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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회초리
아버지 아들의 자존감 존중해 주다
2018년 08월 29일 (수) 14:21:26 양재성 hfmc1004@hanmail.net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에 있었던 일이다. 동네아이들이 집동가리 밑에 모였다. 아랫집 친구와 형이 담배 한 갑을 가져와 동네 아이들에게 풀고 피워보길 권했다. 호기심이 많던 시절이니 너도나도 받아 하나씩 물고 피우려고 불을 붙이는 순간, 길 저편에서 친구의 아버지가 소리친다. 그 호명 중에 아들의 이름도 들어있었다.

   
▲ 글쓴이 양재성님은 가재울녹색교회 목회자

줄행랑을 쳤지만 소용없는 일, 이 사실은 아버지에게 금방 전달되었고 집에 들어가면 혼날 것이 뻔했다. 해는 지고 금방 어둠이 깔렸다. 날이 추우니 안 들어갈 순 없고 최대한 버티다 들어서니 아버지가 부르신다. 방에 들어서니, 목침이 놓여 있고, 십 수 개의 회초리가 놓여 있다. 아버지는 당장 목침위에 올라서라고 소리치셨고 난 종아리를 걷고 목침 위에 올라섰다. 아버지의 회초리는 종아리를 힘차게 내리쳤다.

얼마 가지 않아 회초리 몇 개가 부러졌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 종아리에선 피가 나기 시작했다. 당황한 건 아버지였다. 아버진 잘 못했다며 용서해달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때릴 작정이었다. 하지만 아들은 무슨 고집인지 잘 못했다는 말을 끝내 하지 않았다. 아랫목에서 뜨개질을 하시던 어머니는 제발 잘 못했다고 한 마디만 하라고 야단이셨다. 하지만 아들의 입에서 끝내 잘 못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아들의 피나는 종아리를 계속 때릴 수 없었던지 사용하지 않은 회초리를 들고선 다 부러뜨리시곤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셨다.

   

그 때서야 아들은 눈물이 나왔다. 종아리가 아려왔다. 피나는 종아리를 닦아내시던 어머니는 눈물이 범벅이 되셨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맞은 그 때의 회초리를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무슨 연고인지 아버지는 그 이후로 아들에게 한 번도 회초리를 들지 않았다.

아들은 서툴게 자존감을 드러냈고 아버지는 아들의 자존감을 존중해 주었다. 그 자존감은 오늘날 아들의 삶의 한 뿌리를 만들었다. 사건이 된 것만 기억된다. 아버지 귀천 후 사건이 된 아버지와 관계를 기억해본다.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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