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잊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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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잊지 않으리
  • 박성율
  • 승인 2020.08.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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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이야기

청초한 연보라 #벌개미취(Aster koraiensis Nakai)이다.국화과에 속하는 벌개미취는 노란 수술과 연보라색 꽃잎의 소박한 색 조화가 아름다운 꽃이다.국화과 꽃중에선 가장 일찍 핀다.

벌개미취는 우리나라 특산물로 코리안 데이지(Korean Daisy)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속명 아스터(Aster)는 그리스어로 별을 뜻하고 종명 코라이엔시스(koraiensis)는 한국산이라는 뜻이다. 개미취는 꽃대에 개미가 붙어 있는 것처럼 작은 털이 있는 ‘취’ 종류라 하여 붙은 이름이고 벌개미취는 특히 벌판에서 흔히 볼 수 있어 ‘벌’이 붙게 되었다.다른 설명도 있다. 꽃의 '개미'는 꽃잎 하나하나가 개미를 닮은듯이 작기 때문이고, '취'는 곰취 등과 같이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에 붙여졌다고 한다. 어떤 설명이 정확할까?

꽃말은 '너를 잊지 않으리'다. 벌개미취는 모양 때문에 가을에 피는 쑥부쟁이류와 혼동하기 쉽다. ‘취’라는 이름 때문에 혼란을 주는 우리나라 야생식물이 여럿 있다. 참개미취, 좀개미취, 곰취, 갓시취, 분취, 미역취, 수리취 같은 70여 종이 ‘취’라는 이름으로 우리 산과 들에 자라고 있으며 대부분은 나물로 먹는다. 이것들은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이나 같은 속에 속하지는 않다. 벌개미취를 비롯하여 참취, 개미취, 갯개미취는 개미취속(Aster)이지만 미역취, 미국미역취 등은 미역취속(Solidago)이다.

잊고 있어도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밤의 길이가 길어질 때 제일 먼저 피는 국화과 꽃 벌개미취, 어떻게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는지 인간은 아직 모른다. 

벌개미취에 앉은 꽃등에파리도 국가생물종으로 보면 377종이나 되고 도감을 찾아보다 보면 1100여종의 사진이 있다. 결론으로 말하면 곤충학자라고 해서 모든것을 다 아는것이 아니다. 정답은 '모른다'인것이다. 벌과 꽃등에가 벌개미취에 앉아 있는 이 연결고리를 다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르는것을 아는척 하는 인간이 저지른 결과는 발전이라는 허울속에 생물종의 멸종과 기후위기를 불러왔다. 우리는 토끼가 뱀을 바라보듯 겁에 질린 채 이산화탄소 농도만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변화의 속도다. 이 변화를 읽을 수 있는것이 꽃과 나무와 생물종의 변화속에 나타나고 있다. 툰베리가 말한 '보호'하고, '보존'하는 일에 마음을 두고 행동하는것이 우선이다. 탄소배출 70%를 모른체하는 세계 100대 기업을 고사시키는 행동이 없다면, 이 자본주의의 성장속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의 관심과 투쟁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별개미취가 말한다. 너를 잊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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