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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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가 다가왔다
  • 백창욱
  • 승인 2020.07.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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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밭 현장기도회(20. 7. 9.)

진밭 현장기도회(20. 7. 9)   
마태 10:7-15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어제는 김일성주석이 사망한 날이다. 1994년 7월 8일이다. 김주석의 죽음이 특히 안타까운 것은 7월 25일 김영삼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갑자기 서거했기 때문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이후 북미관계, 남북관계는 항상 불구대천 원수였고 거기에다가 94년 6월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져서 일촉즉발 위기였다. 그러다가 카터 전 대통령의 중재 덕에 성사된 정상회담이었다. 분단 이후 양 정상이 처음 만나는 회담이기에 기대가 컸는데 무산돼서 안타까웠다.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지만 만약 그 때 정상회담을 했다면, 시간상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비록 첫 정상회담은 취소됐지만, 그 뒤에도 남북정상들의 만남은 부단히 이어졌다. 남측은 김대중대통령, 노무현대통령, 문재인대통령, 북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은 지난 7월 2일 소성리, 미군 차량 반입을 막는 예배에서 말씀을 전하는 백창욱님 ⓒ 강형구
사진은 지난 7월 2일 소성리, 미군 차량 반입을 막는 예배에서 말씀을 전하는 백창욱님 ⓒ 강형구

이것을 무엇을 뜻하나? 아무리 세월이 오래 흘러도, 남북이 한 동포, 한 형제인 진실을 억누를 수 없다는 순리다. 우리는 여하튼 분단을 극복하고 남북이 갈라지기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진정 광복이고 해방이다. 분단 세월이 오래됐다고 해서, 남북 체제가 너무 다르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통일은 어렵고 남북이 관계개선 정도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통일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은 부지런히 놓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노둣돌은 미제의존을 떨치고 자주독립의식이다. 비건 국무부 부대표가 방한한 목적 중 하나는 새로운 안보라인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모독을 느낄만한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회자될 정도로 미국종속이 지나치다. 자주독립의식이 뚜렷해야 주체사상으로 다져진 북녘동포들과 대화가 되지 않겠는가. 

오늘 본문 첫 절에서 예수는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라고 말씀한다. 예수는 어떤 생각으로 하늘나라를 선포한 것인가? 이미 나라는 있다. 이스라엘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어떤 나라인가? 제국과 율법의 지배에 눌려있다. 민중은 나라덕은 고사하고 고혈을 빨리고 있다. 민중에게 아브라함과 다윗이 터를 닦은 이스라엘은 이제 구닥다리 나라일 뿐이다. 지배층만 좋은 나라이다. 민중은 새 나라가 절실하다. 하늘나라는 이스라엘의 대안이다. 예수는 우선 민중의 처참함을 봤다. 이들을 살리는 게 급선무다. 예수는 하늘나라로 민중의 갈망을 대신했다. 예수가 말한 하늘나라는 저 세상이 아니다. 민중이 구원받는 나라이다. 그래서 천국을 민중구제와 동일시한다. “앓는 사람은 고쳐 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지난 주 말씀에서 말했듯이, 일세기 민중은 로마의 극악한 폭력지배와 로마에 빌붙은 이스라엘 율법지배에 눌려서 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가렴주구에 시달렸다. 일제 식민지살이에 눌린 우리 선조들과 비슷하다. 그래서 온전한 사람이 드물었다. 겉으로만 멀쩡해 보일 뿐 모두 내상을 입었다. 자기 방어력이 약한 사람은 병이 들거나 정신이 돌거나 살았으나 제 구실 못하는 사람이 지천이었다. 가혹한 세금에 땅을 잃고 고향을 등진 떠돌이 백성들도 허다했다. 그래서 예수는 민중들을 볼 때마다, 목자없는 양과 같이 불쌍히 여겼다. 그러므로 이들을 건사하는 일이 급선무다. 즉 예수가 선포한 하늘나라는 현재성이니 미래성이니 갑론을박 논쟁거리가 아니고, 당장 민중을 살리기 위한 예수의 긴급처방이다. 

소성리 현장에 있으면 이 나라의 처지를 온 몸으로 체감한다. 5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한 달 어간에 무려 세 차례나 공권력 침탈을 겪었다. 공권력은 제 나라 시민을 짓밟는 일이 만성이 됐다. 공권력을 등에 업고 시민을 함부로 대한다. 사드무기, 장비뿐만 아니라 이제는 미제똥과 쓰레기를 치우는 일에까지 공권력을 동원한다. 한마디로 미제를 위해 지극정성이다. 조선왕조가 명나라를 사대하며 떠받드는 모습을 21세기 대명천지에 다시 본다. 복음서를 풀기 위해 일세기 이스라엘 민중이 처한 처지에 대해 설명했지만 지금 우리도 도긴개긴이다. 

소성리 민중들은 예전 일상을 완전히 잃었다. 집회와 시위가 중요한 일상이 됐다.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비상상황에 농사도 뒷전이다. 점점 늘어나는 공권력 침탈에 신음한다. 그 때마다 겪을 수모를 생각하니 침울해진다. 지축을 울리는 헬기소음에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나 이 고단한 사드철회투쟁이 쌓이고 쌓여서 이 나라를 자주국가로 세울 것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이긴다. 우리가 꿈꾸는 하늘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미제가 사드와 함께 물러나고 소성리 민중이 평화하는 나라다. 남북이 분단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민족의 길이듯이, 사드를 철수시키고 평화의 일상을 되찾는 게 우리 길이다. 오늘도 그 가슴 벅찬 나라를 향하는 하루이다. 믿음으로 나가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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