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환경부는 단풍잎돼지풀을 생태계교란 유해식물로 지정했다. 단풍잎돼지풀은 북아메리카 지역이 원산지다. 주변 식물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초토화하면서 혼자만 왕성하게 자란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태평양전쟁 전후로 알려져 있으나,근거가 없고,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제는 성장속도와 번식력이다. 땅이 비옥하고 키가 큰 풀과 경쟁하여 자라는 곳에서는 5m까지도 자란다. 돼지풀보다 단풍잎돼지풀이 키가 훨씬 크고 줄기가 더 두껍다. 꽃이피고 나면 한 그루에서 5,000개 정도의 씨가 생산된다. 게다가 송화가루보다 더 많은 노란꽃가루가 민가로 날라들고, 여러가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국립공원과 주요생태지역에 침투해서 토종식물을 말살하고 있다. 확산의 원인은 놀랍게도 인간이다. 하천제방공사나 고수부지 공사에서는 대규모 표토교란이 함께 이루어지면서 단풍잎돼지풀이나 돼지풀 또는 가시박이나 미국쑥부쟁이 등의 생태계교란야생식물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다 자란다음에 제거하려면 씨앗이 유입되지 않는 조건에서 5년동안 제거해야 간신히 제거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제거 과정에 사람의 옷이나 신발에 붙어 이동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단풍잎돼지풀은 나물로 맛이 좋다. 생으로 먹을경우 설사를 하는 중독이 있지만, 데처서 먹으면 독성이 사라진다. 최근 산야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나물로 채취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기도 한다. 어릴때 제거하는 것이 가장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폴레페놀 성분이 다른 식물에 비해 2배나 많은것으로 밝혀져 식용으로 할 경우 항산화작용이 뛰어나고, 이 성분을 이용해 산림환경연구소와 대학이 공동연구해서 기능성화장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폴리페놀 물질은 체내 활성산소를 중화ㆍ제거하는 항산화 활성능력이 우수해 피부노화촉진과 고혈압, 동맥경화 등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교란 야생동식물은 현재 18종이다. 동물은 뉴트리아, 양서.파충류로는 붉은귀거북,황소개구리, 어류는 큰입배스,파랑볼우럭, 곤충으론 꽃매미가 있고, 식물은 돼지풀, 단풍잎돼지풀,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물참새피,도깨비가지, 애기수영,가시박,서양금혼초,미국쑥부쟁이,양미역취,가시상추가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제거나 억제작업에 무기력하다. 한편으로는 가시박이나 단풍잎돼지풀을 식물로, 생명으로 인정하자는 주장도 있지만,훼손되기 이전의 생태계를 본 사람은 그런 소리를 할 수 없을것이다.
고민해야 할 부분이 거기다. 힘쎈 외래종을 인정할 것인가? 토종 생태계를 지킬것인가? 함께 살것인가? 죽일것인가? 조폭과 상생은 어떻게 해야할까?
사진: 홍천강가에 대량 번식중인 단풍잎돼지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