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세종교와 예수종교
우린 시방 주님의 사순절을 걸어 고난주간을 순례하고 있습니다. 오늘 성서일과는 마가공동체가 전하는 복음서 13장의 말씀입니다. 하나님 뜻이 실현된 세상을 표방한 예수는 제자들을 모으더니 마침내 하나님 나라 운동을 시작하십니다. 갈릴리를 출발한 예수는 이방인 지역은 물론 사마리아 등 여러 지방 도시를 거쳐 드디어 예루살렘에 도착하였습니다. 예수의 지방 순례는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폭발적 대중이 동참했습니다. 예수의 순례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어 해방의 주체 세력을 모으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세력 규합에 성공한 예수 일행은 예루살렘으로 들어왔습니다. 예수살렘은 사상과 종교의 중심이며, 권력의 요체였습니다. 예수의 최대 관심은 우상화된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도착 첫날 예수는 성전을 둘러봅니다.
이튿날 예수는 다시 성전에 올라가 하나님의 성전이 장사꾼의 소굴이 되어 있는 것을 한탄하시고는 거기서 성물을 매매하는 자들을 내어 쫓고 돈 궤짝을 둘러엎음으로 성전 체제를 뒤집어엎습니다. 그 후 예수는 성전에서 율법학자들을 비롯한 예수살렘 지도체제와 일련의 논쟁을 벌이고 대척점에 서게 됩니다. 이미 제사장들은 율법을 이용하여 민중들을 정죄하였고, 돈독에 올라 건드려서는 안 될 과부의 가산까지 삼켰고, 정치세력과 야합하여 민중을 착취하고 억압하였습니다. 예수는 성전체제를 맹비난하는 것을 끝으로 드디어 성전 밖으로 나옵니다. 성전 종교로는 하나님 나라를 세울 수 없다고 판단하신 것이며, 성전포기를 선포하신 거대한 사건입니다. 성직자의 타락과 예배의 타락, 율법 정신의 실종과 사랑의 실종은 성전 종교의 실상이었습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율법 중심의 모세종교의 종말이며, 성전 제의 중심의 솔로몬 종교의 종말입니다. 동시에 이는 하나님의 뜻으로 기초한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예수 종교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는 성전을 떠나면서 예루살렘의 성전의 멸망을 예고합니다. 성전을 나오는데 제자 중 하나가 굉장한 돌과 광장한 건물인 성전의 위용에 감탄합니다. 그 때 예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마 뒤에 이 성전은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예수는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심으로 성전시대의 죽음을 예고하셨습니다. 이미 하나님의 마음에서 떠나 제국의 손아귀에 들어간 성전체제로는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를 지어갈 수 없음을 분명히 하신 것입니다. 예수는 지금 성전체제가 꿈꾸는 사회와는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를 주창하심으로 새로운 길을 떠나십니다.

◼ 제국의 종교의 붕괴
굉장한 돌, 굉장한 성전은 실상은 굉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루와도 같습니다. 정신이나 영혼을 잃은 육체가 아무것도 아니듯이 하나님의 뜻을 상실한 성전은 하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와 똑같은 현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교회들은 자본의 포로가 되어 바알의 번영신학을 가르쳤고 물량적 축복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둔갑시켰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버림으로 예수의 정신을 강탈당했고 가난의 영성을 상실한 채 부패하여 썩어가고 있습니다.
민중을 해방해야할 종교가 자본의 포로가 되어 제국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담아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아니고 자신의 출세를 위한 인적 인프라가 되었고 삶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보호막일 뿐입니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장난감이 된 교회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권력자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는 이미 살아있는 교회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은 교회를 우습게 여기고 개독교라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태도는 단호하십니다. 굉장한 예배당, 화려한 장식과 예복, 가식적인 예배, 위선적이고 시끄러운 기도, 억지로 하는 헌신으로 구성된 성전은 붕괴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가증과 위선은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님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고난과 고통은 그리스도인들이 살아내야 할 치열한 삶의 모습입니다. 그 고난과 어려움은 예수와 제자들의 길이 세상의 길과 다르기에 마찰을 빚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 종말론과 종말신앙
종말론과 종말신앙은 다릅니다. 종말론은 세상이 어떻게 멸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면 종말신앙은 세상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진지한 대답입니다. 종말신앙은 종말론적 삶, 새로운 시작을 다룹니다. 마가복음 13장은 종말 신앙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묶어 두었습니다. 복음서의 묵시문학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한 것을 계획하고 굉장한 것에 붙들려 살아갑니다. 하지만 종말 신앙은 그것들이 무너질 허구임을 아는 신앙입니다. 그래서 굉장한 것들 화려한 것에 붙들리지 않는 신앙입니다. 종말 신앙이란 굉장한 것들에 속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굉장한 것들이 무너져도 놀라지 않는 것, 이런 일들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아는 신앙입니다. 실상은 굉장한 것은 한분 하나님, 그분과 함께 깨어 사는 삶입니다. 그것이 종말 신앙입니다.
◼ 참 된 교회
이렇듯 예수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성전체제와는 전혀 다른 길이었습니다. 종말 신앙으로 사는 길입니다. 종말 신앙은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당신을 믿고 찾는 이들을 귀한 분으로 환대하는 분이라는 확고한 믿음과 참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그런 사람들을 거절하지 않으시며 빈손으로 돌려보내시지 않는 분이십니다. 늘 예수의 피로 죄를 사함 받고 물로 몸을 씻는 삶입니다. 늘 하나님만을 절실히 원하셨던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으로 평생 길 안내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착한 행실로 몸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약속하신 분은 신실하신 하나님이니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킵니다. 우리는 서로 마음을 써서 사랑과 선한 일을 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주님의 심판이 언제 올지 모르니 늘 깨어서 열심히 모입시다. 악한 사람들은 악한 짓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릅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처럼 열심히 선한 일을 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장사꾼으로 넘쳐납니다. 예수를 팔아 배를 채우고 예수를 팔아 성공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예수 장사꾼입니다. 예수 믿고 부자 되고 예수 믿고 성공하고 예수 믿고 천국가려는 사람들은 다 장사꾼입니다. 시장에서 좌판을 벌여 놓고 콩나물을 판매하여 드린 헌금으로 재산을 축적한 목사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세워놓았습니다. 성직매매, 교회매매 금지법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번영신앙의 끝판 왕입니다. 교회는 길을 잃었는데 세상은 길을 찾고 있습니다.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무너지리라.”
예수의 심판 선언이 귀에 생생하게 들려옵니다.
예수는 자신을 더럽혀가며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우리의 죄와 세상의 죄를 씻겨주신 거룩한 걸레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 중재자의 미신적 제사에서 풀려난 사람들,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함을 입은 사람들이 교회를 교회되게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사람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만이 교회를 온전히 세우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 거룩한 일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 시간 우리 모두 교회를 온전히 세우는 거룩한 길로 나아갑시다. 아멘
2020년 11호
하나님이 계십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2020년 03월 15일 / 사순절 셋째 주일)
주 일 예 배 순 서
집례자 / 맡은이
☩ 촛불점화 / 초를 밝힘으로 공간을 거룩하게 구별합니다.
☩ 여는 찬송 / 38장, 예수 우리 왕이여 / 다같이
☩ 여 는 글 / 최지언의 <봄비> / 맡은이
+ 봄비 / 최지언 +
새싹이 길을 모를까봐
안타까운 구름이 모여서 궁리하고
마침내 가벼운 빗줄기 되어
조심스레 땅을 두드립니다
보드라운 빗소리
빗소리에 씨앗은 눈 틔워
봄비가 스며들어 낸 길 따라
땅 위로 손을 내밉니다
흙 속에 숨어 있던 뿌리들도
기지개 켜며 발을 뻗습니다
작은 보살핌으로
새싹은 새로운 날 만들고
이파리 무성한 날을 기약합니다
화분에 새싹이 어우러지는
'봄'이라는 소리글자
다시 보니까 상형문자네요
'ㅁ'화분에 마구
싹이 오르는 모습
봄비가 길을 내어
화분의 새싹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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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순이 고개를 내민다
분홍 꽃이 피어나고 있다
볼 것이 많은 봄이다
봄비다 / 땅을 적시고
산과 들을 두드리며 길을 낸다
봄비가 마중 나가
푸른 길을 내고 있다
☩ 종 소 리 / 종이 없으면 손뼉으로.
첫 번째 종소리는 <진실하라>는 하늘의 소리입니다.
두 번째 종소리는 <겸손하라>는 땅의 소리입니다.
세 번째 종소리는 <사랑하라>는 생명의 소리입니다.
☩ 임재 기원 찬송 / 91장, 슬픈 마음 있는 사람 / 다같이
☩ 예배에의 부름 /
집례자 : 하나님께서 이 예배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회 중 : 우리가 신실하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집례자 : 하나님의 뜻으로 길을 삼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릅시다.
회 중 : 우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렵니다.
집례자 :
우리는 시방 주님의 사순절을 걷고 있습니다. 매사에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고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고난 받는 이들을 기억합시다. 특히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기세가 약해지도록 기도하고 코로나 19로 인하여 고난 중에 있는 이웃을 기억합시다. 코로나 19의 창궐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개발에서 기인되었음을 참회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합시다. 아울러 방만했던 우리의 삶을 회개하고 절제된 삶을 삽시다. 우리 모두를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경배합시다.
회 중 : 우리가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배합니다.
☩ 시편교독 / 시편 95편 1~9절 / 다같이
1 오너라, 우리가 주님께 즐거이 노래하자.
우리를 구원하시는 반석을 보고, 소리 높여 외치자.
2 찬송을 부르며 그의 앞으로 나아가서,
노래 가락에 맞추어, 그분께 즐겁게 소리 높여 외치자.
3 주님은 크신 하나님이시오, 모든 신들 위에 뛰어나신 왕이시다.
4 땅의 깊은 곳도 그 손 안에 있고, 산의 높은 꼭대기도 그의 것이다.
5 바다도 그의 것이며, 그가 지으신 것이다. 마른 땅도 그가 손으로 빚으신 것이다.
6 오너라, 우리가 엎드려 경배하자. 우리를 지으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자.
7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오,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가 손수 이끄시는 양 떼다. 오늘, 너희는 그의 음성을 들어 보아라.
8 “므리바에서처럼, 맛사 광야에 있을 때처럼, 너희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아라.
9 너희의 조상들은 그 때에,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시험하고 또 시험하였다.
10 사십 년을 지나면서, 나는 그 세대를 보고 싫증이 나서
‘그들은 마음이 빗나간 백성이요, 나의 길을 깨닫지 못하는 자들이구나’ 하였고,
11 내가 화가 나서 ‘그들은 나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맹세까지 하였다.”
☩ 찬 양 / 208장, 내 주의 나라와 / 다같이
☩ 주님의 기도문 / 다같이
“하늘에 계신 우리 하나님,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하나님의 것입니다. 아멘.”
☩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마가복음 13:1~2 / 인도자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가실 때에, 제자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보십시오! 얼마나 굉장한 돌입니까! 얼마나 굉장한 건물들입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봉 독 자 : 이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 회 중 : 하나님, 고맙습니다.
☩ 하늘의 소리 / 길 잃은 교회 길 찾는 세상 / 함께 읽기.
☩ 말씀을 음미하면서 3분간 침묵으로 기도 / 다같이.
☩ 가재울녹색교회 신앙고백 / 다같이
우리는 생명을 주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믿으며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일이 우리의 사명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작은이들의 벗으로 사는 길이 하나님의 뜻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령이 생명평화의 영임을 믿으며
평화적 통일을 가져올 거룩한 영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가재울녹색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임을 믿으며
생명평화의 세상을 여는 하나님의 일꾼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으며
자연이 하나님의 신성과 능력을 담은 계시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음을 믿으며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주인임을 믿나이다.
우리는 예수의 가르침과 삶이 모든 행동의 기준임을 믿으며
예수살기 실현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믿나이다. 아멘
☩ 봉헌송 / 찬송가 214장 나 주의 도움 받고자 / 다같이
☩ 공동체 소식 및 가족 소식 / 인도자
☩ 평화의 인사 / 다같이
인도자 : 서로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눕시다.
회 중 :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 보냄의 말씀 /
인도자 :
교우 여러분, 이제 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복음의 말씀을 들었으니 참 자유인답게 사십시오.
참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스승으로 삼으십시오.
불의한 세력과는 맞서고 거짓된 종교와도 맞서십시오.
그리고 지극히 작은 자들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이제 세상에 나아가 평화의 노래를 부르십시오.
회 중 : 우리가 평화의 일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 찬송 / 621장, 찬양하라 내 영혼아 / 다같이(일어서서)
☩ 복을 비는 기도 / 맡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