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에서 함께 영화를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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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에서 함께 영화를 보실래요?
  • 강형구
  • 승인 2020.05.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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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도소가 소성리 영화감상실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학교를 그만둔지 오래 되었지만, 사드저지 기독교 현장기도소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끔은 옛날 학생들 앞에서 외로워했던 그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도덕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난 따분한 교과서 - 다분히 사상통제의 의도가 숨어 있는 그 교과서를 벗어나고자 애썼다.
그래서 주제중심 탐구학습으로 수업방식을 바꾸고 <물음표(?)에서 느낌표(!)까지>를 내 수업의 구호로 삼았다.
DAUM에 개설한 내 블로그의 간판도 바로 이 구호였다.
하지만 수업주제는 누가 정하나?
학생이 아니라 교사인 내가 만들어 준 질문이 대부분이었지.
결국 학생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따분한 교과서 - 다분히 사상통제의 의도가 숨어 있는 교과서’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었다.
나는 거룩할 성(聖)짜, 성인(聖人)들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덕적이지 못한 사회, 그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어찌해야 도덕적인 사회와 사람들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갖고 있었다.
당연히 내가 정한 학습주제는 이 물음과 연관된 주제들이었지. 
학생들이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었겠어?
나는 ‘인간수면제’라는 별명을 달고 살아야했다.
이 별명에서 벗어나려고 생각해낸 수업방법 중 하나가 영화감상토론수업이었다. 

물론 선택된 영화들이 일반적으로 대박난 영화들은 아니었다.
지금도 윌리엄골딩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영화화한 [파리대왕]과 해월 최시형의 ‘도바리 인생’을 그린 [개벽], 1999년 SBS창사특집극 [아들아 너는 아느냐?], 2001년 개봉 미국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원제 Pay It Forward)] 등이 생각난다.
아! 학교를 그만두기 몇 년 전에 개봉된 인도영화 [세 얼간이]도 있구나.
보통 10개 학급에서 열 번은 함께 보았으니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아무튼 학생들이 졸지 않고 수업에 집중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내가 깨달은 것은 “모든 사람이 다 관심을 갖는 문제는 없다”는 것이었다.
영화보다도 자신의 관심사에만 골몰하는 친구들도 있는 것이다.
재밌는 장면에서 터져 나오는 친구들의 탄성에 화들짝 놀라 “무슨 얘기였는데?” 뒤늦게 시선을 집중하는 친구들은 물론, 아무리 친구들의 반응이 커도 그런 친구들을 비웃으며 영수 문제풀이에 골몰하던 친구들까지.

기도소 컨테이너를 리모델링했다.
침실 겸 창고 역할을 한 공간을 고시텔처럼 바꾸고, 예배실은 대여섯 명은 넉넉히 앉아서 쉬어갈 수 있도록 정리했다.
그냥 맥없이 들어와 쉬고 갈 사람은 없을 것 같아 컴퓨팅이나 영화감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거금(?)을 들여 스마트빔을 구입하고 스크린을 설치했다.

영화감상을 통해 사드저지투쟁 과정에서 만나는 동지들이 가슴속에 담아둔 질문들이 무엇이지 서로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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