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종의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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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종의 멸종
  • 유미호
  • 승인 2020.04.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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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신종 코로나19의 첫 감염자가 나온 지 벌써 석 달이다. 두려움과 답답함, 애통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부활하신 주님을 맞았지만 여전히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다. 조금 진정되는 듯하나 계속 반복될 것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코로나19는 강제로 우리의 일상을 멈추게 했다. 입원하고 자가 격리되지 않았어도, 욕심껏 다니며 먹고 하던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우리의 가빴던 숨은 고요해지고, 지구 또한 숨을 회복해간다.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이지 않기를 바라지만, 일회용품 등 넘쳐나는 쓰레기만 봐도 가능하지 않을 듯하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더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사실 강제적 쉼이 지속가능할 거란 생각하는 것이 무리이다.

하지만 강제된 ‘지구 안식년’이었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가능성을 본다. 전적으로 인간의 책임임이 밝혀지고도 8년이 지나 합의된 지구 온도 상승 억제목표(1.5도)가 그저 목표일뿐 변화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코로나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만 봐도 1/4이나 줄었다. 하늘이 맑아졌을 뿐 아니라, 강도 맑아져 멸종위기종인 바다 거북이들이 산란을 위해 인도 해변에 수천 마리가 찾아들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문제는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느냐다. 어떻게 함께 살고 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먹게 할 수 있을까? 긴급한 것으로 말하면 코로나19 이상의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기후 위기이고 종의 멸종이다. 그것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응급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사실 기후위기만이 아니라 생물종의 멸종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생물종들도 야생의 숲을 파괴해 우리가 기후 재앙과 치명적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는 것처럼 위험에 놓였다.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위기가 지구의 균형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깨뜨려 이미 백만 종이나 되는 생물종이 멸종했다. 기후가 변하면 생물종들 역시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해서 면역력도 없이 무방비 상태의 질병에 놓일 수밖에 없다. 기온이 오르는 오를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피해는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 코로나19 그 이상으로.

재앙을 피하려면 다가오는 기후 위기를 막고 생물종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온 것이니, 야생동물과의 관계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미 중국은 불법 야생 동물 밀매를 금지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가축이나 가금류로 간주되지 않는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것만 아니라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야생동물을 먹는 것도 금지했다. 그들만의 삶의 공간, 아직 남아있는 야생의 공간인 숲을 보전하는 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뿐 아니라 함께 살도록 창조된 생물종 모두가 코로나19 그 이상의 치명상을 입고 죽어갈 수밖에 없다. 만약 벌써 1.1도 상승한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를 넘어 회복력을 상실하면, 빙하가 녹고 고대 바이러스가 나올 텐데 큰일이다.

이만하면 하나님의 생명을 지키고 돌봐야 할 시급한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더구나 코로나19로 지구에서 같은 공기, 같은 물을 마시는 등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도 알았으니 희망을 걸어본다. 수십 년간 기후변화가 지구 평균 온도를 높인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도 무감각했던 우리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이가 겪게 될 고통 앞에 두려워할 줄 알고, 상처를 입고 죽어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애통해봤으니 다르게 행동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단번에 달라지긴 힘들 수 있다. 연습이 필요하다. 지구를 위협하며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일삼고 육식문화에 길들여진 일상과의 이별연습을 서둘러보자. 그러면 모두가 하나님의 숨을 골고루 나누어 쉬며, 생명의 주님을 뒤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 원글보기 : 살림브런치 https://ecochrist.blog.me/221920028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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