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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배반하였다
진밭교 평화기도회(19. 5. 16)
2019년 05월 16일 (목) 10:51:18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진밭교 평화기도회(19. 5. 16)
요한 13:16-20 “나를 배반하였다”

오늘은 5.16 쿠데타 58년 되는 날이다. 5.16에 대한 역사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가 민주주의와 공화국 정신에 입각하여 바른 방향으로 나가면 그에 따라 5.16에 대한 평가도 엄정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를 해산시킨 데서 보듯이, 사이비, 불량정권 때는 박정희도 그들 입맛에 맞게 주물러서 민족의 영웅으로 포장되고 5.16은 구국의 결단이 된다.

   


우리나라 최현대사의 비극은 박정희 쿠데타에서 시작하였다. 핏빛이 채 가시지도 않은 4.19 혁명을 무참하게 짓밟은 것도 문제려니와 역사적으로 윤리적으로 전혀 모범이 될 가치가 없는 인간이 대통령이 된 것부터가 이 나라에는 오욕의 시작이다. 끝없는 기회주의적 처신, 동지를 팔아먹는 배신, 장기집권 동안 수많은 간첩조작으로 생사람을 잡은 일, 그래서 하늘에 사무친 원한, 재벌 몰아주기 경제정책, 중앙정보부를 채홍사로 전락시켜 수많은 여성들을 농락한 희대의 성폭력범죄까지. 그리고 꼭 저 닮은 놈인 전두환이 또 다른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시민을 살륙하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킨 것까지. 우리가 이명박 박근혜의 적폐를 청산하기 바빠서 미처 박정희까지는 눈을 돌리지 못했지만, 사실 현대사 모든 비극의 단초는 박정희의 5.16 쿠데타이다. 지금 자한당 족속이 박정희의 거짓신화에 근거하여 반역사적이며 수구적 행동을 정당화하듯이, 박정희 망령은 21세기에도 여전하다. 반드시 청산해야 할 역사다.

5.16 쿠데타는 나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청년시절, 교회 대학부 회지에 칼럼을 썼는데,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가 그 글을 문제삼아 나를 호출하여 닦달했다. 담임목사는 5.16을 쿠데타라고 했다고 길길이 흥분하며 나를 혼냈다. 뒤이은 예배 설교시간 때도 나를 비난했다. 충격이었다. 양을 섬기는 목자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망동이었다. 비록 그 교회가 신앙의 첫 발을 디딘 모교회였고 나를 감싸고 있는 근본주의의 모든 것을 부여하고, 인적네트워크의 기반이었지만, 쓸쓸하게 그러나 미련없이 교회를 떠났다. 한 때 청춘을 바쳤기에 큰 상실감이 왔지만 그 덕에 근본주의를 떠난 것은 내 인생에서 너무도 다행이다. 지금 그 목사를 만나면 다시 똑똑히 말하고 싶다. 5.16은 쿠데타라고.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는 배반자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내 빵을 먹는 자가 나를 배반하였다' 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질 것이다.” 모르고 당하는 것과 알고 당하는 것 중, 충격과 고통의 정도가 어느 쪽이 더 클까? 당연히 알고 당하는 쪽이다. 배신자의 말과 행위가 아무리 그럴싸할지라도 그의 위선이 빤히 보이니 그 심정은 괴롭기 그지없다. 예수는 괴로운 심정이 쉬이 감당이 안 됐다. 그래서 잠시 후에는 제자의 배신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말씀한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마음이 괴로우셔서, 환히 드러내어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 넘길 것이다.”(13:21) 예수의 신음 섞인 토로는 현실적으로 하나님나라 운동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를 실증한다. 함께 도원결의한 동지도 간단하게 스승을 팔아먹는 현실이 예수운동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미국도 우리에게는 뼈아픈 배신자다. 어제 민플러스를 보도를 보면, 12.12에 관한 미국 기밀해제문서에서 “(전두환 하나회가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하는 하극상을 일으킨) 그 시각 글라이스틴 주한 미대사, 워컴 주한미군사령관은 노재현 국방부장관과 김종환 합참의장과 함께 새벽까지 군지휘관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미군이 임명한 한국군 최고 책임자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일개 소장인 전두환이 체포하는 것을 주한미군사령관이 진압하지 않고 내버려 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전두환의 12.12 쿠데타는 미국의 승인 또는 지시로 전개됐다는 뜻이다. 또 전두환이 체육관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되던 날, 위컴 주한미군사령관이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 피살 이후 가장 성공적인 미국의 한국 정책 가운데 하나는 전두환 정권의 수립이다. 우리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그 보람도 크다.” 제 나라 양민을 무참히 학살하고 권력을 찬탈한 살인마 전두환 정권의 등장이 가장 성공한 정책이라니! 이것이 미국의 실체다. 이런 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는 대한민국은 얼마나 불쌍한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행위는 A부터 Z까지 배신, 뒤통수 때리기, 위장, 어르기, 기만 투성이다. 이런 나라에 전적으로 매달려서 이 나라 안보를 위탁하고 있는 현실은 정상이 아니다. 그러니 우리가 소성리에 불법으로 들어온 사드를 그냥 둘 수 있겠는가. 나라의 자존감을 위해서 그리고 미국에 대한 노예의식을 벗어나 자주적인 나라로 서기 위해서도 사드를 물리쳐야 한다. 사드철회 투쟁은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백 번 타당한 길이다. 그날을 맞이할 때까지 뜻을 지키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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