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지인의 고향인 강원도 춘천의 강선사와 의암 류인석 기념관을 방문하면서 오가는 길에 춘천과 화천 사이에 감추어 둔 깊고, 고요한 가을 풍경이 스며있는 오지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 핸드폰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사진만 보여주기가 허전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려고 했던 고민을 나누려는데 때마침 한국사회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담론을 연구하는 (사)다른백년 한국생태문명 프로젝트 디렉터 한윤정 님의 글을 읽고 내 생각도 정리해 보았다.
올해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심상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세먼지 등도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 정체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2000년에 유엔총회에서 발표된 지구 헌장은 “지구는 우리의 집이며 지상 모든 것의 집이다. 지구는 그 자체로 살아있다. 인간은 훌륭한 삶의 형태와 문화를 가진 지구의 한 부분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종파를 초월해 가장 많은 종교인이 모이는 세계종교 의회는 2015년 10월 유타주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선언’을 발표하면서 생태 문명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새로운 생태 문명이다. 이는 생명의 다양성이 확장되고 평화, 정의, 지속 가능성이 보장되는 세계이다. 우리는 지구 공동체 안의 인간 가족으로서 생태 문명이라는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 선언은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공동체를 위하는 것으로 생태공동체의 문명을 규정한다. 여기서 생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문명은 변화해야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 앞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살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내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가고자 했던 길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의 문제와 연관이 깊다.
도시의 경쟁적 삶이 아닌 농•산촌에서 서로 협력하고 공유함으로써 적절한 수준의 물질과 적정한 기술, 자연 에너지로의 전환, 생태건축, 자연농업 등을 실천하는 자급 자족형 삶이다. 그리고 나와 다른 가난한 제3세계의 산족 마을과 생태적 공동체 문화로 교류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태공동체는 종교를 강요하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생활신앙으로 긴장하지 않고 평화롭게 자기 생활을 잃지 않는 투박하지만 정갈한 삶일 것이다. 이러한 생태공동체적 삶에도 여러 단계가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20년 전 읽고 감명받은 마쓰다 기이치(1888 - 1968)의 백성의 다섯 단계 글을 어렴풋이 기억하면서 소화해낸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중 첫 단계는 경제적인 삶으로 모든 일의 가치를 물질적인 것에 두는 삶이다. 이런 삶은 기복적이며, 남에게 잘 보이려는 억지 예절이나 의식, 실속도 없으면서 겉만 거창하게 꾸미는 삶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평생 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두 번째 단계는 시적 정서적으로 살아가는 삶으로 매일 자연을 느끼며 기쁘고 즐겁게 살아간다. 세 번째 단계는 미적 생활과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네 번째 단계는 소유로부터 자유롭고 생태에 대한 철학적 비전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다섯 번째 단계는 신을 믿고 그 뜻을 구하며 자유함으로 살아가는 최고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