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인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불도장이 되어 우리 가슴에 새겨진 4월입니다. 여전히 침몰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공소시효는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참담한 마음으로 6주기를 추모하는 때입니다. 마침 전 세계를 뒤흔드는 코로라19 사태와 총선까지 겹치니 세월호 노란 리본은 더 무겁고 슬퍼 보입니다.

그러나 일부 국회의원 후보들은 세월호의 아픔을 더하고 있습니다. 방송토론에서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폄훼 발언으로 공분을 산 후보도 있습니다. 이 후보는 매해 추모기간이면 입에 담지 못할 막말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모독하고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만행을 반복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제명처분을 받았지만, 저들의 정서는 이 인물의 공천을 강행한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같은 당 후보 운동원들이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훼손하고 절도하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데에서 잘 드러납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노라 노래하지만, 무고한 시민과 학생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처절한 충격과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랑하는 이들과 고통의 이별을 경험한 가족들은 지금도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활절입니다. 우리는 예수 부활과 함께 역사변혁의 주체로 나서는 민중의 부활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세월호 304인의 희생은 생명의 부활을 잉태한 십자가 죽음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더 정의롭고 평화롭고 안전한 한반도의 부활을 위해 304인의 희생을 둘러싼 거짓과 은폐의 어둠을 진실의 빛으로 몰아내기를 희망합니다. 이에 간절한 마음으로 정부와 시민들에게 호소합니다.
- 문재인 정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검찰의 세월호 특별수사단이 성역없는 수사로 진상규명을 이뤄낼 수 있도록, 박근혜 청와대의 7시간과 관련된 기록물을 비롯하여 국정원, 기무사 등 정부가 보유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 세월호 6주기에 우리는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 총선을 치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폄훼하고 희생자 유가족들을 모욕하는 정치인이 아닌,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주십시오.
- 진실은 망각의 역사를 강요하는 지배자들에게 저항하는 집단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일상 속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유가족들을 향해 손 내밀어 주십시오. 안전사회로 가는 디딤돌, ‘416생명안전공원’이 완성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2020년 4월 14일
전국예수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