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터전, 새만금 매립계획 취소하고 해수유통과 복원계획 수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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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터전, 새만금 매립계획 취소하고 해수유통과 복원계획 수립하라
  • 새마갈노
  • 승인 2020.07.1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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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죽은 물이 살아날 것이다.”(에스겔서 47:8)

 

우리는 생기가 넘치고 곳곳마다 풍성한 생명이 가득했던 새만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곳엔 온갖 조개들과 게, 물고기와 새들이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의 보고였습니다. 풍성한 생명은 새만금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넉넉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강과 바다를 가로막은 콘크리트 벽을 세운 새만금은 생명이 사라진 갯벌과 더러운 물이 고인 인공 호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다시 해수가 유통되면 유일하게 예전의 갯벌로 복원이 가능한 공간인 해창갯벌에 세계 잼버리대회를 위한 부지 조성을 위한 매립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는 일회성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미래세대와 함께 공유해야 할 소중한 생태적 자원인 새만금을 개발하려는 근시안적인 결정에 반대하며, 새만금의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즉각적인 해수유통과 새만금의 복원을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세계 잼버리대회의 정신과도 걸맞지 않습니다. 수많은 생명의 서식지를 훼손한 폭력의 현장, 수많은 생명의 죽음과 고통의 아우성이 메아리치는 공간에서 미래를 꿈꾸어야 할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체험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정부는 새만금을 매립하기 위해 농어촌공사의 농지관리기금을 사용키로 결정하였는데, 농지관리기금을 잼버리 부지 조성을 위한 용도로 전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불법을 통해 준비된 행사가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무슨 교훈을 줄 수 있겠습니까? 마땅히 생태적 가치를 존중하며 올바른 방식으로 준비되고 진행되어야 할 잼버리대회를 명분으로 삼아 새만금 매립사업을 진행하려는 치졸하고 탐욕스러운 계획은 즉각 취소되어야 합니다.

새만금의 물막이 공사 이후 단위면적당 생명다양성이 가장 높은 갯벌이 사라졌습니다. 때문에 서식지를 잃어버린 수많은 갯벌 생명들이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평생의 업을 지속할 수 없어 막막해했고, 알량한 보상을 두고 마을 공동체가 분열되었으며, 수많은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 성장을 이유로, 풍요와 번영을 이유로 수많은 생명들의 죽음과 이웃의 고통을 외면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생명이 가득했던 땅 새만금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되살려야 합니다. 우선 바닷물이 드나들 수만 있게 된다면 생명이 가득했던 옛 갯벌의 모습으로 회복될 수 있는 땅이 해창갯벌 입니다. 또한 해창갯벌은 새만금 갯벌의 보존과 생명·평화를 기원하며 삼보일배를 시작했던 4대 종단 성직자들의 삼보일배의 출발 지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세계 잼버리대회라는 일회성 행사장소 대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만금 복원의 시작 지점으로 해창갯벌을 보존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해창 갯벌에서 해수유통과 복원계획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따르기 위해 현장 기도회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새만금의 회복을 바라는 우리의 마음을 전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생태계를 개발함으로써 비롯된 일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새만금의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 명백히 우리 모두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정부가 해창갯벌의 매립 계획을 중단하고 해수유통을 통해 새만금의 복원계획을 세우기를 촉구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새만금의 복원을 통해 우리가 기억하던 풍성한 생명이 가득하던 새만금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

2020년 7월 9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생태정의위원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교회네트워크, 예수살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 (가나다 순)

새만금 해수 유통 촉구 공동 기도문

하나님,

너른 땅, 들판 곳곳에 숨구멍이 있었습니다.

지천으로 활력이 넘쳤고, 곳곳이 풍성한 생명의 땅이었습니다.

조개와 게들, 물고기와 새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었습니다.

 

어느 날 콘크리트 벽이 들어서고,

물의 오고 감을 막았습니다.

땅은 메말랐고, 생명은 죽어갔습니다.

매립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겨 갈 곳을 잃은 생명들이 허다했습니다.

이곳에선 사람마저 길을 잃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 고통에 눈을 감았고, 아픔을 외면했습니다.

외침 소리에 귀를 막았고, 비명에 고개를 저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합리화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번영과 성장, 풍요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지역의 자랑거리라고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새로운 산업을 위한 땅이라고 했습니다.

강탈한 땅 위에서 기쁨을 누리길 바랐고,

타인의 고통 위에서 행복을 누리길 바랐습니다.

 

하나님,

언제까지 두고만 보시겠습니까?

이제는 이 땅을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시켜 주십시오.

본래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다의 경계를 회복하시고,

생명의 물결이 다시 메마른 땅을 적시며,

그 속에 생명이 다시 움 틔우게 하여주십시오.

지천으로 활력 넘치고, 곳곳이 풍성한 생명의 땅으로 돌이켜 주십시오.

강탈한 땅에서의 기쁨과 타인의 고통 위에서 누리는 행복 대신

함께 살아가는 행복과 더불어 누리는 기쁨을 회복하게 하여주십시오.

하나님의 자비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하나님,

우리와 함께 하여주십시오.

우리의 생명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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