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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죄가 용서받았다
진밭교 평화기도회(19. 7. 4)
2019년 07월 04일 (목) 10:37:04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진밭교 평화기도회(19. 7. 4)
마태 9:1-3 “네 죄가 용서받았다”

복음서에서 두드러지게 자주 등장하는 병이 있다. 귀신들림, 나병, 중풍병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하고많은 병중에 이 세 병(病)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병은 일세기 로마와 이스라엘 지배세력에 압제당하는 민중들이 필히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상황에 대한 이중언어이다. 즉 단순히 의학적인 진단이 아니라 민중들이 처한 사회적 실상까지 감안한 병명이다.

   

마가복음이 이 세 병이 갖는 이중적 성격을 잘 말해준다. 1장과 2장에 걸쳐서 예수의 치유행적을 소개하는데, 첫 번째로 더러운 귀신들린 사람을 고치고(1:21-28) 이어서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고(1:40-45) 마침내 중풍병자를 고친다.(2:1-12) 오늘 마태본문은 마가 2:1-12 ‘중풍병자 치유’와 같은 이야기다. 꼭 집어서 귀신들림, 나병, 중풍 세 가지 병치유만 차례로 증언하므로서, 그저 단순한 병고침의 나열이 아니고,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암시를 강하게 풍긴다. 다시 처음의 질문을 던져보자. 어째서 복음서는 하고많은 병중에 귀신들림, 나병, 중풍병에 집중하는가? 이 병자들만 고침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귀신들림’은 로마제국 하에서 일어나는 비일비재한 비인간적인 상황에서 방어력을 상실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이고, ‘나병’은 유대교 정결례 규정이 정한 터부와 금기 사항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지배세력들로부터 억압당하는 민중들을 지칭하는 병이고, ‘중풍’은 그저 뇌졸중이나 뇌출혈이 아니고 로마의 폭력지배와 유대교의 소외와 배제를 통한 지배에 완전히 눌려버린 민중의 현실을 나타내는 은유다. 완전히 널브러져버린 민중의 처지가 바로 중풍병 환자이다. 몸과 영혼이 마비돼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권리를 완전히 빼앗겨버린, 시대의 희생자를 총칭한다. 마비돼서 꼼짝 못하는 중풍 환자의 모습에는 지배세력에 완전히 눌려버린 이스라엘 민중의 자포자기한 현실이 담겨 있다. 귀신들림과 나병을 거쳐서 가장 중증인 중풍에 처한 것이다. 예수는 이렇게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민중을 살리러 왔다. 하나님의 복음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는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을 고쳤다. 보통 예수는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했다’고 선언하는데 중풍병자 치유에서는 뜻밖에도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을 고쳤다. 중풍병처럼 널브러져 있는 민중을 누가 구할 수 있는가? 결국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수밖에 없음을 증명한다. 누가 민중을 구하겠는가? 정치권력? 메시아? 후견인? 다 소용없다. 민중이 서로 단결하고 뭉쳐서 스스로 살 길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예수의 사죄선언이다. “네 죄가 용서받았다”고 선언하자, 옆에 있던 율법학자들이 하나님을 모독한다고 시비삼았다. 예수의 사죄선언은 무슨 뜻인가?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기에 마땅히 사죄선언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그런 고백적인 차원은 한참 후대의 해석이고, 중풍병자를 고치는 최초 현장에서 죄 용서를 말한 것에는 무언가 다른 뜻이 있다고 본다. 무엇인가? 이스라엘 관념에 병은 죄를 지은 결과이다. 모든 병은 개인의 죄책이다. 지배자에게는 얼마나 좋은 말인가? 자신들의 폭력과 억압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임에도 그 모든 죄책이 사라져버리니 말이다. 예수는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썩은 죄 개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풍병 원인이 죄 때문이라고? 그걸 어떻게 아나? 누가 증명하나? 하등 영양가없는 진단에 사람들이 전전긍긍하는 현실을 혁파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서 예수는 그런 썩어빠진 죄개념을 깨부수려고 사죄선언을 한 것이다. 죄 때문이라면 내가 그 죄 용서한다. 그러니 자유하라는 인간선언이다. 하나님도식을 우려먹는 지배자들의 죄사슬에 매이지 말고 민중 스스로 죄용서를 해서 자유하자는 뜻이다. 그 선언이 너무도 통쾌해서 중풍병자는 스스로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허위와 관념은 한꺼풀만 벗기면 그 실체가 얼마나 허황되는지 단번에 드러난다. 민중에게는 지배자가 켜켜이 쌓아놓은 지배논리를 발가벗기는 용맹이 필요하다. 그 때만이 민중은 자유를 누리고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사드도 민중을 압살하는 이스라엘 지배세력의 죄논리와 하등 다를 바 없다. 여전히 수구냉전반공세력을 등에 업은 자한당은 사드반대를 주장하면 조선의 핵을 용인하는 것이냐는 저급한 논리를 편다. 사드와 핵은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주구장창 헛소리를 내뱉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전쟁무기로는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다. 이 말은 진리다. 예수가 사죄선언으로 죄개념에 매여 있는 민중들을 깨우치고 자유하게 했듯이, 우리는 사드철회투쟁에 더욱 매진할 뿐이다. 일심투쟁으로 사드가 얼마나 허위와 위선과 거짓의 총체인가를 밝혀서 자유와 평화를 되찾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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