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신학⦁마르크시즘⦁주체사상간의 대화
상태바
민중신학⦁마르크시즘⦁주체사상간의 대화
  • 백창욱
  • 승인 2020.06.16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반도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병균목사님의 저서 『한반도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민중신학⦁마르크시즘⦁주체사상간의 대화』를 완독했다. 577쪽의 방대한 책이다. 갈릴리신학대학원의 박사논문이기도 하다. 

목사님이 친히 혜존해 주셨기에, 선물받은 책을 읽지 않고 묵히는 일은 예의가 아니기에 작심하고 읽었다. 책을 처음 접할 때 관심은 민중신학, 마르크시즘, 주체사상, 각각이 대하서사인 주제를 어떻게 한 줄로 연결했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읽은 후 첫 번째 소감은 이 많은 분량을 어떻게 소화, 정리, 서술했을까,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전에도 김목사님의 학구적 태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이 책을 접하니 김목사님의 학문 태도가 보통을 넘는 치열함임을 새삼 확인한다. 전문가들도 취급하기 어려운 방대한 주제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 하나의 이론으로 자신의 논지를 전개해 나가는 뚝심이 대단하다. 

세 개의 주제를 하나로 잇는 연구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김목사님이 분단조국에 태어나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목사로서의 특별한 소명감의 발휘라고 이해한다. 게다가 독재정권의 불의와 자본화된 교회들의 현실에 누구보다 비분강개하는 목사님의 성향상 분단극복과 조국통일의 지상과제를 향하여 도전할만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단 이남에서는 기독교도들을 깨우쳐 준 민중신학이 주축이 돼야 하고, 이북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주체사상이고 주체사상의 원조인 마르크시즘 천착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더라도 말이 쉽지, 그것을 실제로 하나로 잇는 작업은 지난한 일이다. 그런데 김목사님이 그 작업을 해낸 것이다. 

이 책 저 책 모두 읽기가 어려운 사람들은 이 책 하나로 민중신학과 주체사상, 마르크시즘에 대해 대표되는 학자들과 그들의 주장에 대해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어떤 과정과 흐름을 거쳤는지를 일괄했다. 새삼 이런 고된 작업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나로서는 감당이 어려운 일임을 고백한다. 특별히 신령한 기운이 돌봐 주셨다고 본다. 

아주 간단히 민중신학과 주체사상의 공통점이 무엇일까를 이해한대로 서술하자면, 둘 다 민중이나 인민에 기반한 사상이다. 그 사상에 기반하여 하나는 신학이 됐고 하나는 지배이데올로기가 됐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마음만 열면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내가 이 책에서 특별히 흥미를 느낀 대목은 실천신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신학교 실천신학은 예배학, 설교학, 목회상담학 등을 범주에 놓는다. 그러나 김목사님은 진정한의미의 실천신학은 현실사회에서의 모순과 갈등에 대한 대안적 비판 메시지, 사회적 실천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 시대의 노동자, 농민, 빈민들의 생활상 모순과 인권유린, 정치적 압박, 경제적 수탈에 대해 고발하고 저항하며, 민중생존권과 민중인권을 위해 현장선교를 하는 것, 분단된 조국의 갈등과 대결을 극복하고 자주통일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신학이 실천신학이라는 것이다. 나로서는 사드철회투쟁 현장인 성주 소성리에서 신학교와 교회에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전례적 평화활동을 이웃종교인 원불교, 가톨릭과 협조하며 경험하는 입장에서 김목사님의 실천신학론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한 두 가지 토론이 필요한 대목을 말하자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삼대세습에 대한 인식이다. 이북의 삼대세습에 대해 이남의 재벌이나 대형교회의 세습과 같은 선상에서 비판하는 것은 단선적인 평면비교라는 생각이다. 각각의 형태가 나타난 역사배경, 문화, 체제가 완전히 다르기에 그렇다. 특히 이북의 세습에는 미제의 침략에서 인민을 보존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시대요구를 둔 공화국 실정이 우선한다는 보다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다. 

그리고 결론에서 서술한 427 판문점회담, 919 평양회담, 612 북미회담 등의 사례에 비추어 한반도 평화에 대해 희망적인 관측을 내어 놓았지만, 지금은 확연히 달라진 시국이다. 한반도 운명이 시계 제로는 아닐지라도 다시 시계 불투명 속에 빠져버렸다. 이것만 봐도 한반도 운명을 예측하는 일은 참 어렵구나 하는 점을 새삼 인식한다. 

그 외에도 전체적으로 반복적 서술이 많이 나오지만 그것은 논문의 특성상 주제를 환기하는 의미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방대한 작업을 잘 마친 목사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