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오신 임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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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오신 임금님 
  • 새마갈노
  • 승인 2020.08.07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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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동화 한 편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늙으신 아버지와 예쁜 딸이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는 훌륭하신 분으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분이었어요. 
어느 해 겨울, 
갑자기 그 산골 마을에 군인들이 들어왔습니다. 
이집저집 을 샅샅이 뒤지면서 무엇인가를 찾고 다녔어요. 
그리고는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말했습니다.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면 곧장 관가에 신고하시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저녁 어둑어둑해질 무렵 
남루한 차림의 젊은이가 나타났습니다. 
젊은이는 조심조심 마을을 엿보더니 
아버지와 딸이 살고 있는 집에 와서 작은 소리로 문을 두드렸습니다. 

글쓴이 김홍한님은 대전에서 목수일 하는 목사이다
글쓴이 김홍한님은 대전에서 목수일 하는 목사이다

"누구시오" 

"지나가는 사람인데 하룻밤만 묵어 갈 수 있게 해주시오" 

아버지는 잠시 망설이셨습니다. 며칠 전의 군인들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들어오시오" 

젊은이는 초라한 차림이었지만 훤칠하게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예의 있는 말씨였습니다. 누가 보아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딸은 젊은이를 보고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젊은이 또한 딸을 보고 한눈에 반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딸에게 저녁상을 준비하라고 하셨고 
아버지와 젊은이는 저녁 식사를 하고 밤이 늦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버지는 젊은이에게 조심스럽게 말씀하시기를 

"젊은이를 사위로 삼고 싶은데 어떠한가?" 

젊은이는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나 저는 쫓기는 몸이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해뜨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아버지는 말하였습니다. 

"젊은이 같이 훌륭한 손자를 갖고 싶네 부디 사양하지 말고 내 딸을 받아 주게"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젊은이와 딸은 그날 밤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을 한 사발 떠다 놓고 두 사람은 서로 절을 하는 것으로 결혼식은 끝났습니다. 

다음날 새벽, 아직 깜깜할 때에 젊은이는 떠나가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낳으면 이름을 '부(夫)'라 하시오" 

한마디를 남기고... 
젊은이가 떠나가고 얼마 후,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매주 잘 생긴 아기였습니다. 
산골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멸시하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곤 하였습니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아이는 참으로 착하고 똑똑하였습니다.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행동거지가 반듯하고 기품이 있었습니다. 마치 그날 밤의 젊은이와 똑같았습니다. 

아이가 이처럼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 아이를 칭찬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동네 아이들도 놀아 주지 않았고 툭하면 

"부는 아버지가 없다" 

하면서 놀려대기 일쑤였습니다. 
아이는 아버지에 대하여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버지의 이름조차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살아 계신지 돌아가셨는지, 무엇을 하시는 분이지, 어디에 사시는 분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는 살림도 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어느덧 십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해의 겨울은 몹시도 추웠습니다. 
매섭던 산촌의 겨울도 따듯한 봄기운에 조금씩 밀려나고 꽁꽁 얼어붙었던 계곡에 졸졸 물소리가 날 때였습니다. 
갑자기 여러 명의 장수들이 아주 크고 근사한 말을 타고 말발굽 소리도 요란하게 산골 마을에 나타났습니다. 그들의 눈은 마치 독수리눈같이 번뜩이고 무서웠습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위엄 있는 소리로 물었습니다. 

"여보시오 '부' 라는 소년의 집이 어디입니까?"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부의 집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들은 힘차게 부의 집으로 가서는 말에서 내려 어머니와 아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곧이어 큰 나팔 소리와 함께 엄청나게 큰 행렬이 그 산골 마을에 들어왔습니다. 그러한 큰 행차는 그 마을은 물론 주변 어느 마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큰 행차였습니다. 
많은 장수들과 비단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화려하고 커다란 가마를 타고 나라의 임금님이 그 마을에 오신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벌벌 떨었습니다. 
임금님의 행차는 마을에 들어서서는 곧장 장수들의 인도로 부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마가 멈추고 임금님이 내리셨습니다. 
임금님은 환하고 기쁘신 얼굴로 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품에 꼭 안아 주셨습니다. 
바로 그 때 임금님을 따라온 많은 장수들과 비단옷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부와 부의 어머니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

얼마 전에 그 왕자님이 어른이 되어 임금님이 되었습니다. 
나도 새 임금님의 즉위식에 초대되어 갔었는데 정말 근사했습니다. 
아주 놀랄 만한 기쁜 소식, 
그 새 임금님이 이번 주에 우리 집에 오신답니다. 
그런데 아빠도 엄마도 할머니도 누나도 아무도 안 믿어줍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걱정입니다. 

“정말 오시려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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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2020-08-07 12:10:26
재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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