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견뎌 승리하자
상태바
참고 견뎌 승리하자
  • 백창욱
  • 승인 2020.07.23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성리 진밭 아침기도회(시 126:5,6) 20. 7. 23

얼마 전에 영화 “다키스트 아워”를 봤다. 우리말은 “가장 어두운 시간”이다. 이차 대전 초기, 처칠수상을 조명한 영화다. 댓글을 보면, 그 당시 영국 의회 광경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고 호평했다. 게리 골드만이 처칠 역을 했는데, 실제 처칠을 완벽히 소화했다는 평이다. 분장만 세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영화로 골드만은 2018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무대는 1940년, 영국 집권당은 위기타개책으로 처칠을 수상으로 지명한다. 국왕도, 여당 주류도 처칠을 못마땅해 했지만 야당이 유일하게 반대하지 않는 의원이어서 마지못해 결정했다. 정적들은 처칠을 임명하자마자 끌어내릴 궁리를 할 정도로 처칠과는 상극이다. 전황은 영국과 프랑스에 지극히 열세다. 전쟁 초기 독일군은 파죽지세로 프랑스를 쓸어버렸다. 프랑스 원정나간 영국군 삼십 만 명도 프랑스 서부해안인 덩케르크에 고립됐다. 영화 “덩케르크”를 보면 그 때 영국군이 얼마나 큰 난국에 빠졌는지가 잘 나온다. 처칠의 임무는 이들 고립된 영국군을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영국은 독일군이 본토를 침략할까봐 공포에 빠져 있었다. 처칠의 정적들은 독일이 본토를 침략하기 전에 서둘러 독일과 평화협정을 맺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처칠이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 내각을 떠나겠다고 위협했다. 처칠은 히틀러와 협정을 맺는 일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게다가 중재자가 같은 파시스트인 무솔리니여서 더욱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협상론자들의 압박이 워낙 심하니까 깊은 고뇌에 빠진다. 처칠은 혼자말로 ‘이 독재자 자식, 고작 상병짜리 놈한테...’ 한다. 처칠의 독백에서 히틀러에 대한 반감이 엿보인다.

정적들은 이미 독일과 평화협정의 초안을 작성하고 수상의 재가만 기다리는 상황까지 왔다. 그런 위기상황 속에서 영화는 절정으로 내달린다. 의회를 가던 처칠이 갑자기 사라졌다. 처칠은 수행원들을 따돌리고 지하철을 탔다. 귀족인 처칠은 생전 처음 타보는 지하철이다. 노선도도 볼 줄 몰라서 여학생에게 길을 물어서 의사당행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을 타니 승객들이 처칠을 알아보고 예의를 표한다. 처칠은 지금 상황에 대해 대중들의 민심을 직접 알고 싶었다. 그래서 묻는다. 지금 어떤 심경인가요?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습니까? 최악의 상황이 돼서 길거리에 적군이 나타나면 어떡하죠? 파시스트들과 유리한 조건으로 타협한다면 어떤가요? 히틀러를 상대로 이런 협상을 하는 게 옳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칠은 이렇게 대중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승객들은 단호하다. 두려움과 용감히 맞서 싸워야죠. 타협은 안돼요. NO, 절대로, 네버.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든 승객이 이구동성으로 단호히 맞설 것을 말한다. 감동먹은 처칠은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승객들과 인사하고 의사당으로 향한다. 힘차게 걸어가는 동작에서 결심이 섰음을 본다. 

드디어 개회가 되고 수상이 연설을 한다. 정적들은 처칠이 딴소리를 하면 곧바로 처칠을 탄핵하기로 작전을 짰다. 처칠은 연설서두에 지하철에서 시민들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결심을 말한다. “우리가 타협한다면 독일군은 무장해제를 빌미로 해군기지를 요구할 겁니다. 다른 많은 것도 요구할 겁니다. 굴복의 끝은 어디일까요? 영국정부는 히틀러의 꼭두각시가 될 겁니다. 정권에 빌붙은 몇몇은 호강하며 부와 명예를 누리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노예가 될 겁니다. 나치의 십자깃발이 버킹엄궁 위에 높이 펄럭일 거고, 윈저궁 위에도, 이 건물들 위에도 펄럭일 겁니다.” 그러자 의원들도 분노한 표정으로 NO, 네버! 한다.
“지하철 시민들은 나에게 말했습니다. 타협운운하면 날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지도자가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언제라도 몰아낼 것이라고. 우리 모두가 땅에 쓰러져 스스로의 피에 온 몸이 물드는 최후의 순간까지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우린 결코 굴복하지 않습니다.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판은 완전히 처칠에게 기울었다. 야당의원들은 일제히 처칠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동조하고, 정적의 수장인 전 총리 체임벌린조차 손수건을 차마 흔들지는 못하고 이마의 땀을 닦는 식으로 마지못해 지지를 표한다. 보스가 지지를 표하자, 그의 똘마니들도 일제히 손을 흔들며 동조한다. 처칠은 여유있게 퇴장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항상 그렇듯이 소성리 사드철회투쟁을 떠올린다. 우리가 저항을 멈추면, 손을 놓으면, 순식간에 소성리는 미제놈판이 될 것이다. 자본주의 생리를 따라서 미제상대 장사치가 들끓을 것이다. 그런 모습에 천불이 나서 주민들이 하나둘 소성리를 떠날 것이다. 그 빈자리는 국방부와 미제놈들이 야금야금 소성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되겠냐고? 제주 강정을 보라. 평택기지를 보라. 군산기지를 보라. 미제가 자리잡은 땅은 모두 그렇게 된다. 그렇게 소성리도 미제가 판치는 땅이 될 것이다. 그건 우리가 후손에게 대역죄를 짓는 길이다. 우리는 이 땅을 고스란히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건 우리의 소명이다. 사드를 반드시 철거시켜서 후손에게 떳떳한 세대가 되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한다. 아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