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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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십자가
  • 김홍한
  • 승인 2020.04.1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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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도 하나님의 사랑인가? 세월호 참사를 두고 “사랑하는 이에게 주시는 환란”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잔인한 말이다. 그 아픔에 몸부림치는 유족들과 그 터무니없는 사건에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 말은 너무 야속한 말이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그것이 단순히 사고가 아닌 국가권력에 의하여 저질러진 역사속의 비극이니 해석해야 한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이 해석해야 한다.
잊으라 한다. 잊어야 한다. 그러나 이대로 잊으라면 미치는 수밖에 없는데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복수하겠다면 제 가슴을 찌르는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복수할 수 있겠는가?

세월호 십자가
세월호 십자가

세월호에서 죽어간 생명들은 무슨 역할을 하고 갔을까?
무엇을 남겨놓고 갔는가?
홍수는 흙을 뒤집어 옥토를 만들고
태풍은 바닷물을 뒤집어 바다에 새기운을 불어 넣는다고 하는데
전쟁은 민족을 뒤집어 놓고 혁명은 사회를 뒤집어 놓는다고 하는데
세월호 사건은 무엇을 남겼으며 무엇을 뒤집었는가?

아! 역사적으로 수많은 아픔을 겪은 이 백성이다. 그런데 그 아픔을 그저 숙명으로만 알았다. 그저 당하는 이의 운명으로만 알았다. 나만 괜찮으면 다행으로 알고 이웃의 아픔을 외면했다. 그래서 그 아픔은 반복되고 계속되었다. 세월호는 이런 바보 같은 백성에게 하늘이 주는 가르침이다. 물질 나눔만 생각하는 우리에게

“아픔을 나누라”는 것,
“내 이웃의 아픔을 나누고 내 민족의 아픔을 나누고 온 인류의 아픔을 나누라는 것.”

나는 감히 세월호 유족들 앞에 서지 못했다. 아픔을 나누기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 그것을 안고 있는 그분들을 대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어설픈 위로의 말이 오히려 상처에 상처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그저 멀리에서 바라만 보았다. 미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내 맘을 이 십자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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