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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복음은 어떻게 비밀의 책이 됐나?
책, '믿음을 넘어서'를 읽고
2019년 05월 09일 (목) 14:50:52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숨겨진 복음서 영지주의』의 저자인 일레인 페이절스의 역작, 『믿음을 넘어서』-도마의 비밀복음서를 읽었다. 좋은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묵직하다. 여지껏 접한 도마복음서 해설서 중 가장 인간적이다.

   

탁월한 종교역사학자인 저자는 첫 아이가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희귀한 폐질환에 결렸고, 의사로부터 사망할 확률이 100%라는 말을 듣는다. 그 때의 부모심정이란! 다다음날 아침운동 중 우연히 들른 뉴욕의 천국의 안식교회에서 뚜렷하고 생경한 종교체험을 한다. 저자 말을 빌리면, ‘죽음을 대하는 법을 아는 가족’을 만난 것이다. 저자는 그 교회에서 거센 슬픔과 희망을 찾았다. 그리고 아들 마크와 우리 모두를 위해 어떤 일이 닥치든 긍정적으로 대응하리라 거듭 결심했다. 그리고 슬프게도 아들은 가족 곁을 떠났지만 페이절스는 아들을 잃는 일련의 경험으로부터 도마의 비밀복음서를 푸는 영감을 얻었다.

목차가 이 책의 흐름을 보여준다. 1.아가페의 축제에서 니케아 신경까지 2.어긋나는 진술, 요한복음과 도마복음 3.하나님의 말씀인가, 인간의 말인가 4.진리의 정경과 요한의 승리 5.콘스탄티누스 황제와 보편적 교회. 부록-도마복음 이다. 제목만 봐도 얼추 감을 잡겠지만 예단은 금물. 저자만의 문제의식이 탁월한 필력으로 펼쳐진다. 나는 요한복음의 배경에 도마복음이 깊이 작용했다는 서술을 흥미있게 읽었다.

제일 궁금한 질문 하나만 소개한다. 도마복음은 어떻게 비밀의 책이 됐나? 여기에는 역사배경이 있다. 사도시대 이후, 2세기 교회 흐름에는 정통교회를 대변하는 교부 이레네우스가 있고, 정통교리를 부정하지 않으나 그 이후를 증언하는 다양한 교회종파가 있다. 예를 들면 막시밀라, 몬타누스, 발렌티누스, 마르쿠스 등이다. 하지만 결국 이레네우스가 승리한다.

도마복음이 나온 나그함마디 문서들은 정통교회가 이단으로 분류한 문서들이 사실 ‘신을 구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었는지를 입증한다. 다행히 이 비밀문서들을 쓴 사람들뿐 아니라 읽고 필사하고 경외한 많은 사람들 중에는 이집트의 수도사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레네우스가 그런 문서들을 매도하고 200년이 지나도록 수도원 도서관에 소중이 보관하였다. 그러나 367년에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아타나시우스(그는 이레네우스를 숭배했다)는 부활절 서신을 통해 이집트의 수도사들에게 그런 문서를 모두 파기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성 파코미우스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아타나시우스가 소각을 명한 책들을 몇 십 권 거두어 높이 약 2미터에 이르는 육중한 단지에 봉해서 나그함마디 근처의 산 중턱에 묻었다. 이 문서들은 그 뒤 1600년이 지나 무함마드 알리라는 이집트의 농민이 우연히 발견할 때까지 감추어져 있었다.(96쪽)

나그함마디 문서는 정통교리가 말하지 않는, 그 너머의 이야기 보고이다. 특히 정통교리 이후의 깨달음. 우리 마음속에 신을 접할 수 있는 능력이 내재돼 있음을 말한다. <요한 외경>의 경우, 신은 본질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존재이지만 인간은 프로노이아(예지), 에노이아(내적성찰), 프로그노시스(선지 혹은 직관)를 통해 신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야고보 외경>은 예수의 형제 야고보가 사도행전의 첫머리에서 말하는 예수의 승천 다음에 일어난 일을 기록한다. 사복음서만 알고 있는 교도들이 보면, 기절초풍할 이야기이다. 내용만 보면 이레네우스가 왜 기겁하며 분서갱유를 하려고 했는지 일면 이해가 된다. 언젠가 다른 책 소감에서도 말했듯이, 기독교의 다양한 종파들의 문서들이 파문, 소각되지 않고 공존했으면 지금 기독교는 훨씬 풍성하고 무엇보다 인류의 해악이 아니라 진정 이웃끼리 관대하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개인이든 역사든 늘 답습하는 폐단이 있다. 항상 지나고 나서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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