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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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3반
  • 김홍한
  • 승인 2020.08.1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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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동화 한 편

우리 반 아침시간은 왁자지껄 시장 같아요.

"야! 선생님오신다"

"우당탕 퉁탕"

이윽고 선생님이 들어오십니다.
오늘은 선생님이 어느 낮선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셨습니다.
보통 키에 얼굴은 까무잡잡하고 옷은 약간 작은 듯한 짖은 고동색 비닐잠바를 입었는데 잠바의 자크가 고장 났는지 앞이 열려 있어서 약간은 불량기가 있어 보였습니다.
때는 5월이라 이제 제법 더운 날씨인데 그 아이의 잠바는 겨울잠바여서 좀 어색했습니다.
그리고 비쩍 말라서 그런지 키가 자기 키 보다 커 보였습니다.
머리는 짧은 스포츠형 머리인데 이발한지가 오래 되어서 꺼벙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에서 전학 온 아무개 인데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도록 하세요."

처음 들어보는 시골 어느 곳이었습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시골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그 아이를 공부 잘하는 대식이 옆에 앉게 하셨습니다. 시골에서 전학 와서 모르는 것이 많을 테니 대식이가 잘 보살펴 주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대식이는 잘난 척을 좀 하지만 그래도 착한 아이였습니다. 대식이는 선생님이 자기를 인정해 주는 것이 좋아서 인지 흐뭇해하면서 그 아이에게 이것저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처음이라 그런지 그 아이는 별로 말이 없이 하루가 지났습니다.

글쓴이 김홍한님

 

다음날 아침 우리 교실의 모습은 어제와 똑같이 왁자지껄하였습니다.

"야 선생님 오신다"

"우당탕 퉁탕"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선생님은 교실 안을 휘 - 둘러 보셨습니다. 그때 뒷문이 열리며 어제의 그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선생님은 얼굴을 찡그리시며 물었습니다.

"너 이재오니? 벌써부터 지각하면 어떡하니"

말씀하시고는 혼자소리로

"앞으로 속 좀 썩겠구만"

하셨습니다. 혼자소리로 말씀하셨지만 그 소리는 우리들 모두에게도 들렸습니다.

선생님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그 아이는 거의 매일 선생님과 아주 비슷한 시각에 교실에 들어왔습니다. 선생님보다 늦게 등교하는 날이 꽤 많아서 선생님의 비위를 상하게 했습니다. 선생님은 매우 불쾌해 하면서도 그 아이에게는 그다지 뭐라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아마 처음서부터 관심이 없으셨고 어느 정도는 포기하신 듯한 느낌입니다. 그 아이는 선생님 보다 늦게 들어올 때 외에는 거의 우리들 눈에 띄지가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매우 즐거운 일 중에 하나는 친구의 생일에 초대받는 일 이었습니다. 자기의 생일에 적게 초청하는 아이는 2-3명, 많이 초청하는 아이는 20여명을 초청하기도 합니다. 친구들의 생일에 많이 초대받을수록 그 아이는 인기가 좋은 아이입니다. 초대을 많이 받는 아이는 비교적 공부도 잘하고 가정형편도 나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주 뜻밖의 일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자기의 생일이라며 친구들을 초대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은 아이들을, 그때서야 우리들은 한 번도 그 아이를 우리들의 생일에 초대하지 않은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초대받지 않은 아이가 자기들을 초대하니까 초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갑지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적당히 둘러대서 초대를 거절하였습니다.

"미안해, 나 오늘 엄마와 백화점에 같이 가기로 했어."

"미안해 오늘이 내 동생 생일이야...."

아이들은 모두가 그 아이의 생일 초대를 거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대에 거절한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아무도 그 아이가 어디에 사는지 알지를 못하였고 그 아이의 집이 보통 아이들이 사는 집이 아닐 것, 이를테면 아주 초라한 집에 음식도 우리 입맛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집에 간다는 것은 불안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아이는 머쓱해 하면서 우리 반 전체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우리 집에 갈 사람..... 하나도 없니."

그 아이는 부끄러워하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 아이에게 매우 미안하기도 하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우리들은 그 아이에 대한 생각들은 금새 잊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날의 아침 분위기는 이제까지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모여서 쑥덕이고 있었습니다. 어제 우리 반에서 좀 쳐진다고 할 수 있는 두 아이가 그 아이의 강권에 못 이겨서 초청에 응했는데 참으로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우선 그 아이의 집에 가는 것부터가 놀라웠습니다. 그 아이는 자기들을 학교에서 좀 떨어진 공터로 데리고 갔고 거기에는 아주 훌륭한 고급 승용차들이 여러 대 기다리고 있었고 아이들은 그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게 되었습니다. 얼마를 가서 그 아이의 집에 도착하였다는데 하도 어리둥절해서 거기가 어딘지도 알 수가 없었답니다. 그 아이의 집은 마치 궁궐같이 아주 커다란 집이었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굉장한 신사들이었으며 초대받아간 두 아이는 생전 처음 그렇게 훌륭한 대접을 받아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리 마련된 식탁에는 초대받고 오지 않은 반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좌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그 아이는 마치 동화 속의 왕자님 같았답니다.
그 아이들은 평소에 여러모로 뒤처진 아이들이라 여러 명 앞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도 잘 못하곤 하였는데 이번에는 흥분까지 하여 더듬더듬 감탄사만 늘어놓았습니다. 그래도 우리들은 대충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었고 우리들은 지극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에게 초대받고 이 핑계 저 핑계로 초대를 거절한 우리들의 표정은 참으로 묘했습니다.

'드르륵'

문소리와 함께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오늘 아침은 '선생님 오신다'라는 예고방송도 없을 정도로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어제의 사건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의 시선은 뒷문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아직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았고 이제 그 주인공이 뒷문으로 나타날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아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아침조례를 마치시고 밖으로 나가시면서 한 말씀 하셨습니다.

"참 아무개는 이제 학교 안 나온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고 너희들이 놀아주지 않아서 전학 간단다. 나 원 참! 별 희한한 녀석 다 보겠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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