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기도회 (코로나사태가 진정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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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기도회 (코로나사태가 진정되기를...)
  • 강형구
  • 승인 2020.03.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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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밭교아침평화기도회가 중단된지 2주가 지났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참여인원이 줄어든데다, 남아 있는 사람들 마저 천막교당 안에서 드리는 기도회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중단하는 게 좋다고 의견을 모았지요. 결국 현장기도소도 예배를 중단한 전국의 교회들과 똑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디에 중계할 예배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도소 컨테이너안에서 드리는 기도는 처음 도로위에서 시작했던 아침기도회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 같아서, 사드기지를 둘러싼 철조망 경계초소 앞에서 나홀로 기도회를 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주 3~4회 정도만 하기로 했지요.)
기지 정문앞 평화행동하는 자리에서, 달마산 정상에 가까운 능선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초소에서, U자형 임도에서 올라가는 발사대와 레이더가 가까운 초소에서, 미군숙소에 가장 가까운 철조망 앞에서.
하모니카 연주로 찬송을 대신하고 기도와 찬양을 반복하다가 마치고 내려오기전 외치는 기도를 만세삼창하듯 크게 외치고 내려옵니다.
그 뒤에 아침 7시 30분 정문앞 평화행동에 참여하지요.

이렇게 기도하다보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이전처럼 진밭교에서 아침평화기도회를 계속하는 것이 좋을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누군가의 삶을 나누는 자리는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나머지 종교행사로 이루어지는 기도회는 각자 자신의 종교에 따라 그 믿음대로 각자의 공간에서 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종교간의 벽을 허문 종교화합의 실천사례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종교인의 사드투쟁에 연대하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이들에게 함께할 수 있는 마당으로서 나름 의미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도 떠올랐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나의 짧은 묵상들을 추켜세우며 격려해주시는 원불교 원교무님을 생각하면 종교인들끼리 함께하는 기도회라면 지속할만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한편으론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고 있는 분들이 함께하는 기도회가 너무 힘들잖냐고 한숨을 쉬기도 합니다. 
앞으로 아침기도회를 어떻게하는 게 좋을지 기도회 순서를 담당하고 있는 분들께 의견을 묻고 있는 중입니다.
갈피를 잡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사회적 거리두기로 적막해진 소성리지만 우리의 투쟁의지까지 잠자고 있지는 않습니다.
집회를 대신해서 수요일과 토요일 모이던 시간에 온라인집회를 하고 있고요, 주민대책위와 김천투쟁위가 요일을 정해 평화행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녁마다 난로를 피우고 둘러앉아 정담을 나누던 모습도 소수라도 계속 유지하고자 지킴이들과 몇몇 주민들이 애쓰고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 사드공부방도 장소를 옮겨 지속하고 있습니다. 
마을회관을 폐쇄함에 따라 '참새집'이란 불리는 옛 상황실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불편한 환경을 걱정하는 분들이 반찬을 가져다 주시면서 반찬거리가 남아도는 걸 걱정할 지경입니다.
이웃 컨테이너인 원불교 컨테이너가 마을책방(북카페)으로 다시 태어나고, 광장의 비닐과 그늘막을 수리하여 집회장소가 한결 아늑하게 다시 꾸며졌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다시 만날 동지들이 달라진 모습에 감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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