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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맛에 길들이자
복된 부활경축일 날의 은총
2019년 04월 22일 (월) 12:06:59 김기원 kiwon255@hanmail.net
<부활대축일 성서정과>
(낮 정과가 아닌 부활성야의 장엄한 독서 일부와 서간 및 복음)
출애굽기 14:15-15:1a, 로마서 6:3-11, 루가복음 24:1-12 (성시 : 출애굽기 15:1c-7;17-18)


“너희는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자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루가 24:5)

흔히 부활은 죽음을 건너뛴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죽음을 건너뛰었다고 생각하거나 표현하면 영생불사(永生不死)의 얄팍한 종교적 기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부활은 육체적 죽음을 건너뛴 것이 아니라, ‘죽음의 질서’를 건너 뛴 것입니다. 건너뛰었다고 표현하면 그것을 회피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만 부활은 회피가 아닙니다. 부활의 건너뜀(파스카)은 죽음의 질서 한복판에서 그것과 정면으로 마주하여 그것을 극복해 낸 통과(pass through)입니다. 부활은 무질서한 세상질서를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대결하여 얻어 낸 승리입니다. 부활은 죽음의 질서를 꿰뚫고 생명의 질서를 세우는 행위들 안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은 미움에서 사랑으로, 다툼에서 화해로, 분노에서 용서로, 불평에서 감사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고뇌에서 기쁨으로 치열하게 넘어가는 것입니다. 부활이란 그렇게 참된 생명으로 거듭나는 존재양식의 혁명입니다. 삶의 차원이 바뀌는 현상입니다. 삶이 본능적 허물을 벗고 하느님 형상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활이란 산 이에게도 죽은 이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부활은 하느님 나라처럼 최종적 완성 이전에 이미 우리 삶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파스카는 지금도 세계 곳곳, 우리네 인생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치 음식 맛보듯이 우리는 부활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음식 맛처럼 부활의 맛도 처음에는 입에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언컨대 부활은 혀끝을 자극하는 조미료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몸에 좋은 음식 맛 길들이듯 참 생명의 맛인 부활의 맛도 길들일 수 있습니다. 그 맛에 길들이기만 하면 이제 조미료 든 음식은 느끼해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부활은 이처럼 이론이나 교리가 아닙니다. 체험입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끝임 없이 부활의 맛에 길들일 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우리 모두 부활의 맛에 길들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전에 몸에 배었던 죽음의 맛, 세속의 맛, 욕망의 맛은 더 이상 입에 맞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 주님 예수님처럼 지배의 유혹을 뚫고 섬김의 길로, 소유의 유혹을 뚫고 나눔의 길로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움과 화를 불러일으키는 일을 연민과 자비로 대면하고, 슬픔과 절망의 늪에서 하늘 아버지의 사랑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로 그 맛에 길들여져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소유와 지배의 맛을 잃어버리게 되길 바랍니다.

예수께서 열 번, 백 번 부활하신다 해도 우리 자신이 부활의 삶을 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메마른 교리에 구속된 노예 생활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부활의 맛을 준비하고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세족의 옷차림으로, 성찬상을 차려놓고, 원수들의 채찍 뒤에서, 절망의 언덕 뒤에서 오염되지 않은 하늘의 맛, 부활의 맛을 들고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복된 부활경축일 날, 우리 모두 그 참맛을 갈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침내 부활의 맛에 취하는 은총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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