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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회복 위한 플라스틱프리 교회
교회, 인류 생명의 길 찾아갈 수 있도록
2019년 02월 02일 (토) 20:34:02 유미호 ecomiho@hanmail.net

하나님은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참 좋은 세상을 인간에게 주셨다. 아침과 저녁, 추위와 더위,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회와 생태 공동체를 허락하셔서 다양한 경험과 함께 생명의 풍부함을 누리게 하셨다. 창세부터 모든 것을 돌보라고 명령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생명감수성을 갖고 인류는 다른 종들과 함께 공존해왔다. 물론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성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편리한 방향으로 세계를 조직했다. 그래도 인류는 지구생태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연의 흐름과 순환에 맞춰 살아왔다.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던 인류가 대량생산과 플라스틱의 발명을 통해 자연과 유리된 문명의 길을 시작했다. 그리고 인간이 이뤄온 편리한 문명의 상징인 플라스틱이 지구를 신음하게 한다. 플라스틱의 범람은 가난한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 근해 어업을 통해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가난한 어부들은 어획고의 현저한 감소를 호소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쓰레기 더미가 무너져서 6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고, 모잠비크의 바푸토에서는 쓰레기더미가 집을 덮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스리랑카에서는 쓰레기더미에 145채의 집이 무너졌다. 희생자들은 모두 안전한 거주지를 선택할 수 없었던 가난한 자들이다. 생태계에서도 플라스틱을 인지하지 못하는 약한 존재들이 희생을 당한다. 플라스틱 빨대와 플라스틱 포크가 코에 박혀 숨쉬기 어려운 바다거북이 발견되고, 붉은발슴새들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서 영양실조로 개체수가 반감되었고, 죽은 고래의 내장에서 7킬로그램의 플라스틱이 나오고, 살아있는 소의 내장에서 20킬로그램의 플라스틱이 발견된다. 인류의 편의를 위해 무한 생산해온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은 인류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중요한 특성이며, 하나님의 요청이다. 인류는 생명을 존중하며, 자신의 종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까지도 그들의 지속가능한 존속을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런 인류의 생명감수성이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의해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플라스틱을 적정수준으로 사용해왔다면 인류는 자신의 발명품으로 생태계에 큰 위협을 주지 않으며 생명감수성이 유지된 문명을 지속해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편리와 편익을 추구하는 인간들은 생산과 소비의 적정수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현재 매해 4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그 중 40%인 1.6톤이 일회용 플라스틱이다. 지금 세계 인구를 76억이라고 하면 1인당 21킬로그램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셈이다. 1회용 비닐봉지 혹은 1회용 컵의 무게를 생각하면 21 킬로그램은 굉장한 양이다. 지금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총중량에서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더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생명이 충만한 세계가 무분별한 플라스틱 소비 때문에 쓰레기로 가득한 세계로 바뀌기 일보 직전이다.

플라스틱 때문에 생태계가 존재의 위협을 당하는 처참한 현실은 우리의 무감해진 생명감수성을 환기시키며 문명의 방향을 전환하라는 긴급한 요청이다. 인간이 저지른 일 때문에 창조 세계 전체가 신음을 한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인간들이 고통을 당한다. 플라스틱 때문에 바다거북이 고통을 호소하고, 새들이 소리도 높이지 못한 채 죽어가며, 고래가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하고, 인간도 미세플라스틱의 악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볍고, 무해해보이고, 하찮아 보이는 플라스틱으로 인간의 생명뿐만 아니라, 지구적 차원의 생태계가 고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신음을 외면한다면, 인류는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느냐? 네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는다”고 했던,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던지셨던 당혹스런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종말론적 상황에 직면하기 전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다양한 생명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생명감수성의 회복에 공감하더라도 일회용 플라스틱이 없는 사회가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이 너무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사회를 상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해양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의 통계는 생태계 오염이 인간의 사소한 행동에 의해 발생하고, 그 해결책도 인간의 작은 노력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회용 플라스틱이 미국의 해양을 얼마나 오염시키는지에 대한 통계를 보여주는 B.A.N.(Better Alternative Now) LIST 2.0에 의하면, 해양오염에 가장 많이 영향을 끼치는 플라스틱은 1회용 음식 용기와 음료 용기이다. 버려진 플라스틱 중 사탕과 과자 등의 포장 용도로 사용되는 1회용 플라스틱이 18.6%, 병뚜껑이 16.7%, 음료용기가 12%, 플라스틱 봉지가 9.4%, 빨대가 7.5%를 차지한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전체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64%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 통계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플라스틱으로 지구를 오염시키는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얼마나 쉽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도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의 작은 행동이 중요하다. 1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 가난한 이들과 무방비 상태인 동물들을 죽음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의 환경에 제공할 수 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에서 벌이고 있는 ‘1회용 플라스틱’없는 교회는 기독교인들이 함께 동참해야 할 운동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1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머그잔과 텀블러를 쓰고, 빨대와 미니스푼의 사용을 자제하며, 종이 빨대와 종이 접시를 사용해서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운동이다. 여기에 전농교회, 새생명감리교회, 평택기쁜교회 등 여러 교회들이 플라스틱프리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더 적극적이고 긴급한 참여가 절실하다.

노아가 홍수를 대비했다면, 지금 우리 크리스천들은 플라스틱의 범람을 대비할 아니 해결할 시기이다.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노아는 방주를 준비했지만, 우리는 인류가 급속도로 낭비하고 버려온 플라스틱의 범람이 인류를 휩쓸기 전에 그 근원부터 차단해야 한다. 다른 대비책이 아니라 플라스틱의 사용 자체를 금지할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을 만큼 절박한 현실이다. 인류와 모든 동물들에게 생명의 길을 제시했던 노아처럼 우리 크리스천들과 교회는 인류가 생명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플라스틱프리 사회를 만드는 거점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새가정 2019년 2월호에 기재된 글입니다) 

- 글쓴이 곽호철 교수는 연세대 교수로 교육연구소살림의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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