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드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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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드당이다
  • 백창욱
  • 승인 2019.11.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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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 진밭교 평화기도회(19. 11. 7)

누가 15:1-2 “나는 사드당이다”


  어제 금연할매 추수 일을 도왔다. 말린 벼 나락을 포대에 옮겨 담았다. 생전 처음 하는 일이어서 몸도 쑤시고 손가락도 얼얼하지만 값진 노동을 했다. 놀라운 건 금연할매의 의지와 체력이다. 하루 종일 똑같이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오후 수요집회는 물론이고, 저녁 김천집회까지 참석하셨다. 또 김천 집회 후 소성리에 돌아와서는 매일 밤 모이는 난로가 모임까지 함께 하셨다. 사드철회를 향한 이 분의 진정성은 정말 귀감이다. 신심을 추구하는 종교인 이상의 진심을 바친다. 소성리 할매들이 다 그렇다.

김천시민촛불집회에서 발언하는 백창욱님
김천시민촛불집회에서 발언하는 백창욱님

  차담하는 동안에 사드철회 투쟁 소회를 들었다. 2016년 사드배치가 소성리로 결정나기 전, 정부가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배치할 거라고 발표했을 때, 그래서 전 성주군민이 분노하여 들끓었을 때, 소성리 할매들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주군청 앞 사드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데려다 주는 차가 없을 때도 버스타고 갔다. 집회에서는 맨 앞자리에 앉았다. 그 때 만난 일군들 중에 지금은 성주투쟁위에 속한 몇몇이 자기들을 보면, 반가이 손을 맞잡으면서 “할매 우리 마음변치 말고 끝까지 가입시더” 했지만, 그 사람들이 ‘성주투쟁위’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배신감과 허탈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 뒤 제 3부지 운운하면서 소성리가 사드배치지역으로 재지정되고, 성주 군민들은 썰물 빠지듯이 빠져 나가면서 또 한번 씁쓸함을 맛보았지만, 그렇더라도 사드를 물리쳐야 한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다고 한다.

할매가 그동안 보여주신 모습 때문에 말씀에도 충분히 공감했다. 할매들은 소성리와 김천 집회에서도, 진밭교에서도, 불법사드기지 앞에서도, 청와대 투쟁에서도 항상 자발적으로 앞장서는 투쟁으로 당신들의 진심을 보여주었다. 영남 특유의 맹목적인 정치정서와 반공이데올로기 선전에 포획된, 그래서 사드에 대해 잘 모르는 또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할매들에게 ‘아직도 투쟁하나?’ 하는 얼척없는 질문을 던질 때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그래, 우리는 사드당이다. 왜?’라면서 당당히 자신들의 주체성을 내세운다. 바로 이 자발적 주체성이 네 번의 겨울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도 사드철회투쟁 대오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그리고 사드배치철회 평화회의가 꿋꿋하게 투쟁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오늘 복음말씀을 보면, 세리와 죄인들이 말씀을 들으려고 예수께 몰려온다.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예수께 몰려드는 것인가? 그동안 이들은 바리새파와 율법학자들의 말씀만 들어야 했다. 성전세력이 성전을 독점하여 민중을 호리듯이, 바리새와 율법학자는 촌락마다 있는 회당을 거점으로 민중을 지배했다. 그런데 바리새의 특징은 구별과 배제다. 바리새라는 말뜻도 그렇다. 바리새 어원은 구분된 사람, 분리된 사람이다. 누구와 분리하고 누구를 배제할까? 누가 18장에 나오는 유명한 ‘바리새와 세리의 비유’에서도 보듯이, 세리와 죄인들을 배제했다. 바리새는 배제함으로 권력의 맛을 누리며 좋았을지 모르지만 배제당하는 세리와 죄인들로서는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다. 그들은 자연히 회당을 멀리했고 정죄 받는 부류가 됐다. 이스라엘 지배질서에서는 누구도 이들을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 그런데 예수는 이들을 환대하고 함께 밥을 먹고, 이들이 하나님나라에 들어간다고 선언한다. 그러므로 이들로서는 당연히 예수께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께 몰려드는 현상을 지금 한국교회 대중이 수구교회나 대형교회로 몰려가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 말할 수는 없다. 지금 한국교회에서 대중의 호응을 받는 비결이 있다. 개인의 신심은 장려하되, 돈이 최고인 자본주의는 절대 건드리지 않고, 사회주의를 정죄하며 공산주의를 악마화 하고, 자유주의를 신앙세계와 동일시하며 또 잘하면 그대도 이 지배질서 안에서 성공한다는 전략을 잘 구사하면 된다. 무엇보다 반공과 척을 지면 절대 안 된다. 소수자들을 혐오하면 더욱 좋다. 그러나 예수는 그 시대 소수자인 세리와 죄인들에게 식민지와 율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자유와 해방을 선사했다. 땅의 백성들이 로마제국 대신 하나님나라를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격려, 고무했다.

  어제 뉴스에 미제관료들이 한국에 와서 말하기를, 동맹이라면 한반도 밖 미군에 드는 비용에 대해서도 한국이 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보도하며, 미국의 속셈은 ‘주둔비 총액 인상전략’이라고 한다. 이 나라 집권여당에게 진심으로 묻는다. 그리고 미제새끼말이라면 무조건 두 손 들고 환영하는 자한당에게 묻는다. 이러한 미국의 끝도 없는 억지요구에 언제까지 질질 끌려갈 것인지, 나라의 자존감과 주체성을 완전 짓밟고 무한정 빨아먹으려는 강도의 요구에 계속 빨릴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갈 것인지를 결단하라. 이곳 소성리에서 무한 반복하여 외치는 소리, “사드 빼 미군 빼”가 전국적인 목소리가 되도록 우리가 더욱더 가열차게 투쟁하고 외치자. 때가 차면 기우는 법이다. 미국이 이렇게 강도적 요구를 뻔뻔하게 계속하는 것은 우리에게 더 이상 속국노릇하지 말라는 자극제이다. 미국과 관계재정립을 하라는 시대와 역사의 기회다. 미제가 군대를 빼든지, 주둔비 강요를 더 이상 못하든지 택일하도록 하자. 우리도 주체적으로 살자. 예수도 우리 편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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