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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중
아버지 마중을 통해 아버지 새롭게 만나
2018년 09월 03일 (월) 12:28:49 양재성 hfmc1004@hanmail.net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다니는 교회에서 중등부 임원을 맡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 집회가 있었고 집회를 마치만 임원회의가 있었다. 시골교회이지만 100여명의 중등부 학생들이 교회에 나왔다. 아마도 동네에 사는 모든 중학생들이 교회를 다녔다. 우리 집은 교회가 있는 동네와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었다. 작은 고개와 숲 길, 들길을 걸어 교회가 있었다. 여우고개가 있었고 묘소도 몇 개 있었다. 그 숲길을 혼자서 걷는 것은 여긴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당시엔 귀신 이야기, 여우이야기, 도깨비불 이야기 등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많이 듣던 터라 신앙심만으로 그 무서움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우리 동네에선 내가 혼자서 임원을 맡고 있었으니 혼자서 그 밤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교회를 나서서 혼자 걸으면서 소리 내어 찬송가를 부르며 걷는다. 내 신심은 그 때 많이 세워졌다. 그래도 무서운 건 여전했다. 무슨 이유인지 어린 시절 겁이 많았다. 숲길을 걸어 언덕을 오르는데 언덕위에 시커먼 그림자가 하나 서 있다. 갑자기 무서움과 두려움이 겹쳐왔다. 더 크게 찬송가를 부르며 언덕을 오를 때였다.

“재성이냐?”

아버지 목소리였다. 시커먼 그림자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금방 상존한 두려움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왔다. 아들이 무서울까봐 마중을 나온 것이다. 늘 아들이 아버지 마중을 나갔다. 5일에 한 번 찾아오는 장날은 아버지에겐 농산물을 팔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친구도 만나 술도 한 잔 할 수 있는 날이다. 주로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가셨다. 술을 한 잔 하시면 자전거를 타고 오지 못하고 끌고 오신다. 아버지 마중을 나가지 않으면 불벼락이 떨어진다. 마중을 나가면 기분이 좋아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신다. 그런데 이번엔 아버지가 아들 마중을 나온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마중을 통해 아버지를 새롭게 만났다.

그 이후에도 아버지의 마중은 몇 번 지속되었다. 그리고 아들은 무서움을 넘어서고 있었다. 아버지의 마중은 아들이 마음에 담대함을 심어주고 있었다. 가끔 무서울 때마다 아버지의 마중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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