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논평 환경/기술 지역/농업 전통/문화 미디어/사람 정보/게시판
  편집: 2019.9.9 월 12:29
> 뉴스 > 시사/논평 > 칼럼 | 종교영성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진밭교 평화기도회(19. 9. 5)
2019년 09월 05일 (목) 11:35:30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진밭교 평화기도회(19. 9. 5)
누가 5:9-11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일상에서 평범하게 살다가 공공선에 나선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존재의 변화를 겪는다. 어떤 일이 일어난 즈음이든, 그 일이 있고나서든,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전의 자신과 이후의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본인이 제일 우선 자각한다.

   
▲ 사진은 사드철회 종합상황실에서...

나는 84년 가을학기 초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후, 한 학기 내내 한국 근현대사와 한국 기독교사상을 탐독한 후에, 도서관 문을 나설 때 나에게 불어 닥친 바람을 느끼면서, 이전의 내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했다. 자각하면서 한국교회를 점령한 근본주의 아성에서 벗어났다. 새로운 신앙의 길로 들어섰다.(내 인생에서 최고로 잘 한 일이다.) 그 뒤 근본주의 제도권에서 이탈한 까닭에 삭풍이 몰아치는 고독과 소외를 겪었지만, 어차피 감당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그런 존재 변화를 자각한 이상, 과거로 돌아가서 예전처럼 살 수는 없다.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응답하지 않고 옛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전환을 요구하는 하늘 뜻과 내 안에 있는 카이로스, 하나님의 때를 기만하는 것이다.

오늘 복음말씀은 베드로가 어떻게 존재의 변화를 겪었는지를 밝힌다. 베드로는 존재의 변화를 겪은 후 어부를 버리고 예수제자가 되었다. 베드로가 존재의 변화를 겪은 계기가 있다. 바다에서 베드로를 압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베드로는 어부다. 누구보다도 고기잡는 일이 익숙하다. 바다물의 흐름, 고기떼의 이동, 그물을 던지는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선수다. 그런데 이 날은 대실패다.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으나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다. 가장들은 베드로의 심정을 알 것이다. 그가 얼마나 우울할지를. 얼마나 오만가지 상념에 사로잡혔을 지를. 베드로는 허무함을 달래며 그물손질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다가온 예수는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으라”고 말한다. 베드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순종했다. 그 직전에 있었던 예수의 강론에 마음이 열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뒤에 베드로를 놀라 자빠뜨릴 일이 일어난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혔다. 혼자서는 그물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근처에 있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간신히 그물을 건져 올려 배에 실었다. 배가 가라앉을 지경으로 고기가 가득 찼다. 어부들의 평생로망이 단박에 이루어졌다. 베드로는 상황에 압도당했다. 그래서 상황의 근원인 예수께 엎드린다. 너무나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고 이런 일이 있게 한 예수께 겁을 먹은 것이다. 베드로뿐만 아니라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똑같이 놀랐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새로운 인생길을 열어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즉시 예수를 따랐다. 고기를 낚는 일보다 사람을 낚는 일에 뛰어들었다.

예수는 왜 사람을 낚는다고 말할까? ‘낚는다’는 말은 상대에게는 ‘낚인다. 엮인다.’처럼, 사람을 수단으로 삼을 때 쓰는 말 같은 뉘앙스다. 예수가 그런 불순한 동기로 말했을 리는 없고, 존재의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물속의 고기가 낚이므로 존재의 변화를 겪는 것처럼, 예수는 베드로를 낚았다. 그의 인생에 전면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그처럼 베드로는 다른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래서 그도 존재의 변화를 겪어 새로운 사람이 돼서 참다운 인생길로 들어선다.

사드철회투쟁을 하는 우리는 어떤 존재의 변화를 인식해야 하는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 중에 인상 깊은 말이 있다. “제가 돈을 더 벌려고 하겠습니까,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하겠습니까, 오직 한국의 권력기관 개혁에 내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라고 했다. 조국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배경에는 자한당과 기레기들의 준동도 있지만, 진보라고 하면서 늘 가진 자의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그렇게 계급적인 면에서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도 이 나라의 공공선을 위한 투철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어떤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까. 일세기 예수가 식민지의 아들로 산 것처럼, 21세기 우리도 식민지의 자식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피식민지 현실에서 성공출세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일제 강점기를 생각하면 간명하다. 경성제국대학을 나오든, 총독부 관료를 하든, 아무리 성공, 출세해봐야 제국의 마름에 불과하다. 지금 미국의 속국현실에서 개인의 성공출세가 무슨 보람이 있는가. 나라는 군사주권을 빼앗긴 채 사사건건 미국의 간섭과 통제를 받고, 허다한 대중은 마름이 소작인 인 것을 망각하는 것처럼, 정신까지 세뇌돼 버렸다. 나라는 분단되고 자주독립은 요원한데 미국 줄 잡고 잘 나가는 것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를 맞닥뜨린 우리는 사드를 물리치는 일에 나의 존재를 투신하는 일이 존재의 변화이다. 그렇게 할 때, 비록 우리는 식민지의 자식으로 살았지만 우리 후대는 식민지백성이라는 불명예를 벗고 자주독립의 백성으로 어깨 펴고 살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사람을 낚는다. 그날이 올 때까지, 또 그 날을 향해 가는 길에서 존재의 변화를 겪은 사람들이 뒤따를 것이다. 함께 가자. 하나님도 우리와 동행하신다. 아멘.

백창욱의 다른기사 보기  
ⓒ 새마갈노(http://www.eswn.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나무심기 20년, 사막이 숲 되었네
누가 종교를 거룩하게 만드나 ?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땅에서 풀라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기술
지렁이 같은 야곱 찾아
5대 종단 종교 화합의 걸음
날마다 은혜와 기적을 체험
진보운동계의 자아성찰서
『둥글이, 싸움의 철학』 나는 이 책을 펴기 전에는, 둥글이가...
나를 사랑하거나, 더 사랑하거나
비상시, 브레이크 댄스를 추시오
한국교회 지붕 햇빛발전소 설치를 ...
9월 3일(월) 오후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교...
신재생에너지로 90% 전력공급 가...
독자 설계 잠수함 건조
'돈의문박물관마을' 13개 프로그...
서울시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시민이 직접 제안하고 진행하는 13개...
헬조선을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포천 평화나무농장 생명역동농업 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384-19, 성도빌딩 5층 | 전화 : 02-747-3191 | 편집인 010-8413-1415 | 제호 : 새마갈노
등록번호 : 서울 아03061 | 등록일 2014.03.24 | 발행인 : 양재성 | 편집인 : 류기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류기석
Copyright 2009 새마갈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sw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