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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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름지기
  • 김홍한
  • 승인 2018.10.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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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우리에게 모습(꼴)을 주었다

사람은 모름지기

사람은 모름지기 爽快(상쾌)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상쾌란 버리는 쾌감이다. 밥 잔뜩 먹고 상쾌하다고 하지 않는다. 좋은 옷 입고 상쾌하다고 하지 않는다. 높은 지위에서 권세 부리면서 상쾌하다고 하지 않는다. 부둥한 배를 똥 한판재기 팍 싸고서 상쾌하다고 한다. 봄이 되어 두툼한 옷을 훌훌 벗고는 상쾌하다고 한다. 높은 지위에서 전전긍긍하다가 낙향하면서 상쾌하다고 한다.

滿足(만족)의 쾌감도 그렇다. 만족이란 목구멍까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발을 채우는 것이 만족이다. 무릎도 아니고 허리도 아니라 발이다. 목구멍까지 채우려 하다가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져도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

만족은 내 맘대로 되지 않지만 상쾌는 가능하다. 상쾌의 삶을 살려면 버려야 한다. 책장을 비운다. 그릇장을 비운다. 옷장을 비운다. 장식장을 비운다. 벽을 비운다. 이렇게 줄이고 줄이면 집도 줄일 수 있다. 자동차도 없앨 수 있으면 좋겠다. 취미생활도 중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소유를 단순하게 하고 삶을 단순하게 하면 공간의 여유와 함께 시간의 여유가 생기고 생각의 여유가 생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유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본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사람을 본다. 아내를 본다. 무엇보다도 나를 본다.

하늘은 우리에게 모습(꼴)을 주었다

하늘은 우리에게 모습(꼴)을 주었다. 우리에게 삶을 주어 수고롭게 하시고 늙음을 주어 물러나게 하시며 죽음을 주어 편히 쉬게 하신다.

진시황 치하에서 재상을 지낸 李斯(이사), 법가 사상가로 진나라의 중국통일에 큰 공을 세운이었으나 그는 높은 지위에 연연하여 동문수학한 한비자를 죽게 했다. 그리고 자신은 지록위마의 고사로 유명한 환관 조고에 의하여 비참하게 죽었다. 그가 그 다운 말을 했다.

“가장 큰 부끄러움은 낮은 자리, 가장 큰 슬픔은 경제적 궁핍이다.”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권세와 부를 추구하고 물러설 줄 몰랐던 그의 최후는 너무나 비참했다. 현실에 집착하면 영원을 잃고 내세에 집착하면 현실이 부실해 진다. 그는 현실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현실까지도 부실해 졌다.

지위에서 물러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에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한다. 생명이 있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서 가는 존재다. 그것이 자연이다. 자연현상이기에 당연한 것이다. 죽음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죽음은 순종함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이 나쁜 것이라야 피하지
죽음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닌데 왜 피하나?
하나님께 가는 중요한 관문인데 왜 피하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사람들은 “그는 행복한 삶을 살고 죽었다”고 평가 할 수 있을 것이다.

列子(열자)는 말했다.

살아야 할 때 사는 것은 하늘의 복이다. (可以生而生 天福也)
죽어야 할 때 죽는 것도 하늘의 복이다. (可以死而死 天福也)
살아야 할 때 살지 못함은 천벌이다. (可以生而不生 天罰也)
역시 죽어야 할 때 죽지 못함도 천벌이다. (可以死而不死 天罰也)
-<장자> 천도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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