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하게 되려면
상태바
진실하게 되려면
  • 김기원
  • 승인 2020.02.25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성서일과>

야고보서 4:1-10, 마르코복음 9:30-37 (시편 55:6-9;22)

30 예수의 일행이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 지방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이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31 그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따로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잡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 그들에게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일러주셨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했고 묻기조차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가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께서는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에게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제자들은 길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35 예수께서는 자리에 앉아 열두 제자를 곁으로 부르셨다. 그리고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고 말씀하신 다음 36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앞에 세우시고 그를 안으시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37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면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보내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 9:30-37)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35절)

총선이 곧 다가옵니다.

오늘 말씀을 정치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말로만 잘 섬겨야 한다고 추상화하며 허투루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인들은 그 실상이 행실 열매로 드러납니다.

어디 정치인뿐이겠습니까.

법조인, 언론인, 교육자는 물론이요 종교인들도 이 가르침 앞에서 뼈를 깎는 성찰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과연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 꼴찌라 서러운 계층을 하늘 받들 듯 섬기려 하는지.

하지만 실상 사람은 문화의 지배를 받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소위 잘 나가는 이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상류층 문화에 길들여집니다.

그래서 아래 있는 사람들의 문화를 체감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급기야는 마음이 닫혀서 수많은 사람들의 아우성이 거추장스럽게만 여겨집니다.

참 종교인이신 분의 경고(警告) 새겨봅니다.

종교인이 신도의 예물을 받을 때라면 늘 자신이 받은 돈의 성격을 관상(觀想)해볼 의무가 있다. 돈에는 초상화의 눈이 있고 혼이 담겨 있다. 신자가 땀 흘려 노동하여 내는 예물의 혼과 부정한 재물에서 떼어내 바치는 돈의 혼이 결코 같지 않다. 부와 권력을 가진 상류 인텔리 계층의 신자가 내는 예물에는 그들의 혼과 소망이 담겨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파출부와 편의점 알바를 하는 젊은이가 내는 예물에는 그들의 눈물과 희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들은 신의 제단 앞에서 공평하다. 모두가 한 분 아버지의 자녀이고 형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예물의 금액이다. 교직자들은 과연 그들 모두를 형제로서 공평하게 대할 수 있을까? 누구를 편들게 되어 있을까? 정답은 ‘평소에 누구와 더 자주 만나고 식탁에 자주 앉고 값진 선물을 자주 받는가’이다. 두 형제 중에 누구의 소망과 정서가 교직자의 마음을 얻고 뼛속까지 차지할 것 같은가? 이것은 종교인들의 불편한 진실이다.

- 박기호 (예수살이공동체 ‘산 위의 마을’)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