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하느님의 사랑에 온통 사로잡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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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하느님의 사랑에 온통 사로잡히는 것
  • 박철
  • 승인 2020.07.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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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녹색은총과 생명의 신비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이슬람교의 이야기이다. 스승이 제자들에게 “하느님께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가장 합당한 태도인가?”하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한 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느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스승은 머리를 흔들면서 “틀렸네!”라고 하며 이렇게 설명하였다.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당한 태도가 아니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도 의무감에 젖어 있는 사람이라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세.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사랑하신다고 확신하며, 진심으로 믿습니다.”

간략하지만 실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확고한 믿음이 모든 것을 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던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응답일 뿐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복음도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너는 무한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이다. 네가 어떤 사람이든지, 네가 악한 사람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너를 사랑하신다.” 하느님의 이런 사랑을 묵상하다 보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내용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신앙은 하느님의 사랑에 온통 사로잡히는 것, 그 사랑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는 것, 그 사랑이 자기 자신을 결정하도록 온통 내맡기는 행위이다. 이렇게 빛이신 예수께 자신을 내맡기는 사람은 더 이상 어둠 속에서 살지 않는다. “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모든 것을 다른 빛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Rothar Zenetti)

구체적인 삶 속에 드러나지 않는 진리는 생명이 없는 이론이거나 속과 겉이 다른 속임수일 가능성이 많다. 진리에 바탕을 둔 그리스도교적 신앙고백은 입술로만 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삶과 유리된 믿음, 때와 장소에 따라 편리한 대로 그 얼굴빛을 달리하는 기회주의적인 믿음은 인간에게 종교적, 심리적인 위안을 줄 수 있지만, 그리스도교적 신앙과는 참으로 거리가 먼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야고보 2:14)

시나브로 여름 한복판, 오랜만에 많은 비가 내렸다. 지금 숲속에 들어가 보라. 산천경계가 온통 초록색깔로 충만하다. 하느님의 녹색은총과 생명의 신비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그렇다. 죽어가는 모든 것 위에 생명의 신비가 빛나는 이 계절에 우리의 신앙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물어보아야 하겠다.

박철 / 탈핵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샘터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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