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논평 환경/기술 지역/농업 전통/문화 미디어/사람 정보/게시판
  편집: 2019.3.20 수 16:42
> 뉴스 > 시사/논평 > 칼럼 | 종교영성
     
작은 배 한 척
진밭교 평화기도회(19. 1. 24)
2019년 01월 24일 (목) 11:54:44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진밭교 평화기도회(19. 1. 24)
마가 3:7-12 “작은 배 한 척”

기독교교리를 떠나서 순전히 내 관점에서 예수께 바치는 고백이 있다. 예수는 한 번도 민중을 배신하지 않았다. 이 점에서 예수는 메시아가 되기에 충분하다. 땅 위를 거쳐 간 모든 권력자와 정치인을 떠올려보라. 그들이 말로는 지지자들에게 장밋빛 세상을 선사할 것처럼 말하지만, 어떤 권력자나 정치인도 민중과의 신의를 지키기보다는 자기의 욕망을 따른다.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다. 자기 말을 믿는 지지자를 보고 그 말을 한 정치인이 더 놀랬다는. 실제 그렇다. 그러나 예수는 한 번도 민중을 배반하지 않았다. 말로 호리지 않았다. 자기의 욕망이나 야망을 위해 누구도 팔지 않았다. 그냥 당신이 십자가를 지고 죽었다. 심지어 자기를 판 사람도 용서했다. 당신의 죽음으로 민중 편임을 증거했다. 이처럼 민중을 대하는 태도에서 예수와 권력자는 근본적으로 갈린다.

   

오늘 복음말씀을 보면, 수많은 사람이 갈릴리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전역에서 예수의 소문을 듣고 몰려온다. 예수가 권력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무리들 속에 파묻혀서 그들의 연호에 도취돼서 공중에 붕붕 뜨는 기분을 만끽했을 것이다. 이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담아서 어떤 정치적 이득을 꾀할까 하는 계산이 팽팽 돌아갔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본문을 보니, 작은 배 한 척을 마련해서 그들과 거리를 두었다. 이유는 사람들이 자기에게 밀려드는 혼잡을 피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사람의 자아 속에 깊이 숨은 욕망 중에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권력자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저마다의 모양으로 인정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생에 매진한다. 그런데 예수는 그런 본성을 피한다. 인정욕망과 거리를 둔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기의 내면이 어떤지를 아는 사람은 예수의 행동이 평범을 넘은 것을 알 것이다.

예수의 비상함은 악한 귀신들에 대한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악한 귀신들은 예수를 보기만 해도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외쳤다. 그런데 예수는 나를 드러내지 말라고 악한 귀신들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 고단수 정치인은 자기가 직접 말하지 않는다. 측근이 말하거나 지지자들이 나팔 불거나 매체가 알아서 자기 뜻을 다 전하도록 한다. 자기가 드러나는 것을 은근히 즐기면서 또 나중에 오리발 내밀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는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이런 게 정치인의 처세술이다. 그런데 자기를 드러내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하다니! 이런 점에서 예수는 참 사람이다.

그렇다고 예수가 고고하게 민중과 거리만 두는 건 아니다. 욕망을 즐기려고 민중 속에 파묻히지도 않았지만, 민중이 몰려오는 게 싫다고 그들을 등지고 떠나지도 않았다. 그냥 작은 배 한 척으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할 뿐이다. 말하자면 ‘불가근 불가원’이다.

적당한 간격이 주는 유익이 무엇일까? 예수는 민중의 등쌀에서 벗어나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민중은 스스로 성찰하는 기회를 얻었다. 자기들이 보내는 환호를 즐기지 않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예수를 보면서, 자기를 돌아보게 되었다. 무엇과 동일시하지 않고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복된 사람이다.

사드철회투쟁 현장에서 이 나라 상황을 보노라면 민중의 성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더욱 실감한다. 어제 김천집회에서 용산참사 영상을 봤는데,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가 국회의원이 돼서 계속 망발을 하는 것을 봤다. 그런 자를 국회의원으로 뽑는 경주사람들이 참 원망스럽다. 자한당이나 박근혜에 대한 지나친 동일시가 가져다 준 폐단이다.

자한당 지지자나, 문정권 지지자나, 자기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매사를 판단한다. 정의, 진실, 옳고 그름보다 자신의 정치적 노선이 더 중요하다. ‘박근혜 사드는 나쁜 사드, 문재인 사드는 좋은 사드’가 대표적이다. 청와대 수석을 국회상임위 출석시킨 덕에 산업안전보건법개정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니 김용균 어머니는 문재인에게 감사하라는 말도 봤다.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에는 “문재인이 사드 빼겠나”, “사드철회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말도 들었다. 왜 이런 말을 할까? 모두 멀찌감치 떨어져서 사드에 대해 관념으로 하는 말이다. 한미굴종관계에서 체념적으로 하는 소리거나, 결정의 주체를 남에게 돌리는 판단이다. 주체적으로 판단하느냐 여부는 참 세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실로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의 신념과 헌신으로 사드철회투쟁을 수행하자. 우리의 주체적 의지로 소성리와 한반도 평화를 열어가자. 하느님이 함께 한다. 아멘

백창욱의 다른기사 보기  
ⓒ 새마갈노(http://www.eswn.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간이라는 단어
결정적 주체는 누구인가
비밀 창고
지구를 구하는 사순절 탄소금식
미세먼지 대책과 기후변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핵 없는 세상, 우리의 내일
그 세 사람을 휩쌌다
책, 우린 너무 몰랐다
만신 김금화
내가 이 분을 인식한 것은 몇일 전 한겨레신문에서, “마지막 ...
책, 우린 너무 몰랐다
인생이라는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는...
한국교회 지붕 햇빛발전소 설치를 ...
9월 3일(월) 오후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교...
신재생에너지로 90% 전력공급 가...
독자 설계 잠수함 건조
헬조선을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생태치유농장과 숲 이야기’모임이 지난 14일 창천교회 엘피스...
포천 평화나무농장 생명역동농업 산...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384-19, 성도빌딩 5층 | 전화 : 02-747-3191 | 편집인 010-8413-1415 | 제호 : 새마갈노
등록번호 : 서울 아03061 | 등록일 2014.03.24 | 발행인 : 양재성 | 편집인 : 류기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류기석
Copyright 2009 새마갈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sw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