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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이후 한국의 선택
화해와 협력 분위기 만들어 가야 !
2019년 04월 10일 (수) 17:06:25 김경호 kim17kh@naver.com

4월 11일은 한미정상회담이고 같은 날 북의 최고인민회의가 열린다. 최선희에 의해 예고된 최고지도자의 중대결심을 발표할지도 모른다. 오늘은 통일 문제로 말씀을 준비했다. 강남향린에 부임한 이래로 통일문제로 3번 교회 밖에서 설교했다. 각각 다른 상황에서 다른 내용으로 한 것이지만 한 두번 우리교인 중에 들으신 분도 있을 줄 안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다시 한번 통일 문제를 생각해 본다.


   
▲ 글쓴이 김경호님은 강남향린교회 담임목회와 함께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Human Rights Center 이사, 평화통일연구소 이사 등의 일을하고 있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진실이 땅에서 돋아날 때 정의도 평화도 입을 맞춘다. 이스라엘과 유다는 같은 민족이면서도 서로 두 나라로 나뉘어 적대감을 불태웠다. 원수는 잘 아는 사이에서 나오는 법이고 가까운데 있다. 둘은 철천지 원수가 되어 싸우다가 결국 모두 외세에 의해 멸망해 버린다. 그중에 돋보이는 히스기야왕(주전 725-697년)의 화해운동은 이미 북왕국은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해 버린 다음이지만 아직 남아있는 남왕국으로 북왕국 주민들을 초청해서 민족 화해의 축제를 벌인다. 이들은 때늦은 후회와 기쁨을 동시에 맞보았다.

히스기야왕은 앗시리아의 지배 아래 살고 있는 북왕국 주민들에게 파발을 보냈다. 그리하여 지금은 행할 수 없게 된 북왕국의 유월절 절기를 남왕국 예루살렘으로 내려와서 지키는 것을 제안했다(역대기하 30장). 유월절은 남북 왕국이 공동으로 지키는 절기이므로 이를 복원함으로써 민족공동체 의식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이다. 이는 갈라진 민족의 화합을 위한 것이며, 이들이 한 민족임을 자각하려는 운동이었다. 예루살렘에 내려온 북왕국 유민들은 성대한 유월절 행사를 벌였다. 일주일간 감격적인 축제를 치렀는데,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그들은 다시 일주일을 연장하였다. 이때의 감동을 역대기 기자는 이렇게 전한다.

유다 온 회중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이스라엘에서 온 모든 회중과 이스라엘 땅에서 온 외국인 나그네와 유다에 사는 외국인 나그네가 다 함께 즐거워하였다. 다윗 왕의 아들 솔로몬의 날부터 이제까지 이런 일이 없었으므로, 예루살렘 장안이 온통 기쁨으로 가득 찼다. 레위인 제사장들이 일어나 백성을 축복하니, 그 축복의 말이 하나님께 이르렀고, 그들의 기도가 주님께서 계신 거룩한 곳, 하늘에까지 이르렀다(역대기하 30:25-27).

마치 예수님의 말씀 중에, “제사를 드리려다가 형제와 불화한 것이 생각나거든, 제물을 그 자리에 놓고, 먼저 가서 화해하고 제물을 드리라”라는 말씀이 연상될 정도이다. 오랜 원수지간이었던 남과 북이 비록 늦었지만 한데 얼싸안고 하나임을 확인하는 자리는, 절로 기도가 하늘에 이르고 축복이 땅에 임하는 자리였다.

평화는 비핵화의 종속물이 아니다. 비핵화를 해야만 평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비핵화를 해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폭력에 다름 아니다. 살자고 한 핵무장인데 살 방도를 보장하지 않으면 어떻게 비핵화가 가능한가? 종전선언을 금방 할 것 같이 시작했는데 이젠 “종전선언도 안한다. 다 포기해야 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을 믿고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하는 가? 마치 패전국에 대한 요구와 유사하다. 반면 자신들의 상응 조치는 오로지 북한에 대한 경제발전을 운운하는 립 서비스 정도다.

이제까지 북미간 여러번의 합의가 있었는데 모두 미국이 깼다. 제네바 회담과 2005년 9.19 6자 회담도 타결되었지만 미국이 배신했다. 9.19 때는 회담 타결 바로 다음 날, 미국은 북의 아시아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이는 어제의 합의를 비웃는 조치였다. 북을 위조지폐, 마약 밀거래 등의 혐의로 북의 자금을 묶어 버렸다. 큰 것을 합의해 놓고도 꼬투리를 잡아서 합의를 뒤집는 방법을 계속했다. 미국을 움직이는 실세들은 무기상과 연결된 금융자본인데 이들이 미국의 재무부를 장악하고 6자 회담 합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작동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북은 핵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살자고 한 것인데 살 방도 없이 단지 립서비스로 북에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북이 그에 응할 확률은 없다.

이스라엘의 폭격 때문에 핵개발을 하지 못한 이라크는, 미국의 침공을 당했다. 결국 이라크 통치자였던 후세인은 처형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라크 엘리트계층 사람들이 죽었고 나라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시에도 고급외교관으로 지내던 존 볼턴의 말을 잘 듣고, 핵개발을 포기했던 카다피 대령은 나토의 간섭 때문에 혁명군을 진압하지 못했고,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우크라이나는 구 소련의 연방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1994년에 부다페스트 각서를 체결한다. 부다페스트 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기고 핵확산 금지 조약에 가입하며, 국제 사회는 우크라이나의 현국경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있으면 안보리가 대처한다는 조약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강대국의 국경보장 약속을 믿은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내의 소련시대 핵무기를 양도했다. 그런데 2014년에 부다페스트 각서 당사자인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자신들이 보석으로 여기던 크림반도를 영원히 상실했다. 이것을 잘 본 북한 엘리트 계층이 과연 비핵화를 할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동시적으로 북이 신뢰할 수 있는 평화 조치가 취해지면서 비핵화가 되어야 한다. 비핵화와는 별도로 평화를 진전 시켜야한다. 비핵화는 비핵화대로 평화는 평화대로 가야한다.

북이 리스트를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1990년대 초 북과 미국이 어렵게 합의했으나 북이 신고한 핵물질량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결렬되었다. 1994년 제네바협의는 금창리에 지하에 핵시설이 숨겨져 있다고 해서, 우라늄 농축 의혹이 있다해서 결렬되었다. 그러니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리스트를 주는 것은 결렬시킬 꼬투리를 삼기에 십상이다. 북이 리스트를 내면 자신의 모든 전력을 노출하는 것이요. 미국은 그것으로 얼마든지 판을 뒤집을 명분으로 삼기 좋은 것이다.

미국과의 적대관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북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아마도 북은 핵보유를 당연시하고 굳히는 방식으로 갈 것이다. 핵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지금 수준에서 동결하고 군축에 나서는 것이다. 미국과는 적대 관계가 계속될 수 있지만 국제 사회가 점차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고 북의 핵은 현 수준으로 멈추게 된다.

이라크 후세인,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은 그 두 사람만 무너진게 아니다. 그들과 함께 했던 수많은 엘리트들, 정치 세력이 함께 비참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북은 삼대 세습국가다. 그 세력이 한 번도 교체되지 않은 채 이어왔다. 그들의 정권이 무너진다면 그 충격은 핵폭탄을 능가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권이 무너지면 야당도 하고, 교수도 하고, 사업을 하거나 다양한 채널이 있지만 북에는 그런 퇴출로가 없다. 거대한 권력의 카르텔이 죽기 살기로 정권을 지키는 사투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입장에서 그들이 자기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완전 비핵화를 아무런 보장 없이 약속할 수는 없다. 죽은 자는 부자(富者)가 되지 못한다.(안드레이 란코프, 주권자 전국회의와 다른 백년이 주관한 “하노이 이후 한국의 선택” 심포지엄 자료집, 2019. 4. 4. 프란치스코 회관)

그러기에 지금 북의 입장을 이해하고 막다른 길로 몰이를 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최종에는 한판의 죽기살기 혈전이 있어야 하는데 북은 핵을 가졌다. 지금 미국의 강경론자들은 시국을 잘못 읽고 있으며 상대를 외통수로 몰아 붙여 한꺼번에 빼앗으려고 한다. 그것은 상대가 자살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받을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목표를 낮추고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이 마음 먹고 나올 때 그 최종 수준이 동결이든 완전한 비핵화든 북의 핵을 관리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북이 생각하기에 평화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하게 되고, 세계 기업들이 북으로 진출하며, 각국 대사관이 들어오고, 북이 정상적으로 여러나라와 수교하게 되면 그 때에는 완전한 비핵화도 가능할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이전에 먼저 비핵화하라는 것은 죽으라는 이야기이며 북이 응할 수 없는 조건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의 비핵화에 대한 정확한 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미국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북이 새로운 길로 나갈 경우 한국은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된다. 시시콜콜 미국에 의존해서 허락받는 수준으로는 문제를 풀지 못한다. 북미협상이 무산되더라도 남북 관계가 그의 종속물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중심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북에 요구하거나 둘의 중재자 정도로 물러나 있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한반도 평화의 문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미국에 평화를 위한 조치들을 주문해야 한다. 미국의 제제나 따라가다가는 경제는 물론 아무 것도 못할 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 수구들의 공격을 방어하지 못할 것이다.

남북의 민간 대표들이 북경에서 만났는데 우리측 통일부 관료들이 “북쪽 파트너를 만나서 밥 사지 마라. 그러면 제제위반으로 걸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렇게 미국의 꽁무니나 따라가는 자세로는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우리가 중재자가 아니다. 대북제제는 바로 남쪽을 향한 제제이기도 하다.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정도는 우리끼리 할 수 있도록 길을 내야 한다. 모든 것을 미국에 일일이 허락받아서 움직이는 수준으로는 될 것이 없다. 다시 냉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자신있게 우리가 할 것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 북미 간에 일이 되어가는 것을 구경하고 떡이 떨어질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났다.

남북간의 협력을 마치 미국에 저당잡히는 듯한 모습으로는 항상 우리 운명을 남에게 맡기고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북의 문제는 가장 큰 당사자가 우리이다. 미국의 제제에 따라 모든 것을 진행시키고 한국의 외교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해서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등과 적극적인 우호관계를 가지고 북핵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을 다변화해야 한다.

유엔에서 허용하도록 되어 있는 식량, 조림, 비료, 약품, 인도적 지원 등은 남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북에 대해 했던 5.24조치 등도 기회를 봐서 선제적으로 해제해야 한다. 우리가 맺은 고리부터 풀고 미국도 풀라고 요구해야 하지 않나? 남북간에 논의해야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마저도 한미간 워킹그룹이니 하는 것을 통해 먼저 논의하고 간섭을 받고 있다. 우리는 중재자가 아니다. 당사자이고 북미 양국을 모두 아우르는 인도자가 되어야 한다.

이 제제에 대해 박수치고 강화해야된다고 말한다면 이명박근혜와 다를 것이 없다. 앞서서 핵을 포기했던 세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나를 본다면 북이 지금 볼턴이 요구하는 식의 일괄타결에 응해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순순히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트럼프가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미국내의 네오콘 세력, 자본과 무기상이 결합된 기득권 세력이 미국의회, 관료등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를 미국이 과연 이행할 수 있을지? 그런 면에서 본다면 북미간 합의는 매우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어떤 대통령도 어떤 행정부도 거스를 수 없는 큰 평화의 흐름을 만들어가야 한다. 기존의 낡은 한미동맹은 미국에 줄서서 북과 대치하는 데 유용한 동맹이다. 국면 전환이 이루어져야 남과 북이 대결을 종식하고 협력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한미동맹의 개념을 만들어 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원활하게 할 우리 민족끼리의 힘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우리는 이미 지난 세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전쟁 없는 한반도와 군사적인 긴장 완화와 의미있는 조치들을 담은 '군사합의서'의 채택, 남북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약속했다. 바로 남북간에 합의한 사항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동시에 국제법과도 같은 '제재'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남북간에 진전시킬 수 있는 협력사업을 창의적으로 모색하고 진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남북이 주도하는 화해의 국면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북도 남을 중시하고 서로 협력하는 평화의 국면이 주도하게 만들어야 한다. 북이 그런 일에 협조하지 않으면 역사는 대결의 시대로 갈 수 밖에 없다. 남쪽에는 반통일, 반민족 세력이 득실거린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되면 우리는 또 매년 전쟁위기의 공포를 겪어야 한다. 지금 정부와 남북 협력을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만들어야 하며 가능한 조치들을 찾아서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민간교류를 과감하게 허용하고 자꾸 남북이 교류하고 만나는 뉴스들이 끊이지 않게 해야 한다. 남북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하나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지금처럼 모든 것을 정부가 주도하려고 하면 분위기가 좋을 때는 그 공을 몰아서 받겠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반 통일세력들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게 된다, 정부가 그 부담을 줄이려면 시민사회의 교류의 문을 넓게 열어야 한다.

그리고 한국 내부적으로 북에 대한 악마화, 멸시, 적대적 분위기에서 만들 냈던 신화들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밝히고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되돌리는 운동들을 펼쳐야 한다. ‘북한 바로알기’가 진행되다가 주춤하고 있는데 종교나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안에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야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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