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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는 섬기러 왔다
진밭교 평화기도회(19. 7. 25)
2019년 07월 25일 (목) 10:36:52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마태 20:25-28 “인자는 섬기러 왔다”

어제 한전대구경북건설지사 앞에서 한전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삼평리)할매들의 투쟁은 정당했다. 한전은 공식 사과를 하라”는 내용이다. 지난 6월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가 8개월 간 조사한 후 발표한 권고사항에 대해 한전도 구체적으로 응답하라는 뜻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한전에 대해 아래와 같이 권고했다. “무엇보다도 정부에 공공갈등의 재발과 이로 인한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한전)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제기준(UN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을 국내적으로 실행할 절차적 방안을 강구하고, 인근 주민들의 재산적 피해와 정신적·신체적 건강 피해에 관하여 실태를 조사, 그 결과에 따른 치유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나는 어제 규탄발언에서 헌법 1조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2조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고 했다. 나는 이런 판에 박힌 조문과 별도로 우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즉 분쟁현장에서 권력의 주인은 누구인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건 알겠는데 분쟁현장에서 권력의 주체는 누구인가 말이다. 예를 들자면, 송전탑 건설현장에서, 핵마피아도 국민이고 한전도 국민이고 삼평리 할매도 국민이다. 이해당사자 전부가 국민인데 도대체 송전탑 분쟁현장에서는 누가 권력의 주체인가? 내 식으로 헌법 1조를 풀자면, 분쟁현장에서 모든 권력은 해당 주민으로부터 나온다. 나와야 한다. 해당지역 주민이 최우선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헌법 10조가 그렇다고 말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해당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재산권, 행복권이 말살되면 안 되므로 헌법 10조가 있는 것이다. 이런 헌법조문을 볼 때, 해당지역 주민이 권력의 주체이다. 주민이 권력의 주인으로 존중받을 때 민주주의는 살아 있다.

그러나 여태껏 분쟁현장에서 권력의 주체는 정권, 그리고 한 통속인 마피아집단이었다. 그들은 자기들 뜻대로 해 왔다. 위임받은 권력으로 되레 권력의 주체인 주민들을 내리눌렀다. 그 결과가 좁은 땅덩이에서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평택미군기지이고, 태풍만 오면 되레 다른 항구로 피신하는 제주해군기지이고 마을공동체를 산산이 망가뜨린 밀양과 청도송전탑이고 가장 최근에는 주민들의 일상이 사드철회투쟁으로 완전히 바뀐 성주 소성리이다. 현안에 따라 안보마피아나 핵마피아가 건설마피아와 동맹을 맺고 자기들 욕망을 최대한 확장시킨 괴물들이다.

한마디로 헌법 조문은 그냥 글자로만 존재하고 정권과 자본은 헌법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국민을 장기판의 졸로 삼았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라는 선언이 그냥 화석처럼 굳어버린 글자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 나라가 이렇게 국민은 힘으로 내리누르고 마피아집단의 욕망으로만 내달린다면, 나라라는 의미의 동일공동체 구호는 그냥 헛구호에 불과하다.

오늘 복음은 예수도가 로마권력과 어떻게 다른지를 명확하게 말씀한다.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사람의 아들도 섬기러 왔다고 했다. 김준우 목사님이 예수도에 관하여 멋진 글을 썼다. 바울과 로마의 제국신학자들 간의 가상대화다.

바울: 내가 황제에 대한 당신들의 그 모든 칭호들을 가져다가 그대로 나사렛 예수에게 붙였으면서도 왜 단 하나 '임페라토르'(최고사령관, 황제)라는 칭호는 절대로 예수에게 붙이지 않았는지 알겠는가?
로마의 제국신학자들: 나사렛 예수는 승리한 적이 없으니까 임페라토르가 될 수는 없지. 너는 비폭력으로 평화가 온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군사적 승리를 통해 평화가 온다는 자명한 이치와 논리를 믿지. 누가 어리석은지 알겠는가?

바울: 당신들은 승리해야 평화가 오고 그래야만 정의가 구현된다고 주장하지만, 나의 복음은 비폭력을 통한 정의를 통해서만 평화가 온다는 복음이라오. 역사상 모든 제국들은 파멸했지만 사랑의 비폭력투쟁은 최종적으로 승리한다는 예수의 복음은 영원한 복음이라오. 누가 어리석은지 알겠는가?

폭력으로 군림하지 말라는 예수도와 권력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우리나라 헌법이 일맥상통한다.
안보마피아들도 사드배치에 대해 권력의 주인인 국민에게 민주적으로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협의하지 않았다. 미국에게만 눈치보고 알아서 기고, 진짜 상전인 국민은 강제로 지배하고 권력으로 내리 누르면 그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드를 반입할 때마다 수천 명 경찰을 동원하여 주민들을 내리누르고 강제 배치했다.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어기는 범죄이다.

그러므로 사드철회투쟁도 근본적으로는 이 나라 민주주의를 옳게 세우는 투쟁이다. 국민이 권력의 주체로 제자리를 찾는 투쟁이다. 헌법 1조가 그냥 글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현실이 되게 하는 투쟁이다. 반드시 승리해서 이 나라 헌법과 민주주의가 제 역할을 다하게 하자. 언제나 옳고 정의로운 길에는 하나님이 동행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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