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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림을 기다리는 밤
양준호의 모던시 읽기 4편
2019년 03월 27일 (수) 17:08:37 양준호 shpt3023@daum.net

신내림을 기다리는 밤-詩人·223

바다빙어는 오늘 또 어디가서 노나
바다빙어는 오늘 또 어디가서 노나
개승마꽃들은
거울 속에서 종일 울고 갔다
구관조는
오늘
어디로 외출했나
투구반날개들도
잠시
그늘에 숨어 신의 내림을 기다리는 이 밤
아 달빛이 좋다 그치
아 달빛이 좋다 그치
아무도는
오늘도
제 옆구리의 날개를 확인하고 갔다

작가노트 「신내림을 기다리는 밤」
바다빙어, 오늘 또 어디로 갔나. 개승마꽃 거울 속 종일 울고 갔다. 구관조는 어디로 외출했나. 투구반날개들 신내림을 기다리는 이 밤. 아 달빛이 좋다 그치. 아무도는 기꺼이 제 날개를 확인하고 갔다.

   

무심코를 들쳐업다-詩人·224

봉천역 부근 VIPS 앞 플라타너스엔 인간의 말씀을 해독하는 구관조의 눈짓이 졸고 있었다
자 가실까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치듯
소스라쳐 잠을 깨는 여자화가의 등 뒤로
분홍비는 내리고 내리고
자 가실까요
그날따라 떼지어 몰려든 보구치들은 무심코를 들쳐업고 들쳐업고 가득히들이 사라진 거리를 사열하고 있었다

작가노트 「무심코를 들쳐업다」
봉천역 부근 VIPS 앞, 플라타너스엔 인간의 언어를 해독하는 구관조의 눈짓이 졸고 있었다. 자 가실까요 마른하늘에 날벼락. 잠을 깬 여자화가의 등 뒤 분홍비는 내리고 내리고... 자 가실까요. 떼지어 몰려든 보구치들 무심코를 들쳐업고 가득히들이 사라진 거리를 사열하고 있었다.

자 가실까요-詩人·225

오늘은 어느 포구로 가나
바다에서 전화를 한다는 주둥치들은
이곳 신림사거리에선 볼 수 없다는데
새벽 다섯 시에는 가슴 아파 물탱크의 수많은 눈물을 뽑아 올리는 몸짓
자 가실까요




아직
그 자주달개비 그 무한대 그 소합향蘇合香꽃에게선 소식이 오지 않았다는데
자 가실까요
오늘따라
그 버들박각시의 행장行裝이 너무 슬퍼
스스로 스스로는
삐리리 삐리리 울고서 갔다

작가노트 「자 가실까요」
오늘은 어느 포구의 소식이 오나. 바다의 주둥치들은 신림사거리에선 볼 수 없다는데... 새벽 다섯 시의 물탱크 눈물을 뽑아 올린다. 자 가실까요 흠 흠 흠 흠 그[자주달개비, 무한대, 소합향꽃]에게선 소식이 없다는데... 자 가실까요 오늘따라 그 버들박각시의 행장이 너무 슬퍼 스르르 스르르는 삐리리 삐리리 울고서 갔다.

라단조의 흰나비-詩人·226

어제, 내 조명 장치 허파꽈리 속에서 놀다간 바다비오리에게선 아직도 소식이 없다
바다에 귀 기울이면
내 유년의 창가에선
드디어 몸을 씻는 소리
아 갈까나 말까
아 갈까나 말까
천둥소리를 잡아먹는 새머루한테선 아직 소식이 없다는데
형수님 그곳의 새머루꽃들은
이제 눈물 그쳤는가요
이제
졸리운 새벽 산보에도 이력이 난 시간
오늘
봄 마중 꽃들은 어디서 회의를 하나
그렇지 그래
어제, 내 조명 장치 허파꽈리 속에서 놀다간 바다비오리에게선 아직도 소식이 없다

작가노트 「라단조의 흰나비」
어제, 내 조명 장치 허파꽈리 속에서 놀다간 바다비오리에게선 소식이 없다. 바다에 귀 기울이면 드디어 몸을 씻는 소리. 아 갈까나 말까. 천둥소리를 삼킨 새머루에게선 소식이 없다는데... 형수님 그곳의 새머루꽃들의 눈물은 그쳤나요. 졸리운 새벽 오늘 봄 마중 꽃들은 어디서 회합을 갖나. 그렇지 그래. 어제, 내 조명 장치 허파꽈리 속에서 놀다간 바다비오리에게선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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