이다. 콘퀘스트는 영국 정보부 요원 출신이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CIA와 연계하여 평생 소련과 스탈린에 대해 사실을 날조하는 일을 해왔다. 그런 일로 주가를 높이고 돈과 명예를 누렸다. 쏠제니친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유명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반동분자며 파시스트다. 쏠제니친의 공상이 베트남전쟁을 다룬 람보영화들을 만들어냈다고 하니 그의 사상이 어떠한지는 알만하다. 이상 열거한 네 명, 히틀러, 허스트, 콘퀘스트, 쏠제니친, 이들의 극우적, 탐욕적 면면만 봐도 이들이 소련에 대해 퍼뜨린 소식들이 서방에서는 정설로 자리 잡았다는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의 지식정보 체계가 얼마나 부실한가를 웅변한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깜짝 놀랄 역사사실이 전개된다. 우리도 이름 정도는 아는 트로츠키, 부하린 등 고위급 무리들이 나치와 협력하여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법정증언이 쏟아진다. 이 증언은 반(反)소련 정서가 몸에 배인 서방 외교관, 법관, 정치인이 재판을 보고 상부에 보고한 문서이다. 스탈린이 단순히 정적들을 제거한 권력투쟁이 아닌 것이다. 이들은 전쟁에서 히틀러 나치가 소련을 지배하면 우크라이나를 넘겨주고, 일제에게는 연해주를 양도한다는 구체적인 협의까지 했다. 스탈린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를 악용하여 국가시설을 파괴하고 극렬한 사보타지로 인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권력수뇌부를 암살하고 쿠데타로 정권을 전복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동했다. 추방당한 트로츠키는 이 모든 일들을 배후조종했다. 그러나 서방언론은 조작한 뉴스들만 열심히 보도할 뿐, 소련정부의 사실보도 주장에는 침묵하였다.

다행히 소비에트와 스탈린은 반혁명분자들의 국가전복 음모를 조기에 차단하였다. 그 결과 자국을 히틀러에 넘겨주는데 일조한 제오열(내부교란을 일으키는 분자)을 제거하고 정권과 인민이 한데 뭉쳐 이차대전에서 폭주하는 기관차 히틀러와 나치를 상대로 승리하였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서방 국가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공산주의 정권인 소련이 되레 자본주의를 건사해주었다. 역설적으로 전 세계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거대한 조작을 거친 주장이 자본주의 시스템의 세탁을 거쳐서 사실로 자리 잡아 대중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비단 <소련역사에 한 거짓말>뿐은 아닐 것이다. 한 개인의 인생부터 역사까지 수수께끼와 불가해(不可解) 투성이다. 어쩌겠는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밟아가는 수밖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