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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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의 십자가
  • 김홍한
  • 승인 2019.01.09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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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는 세상을 태우는 불이다

입을 닫고자 하여 닫을 수 있다면 그것이 어찌 예언이랴?
어쩔 수 없이 하기에 예언이고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기에 하는 것이 예언이다.
속에서 불이 되어 타오르니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으랴?

예언자가 하는 말,
그 말은 그의 말이 아니다.
그의 말이 아니기에 그가 책임질 수 없다.

그에게 책임을 묻지 마라.
그냥 미친 자 취급해라.
그것이 그의 운명이다.

아! 예언이라는 것,
성취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비록 성취된다 하더라도
저 좋아서 한 말이라면 그것은 예언이 아니다.
비록 성취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로부터 받은 말이라면 그것이 예언이다.

때로는 꼭 다문 입이 예언이다.
때로는 한 없이 흐르는 눈물이 예언이다.
때로는 치솟는 분노가 예언이다.

남도 그의 예언을 믿지 않지만
그도 그의 예언을 믿고 싶지 않다.

예언은 항상 비참한 것,
예언은 항상 불행을 말하기 때문이지.
때로는 희망도 말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부도난 수표조각이요 부러진 칼이다.

예언자여!
그대는 저주 받은자,
자신의 태어남을 저주해라.
너를 낳아준 어미를 저주해라.
너의 아비와 너의 어미의 하룻밤을 저주해라.
너의 입에 말을 담아준 분을 원망해라.

예언이 이리도 처절한데,
입에 꿀을 바른 자들아
너희도 예언자임을 자처한다지?
그 꿀에 독을 발랐다지?

세상은 무심한 것, 무심하기에 예언도 필요 없다.
예언은 세상을 향한 것이 아니다.
예언은 예언자 자신을 향한 것,
자신을 향하였기에 독백이다.



예언자의 십자가를 어떻게 표현할까?
예언자는 세상을 태우는 불이다. 세상을 태우려면 먼저 자신이 타야 한다.
다 타고 뼈대만 남았다.
그래서 이렇게 표현했다.
더 좋은 표현을 찾지 못한 안타까움도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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