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내외 산족 마을 방문이 취소된 가운데 직장과 집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활력을 찾아 틈만나면 아내와 집과 가까운 산과 계곡, 이웃동네의 숲을 자주 걷기 시작했다.
그렇잖아도 봄을 기다려 햇살도 받고, 계곡도 보고, 봄꽃과 잎 그리고 양치식물도 볼겸, 걷기도 하며 면역력도 높이고자 주변의 숲과 계곡을 자주 찾던 터라 자연스러웠다.
그중 지난 5월 초에 찾았던 인제 곰배령 커다란 숲길에서 만난 가장 작은 이끼들이 나무에 기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끼는 식물 세계의 양서류다. 물을 떠나 육지로 나섰을 때 가장 큰 난관은 생식이었는데 이끼는 난자를 물로 보내지 않고 암그루 안에서 보호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을 택한 것이다.
모든 식물이 취하는 이 전략은 이끼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이끼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한다.
이끼 숲은 그 안에 많은 생명체를 품는다고 하는데 1그램의 이끼 안에 원생동물 15만 마리, 물금 같은 완보동물 13만 마리 이상이 살아간다고 한다.
이끼는 작은 곤충의 터전이 되고, 곤충들은 이끼의 정자를 옮겨 번식을 돕는 공생공존의 연결된 관계다.
어린 나무는 이끼의 수분을 먹고 자라는데 수분을 머금는 능력이 탁월해 북미 원주민들은 기저귀와 생리대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이런 비밀스러운 이끼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북미 원주민 출신의 식물학자 '로빈 월 키머러'가 지은 〈이끼와 함께〉 할인해 옮김 눌와(1만 3800원)을 읽기를 권해드린다.

이끼는 작고 약해서 척박한 벼랑이나 불모지에서 살아가는 한낮 불쌍한 존재로 생각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끼는 나무들이나 풀들이 못하는 부분, 씨를 만드는 시간이 길어 즉시 대응 못 하는 부분을 담당하며, 경쟁이 아니라 보완과 협력관계로 살아가는 식물이였다.
또한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오존 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해 주는 이로운 존재로 이끼 가로 2미터와 세로 3미터가 275그루의 나무 몫의 공기 청정을 해준다고 하니 의외의 발견이다.
참고로 독일 도시는 “나무 275 벤치”라는 이끼 벤치가 있는데 도시 여기저기 나무를 심는 대신 세로 3 미터, 가로 2미터 벽을 세우고 이끼를 벽에 키우는 이끼공원인 것으로 판 밑에 의자를 만들어 시민들이 휴식을 돕는다고 한다.

이끼는 공기 청정뿐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에 효과도 있다고도 하니 앞으로 집과 직장에 천연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해 보기를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