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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잎을 따면서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날에
2019년 05월 29일 (수) 10:27:05 박철 pakchol@empas.com

뽕잎을 따면서 / 박철

간간히 뻐꾸기 우는 소리 들리고
희미하게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봉우리산에서
한 잎 두 잎 뽕잎을 딴다
소싯적엔 누에나 먹던 뽕잎을
이제 사람이 먹겠다고 따고 있으니
뽕잎을 따는 내 팔자도 어지간하게 한가하다

   
▲ 출처 : 박철님 페이스북

그런데 말이다
뽕잎을 따면서 드는 생각이
그 옛날 나의 어머니와 누나가
뽕잎을 따라 다녔던 그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운 것이었다

어머니는 뽕 잎을 딴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와서는
땅바닥에 내려놓기 바쁘게 안방으로 달려가
가슴을 풀어헤치고 아들 젖을 물렸다
누나는 키가 모자라 까치발을 하고 뽕잎을 잠방에 올려놓았다

그러면 아버지는 어디 갔다 나타나서는 헛기침을 하며
어머니에게 빨리 소죽 안 쑨다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사람이 먹는 밥보다 누에가 먹을 뽕잎을
소가 먹을 여물이 더 중했던 시절이었다
그리 가난하게 살면서도
작은 집에서 오순도순 모여서 지지고 볶고 하면서도
잘도 살았다, 아니 살아냈다

내가 그 시절이 그립다고 하는 것은
요즘 같이 다들 자기 밖에 모르고
자기 새끼 밖에 모르고
먹기 살기 힘들다고 애도 안 낳고
닭장 같은 집에서 갇혀 살면서도
조금도 불편한 줄도 모르고 사는 것이
사람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 어머니 젖을 먹던 어린 애가
육십이 넘은 중늙은이가 되어서
옛 시절을 생각하면서 한 잎 두 잎
정성 들여 뽕잎을 따고 있다

그 시절 나의 어머니와 누나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뽕잎을 땄을까
그 생각을 했더니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도
서울에 사는 누나도 막 보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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